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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 시사교양

나중을 걱정말라던 대통령, '마스크 대란' 그 후는 어떻게 됐나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1. 4. 2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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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에 대비하는 전략물자로 비축할 그런 계획이니까 나중을 걱정하지 마시고 충분히 생산량을 늘려달라." (문재인 대통령)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초유의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나서 생산을 독려했다. 전략물자로 비축할 계획이므로 나중을 걱정하지 말고 생산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었다. 대통령의 '시그널'은 사람들에게 마스크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줬다. 그러자 너도나도 마스크 산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년 뒤 상황은 급변했다.

24일 방송된 SBS <뉴스토리> '우후죽순 마스크 공장, 그 후..' 편은 코로나 특수를 기대하며 마스크 산업에 뛰어든 사람들의 현재를 짚어봤다. 과연 마스크 업체들은 기대했던 것만큼 큰 수익을 올렸을까. 또, 마스크 관련 투자에 나선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관련 업계 사람들은 마스크 산업만큼 '지저분한' 곳은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뉴스토리> 제작진은 마스크 관련 투자를 했다가 사기를 당한 피해자를 만났다. 박 씨는 지인으로부터 마스크 공장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미 대량의 마스크 주문 계약을 따낸 상황으로 공장을 짓고 기계를 돌려 마스크만 생산하기만 하면 투자금을 금세 회수할 수 있다는 A대표의 말을 믿었던 것이다. 친구는 1억, 박 씨는 7천 만 원을 투자했다. 상당한 거액이었다.


물론 투자 전에 관련 서류를 꼼꼼히 확인했다. 공장 매매 계약서, 위탁운영 계약서는 문제가 없었다. 공장도 직접 가서 확인했다. 기계 2대가 돌아가 마스크 생산이 되고 있었다. A대표는 나머지 기계들이 들어오면 한두 달 안에 투자 금액을 회수할 거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그러나 박 씨는 한푼도 받지 못했다. 돈을 일부라도 달라고 요구했으나 돌아온 건 연락두절었다.

어찌된 일일까. <뉴스토리> 제작진은 박 씨와 함께 공장을 찾아갔다. 하지만 공장 문은 잠겨 있었다.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는 걸 봐서 꽤 오래 방치된 듯했다. 옥상에는 각종 쓰레기와 함께 마스트에 쓰이는 부직포 등이 버려져 있었다. 공장이 가동되긴 한 걸까. 아니면 보여주는 시늉만 했던 걸까. 박씨가 경찰에 고소하자 인천에 있는 공장을 계약했다는 연락이 왔지만 그 또한 거짓이었다.


다른 유형의 피해도 있다. 유 씨는 지난해 5월 자동차 공업사를 접고 마스크 생산 산업에 뛰어들었다. 1억 7천만 원짜리 마스크 기계를 구입하면 원부자재 등을 대주겠다는 조건이었다. 부푼 꿈을 안고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지금은 4, 5억의 피해만 떠안았다. 초기에는 계약대로 장당 150원 씩 받을 수 있었지만, 그 후에는 물건이 팔리지 않았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계는 반년 넘게 멈춰 있고, 기계 리스비는 매달 2,600만 원씩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유 씨와 같은 피해자가 한 둘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마스크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생산도 급속히 늘어가는 와중에 정부는 공적 마스크 제도를 폐지(7월 12일)했다. 그러자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마스크 시장이 급변기를 맞았다. 아산의 한 창고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마스크가 쌓여 있다.

2020년 1월 137개였던 마스크 제조업체는 2021년 3월 1470개로 10배 넘게 폭증했다. 그런데 KF94 마스크 가격은 4,525원(2020년 3월)에서 586원(2021년 3월)으로 떨어졌다. 경쟁은 심해졌는데 가격은 떨어졌다. 마스크 업계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들은 정부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공적 마스크 제도를 도입하면서 생산을 촉구한 게 문제의 시발점이라는 것이다.

공적 마스크 제도를 폐지하면서 위기를 맞았을 때 해외 수출까지 묶어놓는 바람에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탄했다. 뒤늦은 10월 수출이 풀렸지만, 그때는 이미 중국 제품들이 시장을 다 점령한 상황이라 비비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되니 기존의 마스크 업체도 버티기가 힘들어졌고, 일확천금을 꿈꾼 신규 업체들은 아예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다.


물론 업체간 출혈 경쟁으로 마스크 가격이 낮아지는 건 소비자에게 좋을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령, 양심을 저버린 업체들이 가짜 제품을 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중국산 마스크를 국산 마스크로 포장만 바꿔 유통한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절벽 끝으로 내몰린 마스크 업계에 마냥 양심적 운영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모든 국민이 손쉽게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게 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업체 간의 과잉, 출혈 경쟁으로 줄도산이 우려되고 이를 악용한 각종 사기까지 판티는 상황이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또, 해외 판로 개척을 통해 살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허가 기준을 강화해 업계의 자정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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