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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노희경이 돌아왔다 (feat. 차승원, 이정은, 이병헌, 한지민, 신민아, 김우빈)

너의길을가라 2022. 4. 1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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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첫 회 시청률은 7.3%(닐슨코리아 기준)으로 집계됐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챙겨 보게 됐다.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 김혜자, 고두심 등 출연 배우들의 이름도 '챙겨 봄'의 이유였지만, 무엇보다 극본을 쓴 작가의 이름이 결정적이었다. 바로 KBS2 <꽃보다 아름다워>, <그들이 사는 세상>, SBS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tvN <디어 마이 프렌즈>를 집필한 '노희경'이다.

노희경의 드라마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노희경의 드라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삶을 직시하면서도 희망을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쓴 드라마 속 인물들은 상처를 입었음에도 그 안에 매몰되지 않고, 다시금 앞으로 걸어 나간다. 고개 숙이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한다. 우리는 공감하고, 위로받는다. 결국 노희경의 드라마에는 '사람'이 가득하다.

방치돼 있던 '나'라는 존재가 흠뻑 적셔지는 경험을 해본 이들이라면 노희경의 드라마를 눈이 빠져라 기다리게 마련이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옴니버스 드라마, tvN <우리들의 블루스>가 9일 첫 방송됐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옴니버스'이다.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몇 개의 독립된 짧은 이야기를 주제나 인물로 연관성을 가지도록 하여 한 편의 작품으로 만드는 형식'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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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에는 14명의 인물들이 이웃, 친구, 가족으로 얽혀 있는데, 모두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왜 이런 시도를 하게 된 걸까. 7일, 노희경은 제작발표회에서 "옴니버스는 10여년 전부터 드라마 속에 표현하고 싶었다. 남녀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지겹더라. 우리 삶은 다 각자가 주인공인데 왜 두 사람만 따라가야 하는지 지겨웠고, 그 고민 속에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옴니버스 형식을 채택하다보니 회차에 따라 배우들의 출연 비중도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1회(한수와 은희)에서는 서울에서 고향 제주로 전근을 온 SS은행 지점장 한수(차승원)과 학창시절 한수를 좋아했던 은희(이정은)의 이야기가 주로 담겼다. 한수는 딸의 골프 유학비를 대느라 집도 팔고, 퇴직금도 중간 정산했다. 그래도 부족해서 여기저기 돈을 빌려야 하는 처지이다.


제주에서 생선가게 사장으로 성공한 은희의 성공은 그가 억척스럽게 살아온 결과이다. 연매출 23억에 상가 5개, 카페 건물까지 갖고 있지만, 은희는 삶은 비린내로 가득하고 고되기만 하다. 한수와 은희는 20년 만에 재회했고, 퍽퍽한 삶 속에서 두 사람은 학창시절의 풋풋했던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는다. 과연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한편, 섬을 돌아다니며 온갖 물건을 판매하는 트럭만물상 이동석(이병헌)은 잠깐 얼굴을 비췄고, '헤프다'는 소리를 듣는 싹싹한 해녀 이영옥(한지민)은 잠깐 등장했다. 그런 영옥을 좋아하는 선장 박정준(김우빈)도 짧게 모습을 드러냈다. 영옥과 정준은 은희와 지인 관계였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신민아, 엄정화, 김혜자)은 또 어떤 관계로 얽혀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경험은 상처가 되는 게 아니라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발판이 되는 것이기에 이 드라마를 쓰면서 아프기보다 즐거웠다.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노희경)


이처럼 '옴니버스'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담기다보니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이 장점이다. 마치 여러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재미를 준다. 이병헌은 "어떤 회차에서는 내가 주인공이고 또 어떤 회차에서는 자밋 스쳐 지나가는 역할이라는 사실이 참 재밌었다. 덕분에 인물들이 세상 어딘가에 정말 살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이고, 삶이다. 노희경의 말마따나 "상처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슬픔이 아닌 희망에 더 주목하는 축제 같은 작품"이다. 단 첫 회만으로도 확신이 들었다. 이 드라마가 내 인생의 (또 하나의) 최애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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