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세대 간의 '네 탓하기', 이 악순환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너의길을가라 2014. 3. 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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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을 하는 것은 쉽다. 또, 그만큼 치명적인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싸우다 보면 그 격렬함에 스스로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격류에 휘말리면 눈 앞의 상대만 보이게 된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물어뜯을 수 있을지만 궁리하게 된다. '부감적 사고'를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보면 얼마나 우습겠는가? '책임 공방'이랍시고, '내탓네탓'하며 싸우는 꼴이라니.. '영악한 관리자'라면 이 상황을 아주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약간의 조율을 통해 이 싸움을 영구히 몰고갈 수도 있을 것이다. '쟤가 이러던데?' 라며 부추기면서 말이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이 논쟁(이라고 하기도 싫은)은 한 기성 세대가 청년 세대를 향해 '쓴소리'를 가장한 '비아냥'을 보내면서부터 시작됐다. 아니, 이 논쟁이 그 한 사람 때문에 벌어진 것은 아니다. 세대 간의 반목과 갈등은 이전부터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논쟁조차도 '구조적 문제'에 놓여 있는 셈이다.

 

20대 젊은이들에게 쓴소리 좀 하겠습니다

20대는 기성세대를 욕할 자격이 없습니다

 

기성 세대인 그는 첫 글에서는 '쓴소리'를 가장하는 꼼수를 부렸지만, 다음 글에서는 자신의 악감정을 숨기지도 못했다. 본래 '쓴소리'란 애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쓴소리'를 하는 까닭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그 쓴소리가 옳고 그름, 시기적절함을 떠나서 우리는 그 마음만큼은 이해한다. 그런데 위의 글을 쓴 사람은 그런 게 없다. 그저 '탓'이다. 청년 세대에게 모든 잘못을 떠넘기고 있다. 당연히 청년 세대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세대의 어려움'을 토로하기 시작한다. 따지고 보면, 어렵지 않았던 세대가 어디 있을까? 게다가 대한민국은 격동의 현대사를 보내지 않았던가? 다들 어렵게 살았다. 보릿고개를 견뎠고, 군부독재를 이겨냈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IMF도 극복했다. 그리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경쟁 사회가 놓여졌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힘들고 어렵다. 아프고 외롭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이런 상황에서 어느 세대가 더 힘들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우리 세대에 비하면 너희 세대는 아무 것도 아니야'라고 질타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 외에 어떤 효용이 있을까? 정말 답답하다. 왜 이래야 하는가?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드는가?

 

필자는 한 기성 세대의 사랑이 전제되어 있지 않은 '비아냥'에 대해 거칠게 반박을 했다. 그의 정치적 성향을 약간 고려해서 투표의 질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렇다고 그것이 모든 기성세대에 대한 비난은 아니다. 분명 지금의 대한민국은 기성 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 맞다. 그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겠는가? 군부독재의 암흑의 시대를 견뎌내고 이겨왔던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운 일 아닌가? 대한민국을 13위의 경제 대국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지금의 기성 세대들의 힘이 아니었겠는가?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다만, 그런 과정에서 생략되어서는 안 될 것들이 너무도 많이 생략됐다. 성공이라는 미명 하에 '행복'이 사라졌다. 죽을 힘을 다해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얻어낸 성공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나? 잠도 줄이고, 먹는 것도 줄이고, 가족과의 대화도 줄이고 얻어낸 성공의 끝에 남는 것이 허무라는 것은 익히 경험하지 않았던가?

 

죽도록 노력하지 않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세상 아닐까? 조금 더 자더라도, 조금 넉넉히 생활하더라도, 사는 데 걱정 없는 세상!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유가 보장된 세상! 누군가가 생활고 때문에 삶을 비관해 자살하는 비극이 없는 세상 말이다.

 

앞의 글에서 잠깐 했던 '노예선'이야기처럼, 왼편에서 노를 젓는 노예들이 오른편의 노예들에게 '왜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냐'고 타박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지 않도록 하자. 우리들은 왜 밥 먹고 노 젓고 밥 먹고 노 젓는 삶을 살아야만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자. 배의 상층부에서 고기와 와인을 먹고 마시며,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구조 자체를 유지시키는 힘은 도대체 무엇인지, 혹시 그것이 우리끼리의 '탓' 때문은 아닌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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