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사내 보육시설의 나비효과! 직원 복지는 손해일까, 이득일까?

너의길을가라 2014. 5. 2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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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복지를 늘리는 것은 기업에 손해가 될까, 아니면 이득이 될까?'


만약 회사 내에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하자고 하면, 기업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다수의 기업들은 기겁을 하며 손사래를 치지 않을까? 당장 보육시설을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하기 시작할 것이다.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에서 교사를 채용하는 문제, 각종 유지비 등을 계산하며 '안돼!'를 외쳐댈 것이다. 과연 그럴까? 회사 내에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하면 기업은 손해를 보는 것일까? 그러한 편견과 선입견을 날려 버릴 수 있는 좋은 사례들은 생각보다 많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아이를 낳으면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는데 회사에서 아이를 돌봐주니 그만둘 이유가 없어졌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니 믿음도 가고, 동료 직원들도 배려해 주는 편이다."


"아이도, 엄마도 한 건물 안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어버이날이나 명절처럼 특별한 날이면 아이들이 직접 사무실로 올라와 작은 이벤트를 하기도 해요. 사실 큰애 때는 그게 큰 장점인 줄 몰랐는데 이번에 일반 유치원으로 옮기면서 사내 보육시설이 얼마나 좋은지 깨달았어요."


SK C & C의 사내 보육시설인 '늘 푸른 어린이집에서는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임직원들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2005년부터 설치된 사내 어린이집의 보육 기간은 최대 2년(올해부터 4년에서 줄었다)이고, 현재 정원은 76명이라고 한다. 포스코에도 사내 보육시설이 있다. 포스코는 2006년부터 포항과 광양, 그리고 서울 대치동 본사에 보육 시설을 설치했고, 현재 대치동 포스코센터 어린이집에는 임직원 자녀 98명이 다니고 있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아모레퍼시픽은 자율 출퇴근 제도인 ABC 위팅타임을 통해 직원들이 자신의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장기근속 근무자 특별 휴가, 자녀 입학 · 졸업일 휴가 등의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여기에 12시간 동안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 어린이집'을 운영해서 여성 직원들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걱정과 불안을 떨쳐버린 여성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이 높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광주의 자동차시트 제조업체인 더프라이드에도 사내 보육시설이 있다. 또, 2014년부터는 여성의 장기근속 유지금으로 1억 8,0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보니 여성들들의 재고용률이 높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력이 있는 여성을 채용함으로써 교육비를 절감하고, 재고용된 직원들은 그만큼 직장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이 올라가서 노동생산성을 오히려 크게 증가한다. 


출산과 육아 문제는 결국 여성들의 경력 단절과 직결된다. 이것이 왜 문제일까? 우선, 여성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손해인 동시에 가정의 경제적인 부분에도 손실을 가져 온다. 또, 기업의 입장에서는 숙련노동자를 잃게 되는 일이고, 이는 결국 노동생산성의 악화를 가져 온다. 



대표적인 여성친화 기업이었던 유한킴벌리는 이제 가족친화경영을 실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동안 남성에게 기울어진 기업 문화를 바로 잡기 위해서 여성의 출산과 육아 지원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대폭적인 지원을 했다면, 이제는 그런 차원을 뛰어 넘어서 남녀 직원 모두가 편안한 환경과 근무 조건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차출퇴근제도, 재택근무제도, 스마트워크 센터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런 제도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직장 내의 분위기나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탁상공론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유한킴벌리에서 이제 이러한 제도들은 문화적으로 완전히 정착이 되어 있다.  



한편, 직장 내의 복지를 확충하는 것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인 저출산 문제에 대한 톨파구가 되기도 한다. 문국현 전 대표 시절부터 유한킴벌리는 "일자리와 직장 내 복지가 저출산 저성장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고 지속적으로 외쳐왔다. 


저출산 문제는 전세계적인 추세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 국가 별로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였던 프랑스는 출산과 관련한 장기 휴직 등 여성들이 마음 편히 근무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마련하는 것에서부터 저출산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러한 노력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함께 보조를 맞췄다. 프랑스 정부는 가족수당, 유야휴직수당, 보육서비스 등의 각종 수당들을 지원했고, 그 결과 지난 2012년 프랑스의 출산율은 2.01명을 기록했다. 


유한킴벌리의 경우에도 지난 2007년부터 임산부 간담회 등 임신과 출산을 회사 차원에서 축하하고, 교대 근무 등의 탄력적인 근무제도를 도입하면서 여성들이 직장 생활과 함께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2010년을 기준으로 유한킬벌리 여직원의 합계출산율은 1.84명을 기록하면서 대한민국 전체 출산율인 1.2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 <뉴시스>에서 발췌 - 


지난 27일, 할리데이비슨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시행해온 '예비맘 응원 프로젝트'을 확대 개편해서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아이를 가진 여성 직원들이 출산 전까지 매일 2시간 조기 퇴근을 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물론 남자 직원들도 제한 없이 육아 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는 한 직원은 "임신 초기라 민감한 시기였는데 업무량을 조절하고 휴식 시간을 늘려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다. 회사의 배려 덕에 업무 연속성을 지키면서도 체계적으로 출산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기업 내 직원들에 대한 복지를 확충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눈으로 볼 때는 '손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가령, 각종 수당을 비롯한 지원금을 지급하고,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또, 직원들이 유아 휴직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기업 문화에서 볼 때 '위험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봤을 때,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에 이득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직원들의 경제적 · 정신적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일할 의욕을 올라갈 것이고, '좋은 직장'에 대한 애사심(愛社心)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요인은 노동 생산성 증가로 직결 된다. 결국 복지는 지출이나 손해가 아니라 확실한 '투자'인 셈이다.


서두에 꺼냈던 '직원들의 복지를 늘리는 것은 기업에 손해가 될까, 아니면 이득이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확고한 대답은 '이득이다'는 것이다. 단순히 기업의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더라도 이득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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