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구원파에 당한 검찰! 박 대통령, 검찰도 해체할 건가요?

너의길을가라 2014. 5. 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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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2일,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이 있는 경향신문사 건물에 강제 진입했다. 그날 강제 진입을 위해 경찰 체포조 600여 명이 투입됐고, 47개 중대 총 4천여 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당시의 상황을 잠시 반추(反芻)해보자. 경찰은 오전 11시 10분 무렵 경향신문사 1층 건물 유리문을 모두 깨고 건물 안으로 진입해 들어갔다. 대치하고 있던 노조원과의 몸싸움은 필연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등 130여 명이 연행됐다. 강제 진입 작전에 사용된 캡사이신(최루액)만 해도 126.49ℓ였을 만큼 경찰은 난폭했고 무자비했다.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을 만큼 경찰에게는 거침이 없었다. 당시 경찰은 "엄정한 법 집행을 위해 체포영장 집행을 미룰 수 없었다"고 자신들을 정당화 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한민국의 공권력의 모습이다.



- <뉴시스>에서 발췌 - 


그런데 무슨 일에서인지 구원파를 상대하는 대한민국 공권력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온순한 양을 보는 것만 같았다. 검찰은 표면적으로는 '구원파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막상 진행되는 양상은 검찰과 구원파 사이의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평온했다. 물론 금수원으로 진입하는 정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를 벌였던 구원파 신도들과 경찰들은 '윗선'의 의도는 알지도 못한 채 '생고생'을 해야했지만 말이다. 


지난 13일, 검찰은 유병언 회장의 장남이 유대균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그의 자택에 강제 진입했지만 원하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너 잡으러 간다'고 방방곡곡에 떠들고 다녔으니 성과가 있으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유 전 회장이 금수원 인근의 별장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체포에 나섰지만 역시 유 회장을 찾지 못했다. '첩보'가 잘못된 것이었는지, '첩보'가 새어나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처럼 검찰은 유 회장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안일하고 허술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검찰은 자신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할까? 


그 시각에도 금수원에서의 대치는 계속되고 있었다. 유 전 회장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검찰은 시선을 금수원으로 향했고, 금수원에는 약 1,500여 명의 신도들이 운집해서 '종교 탄합 중지'를 외치고 검찰에 대항했다. 그런 와중에 지난 18일 구원파 측은 뜬금없이 금수원 내부를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 <세계일보>에서 발췌 - 


13일부터 계속된 금수원에서의 대치는 21일 끝이 났다. 이태종 구원파 임시 대변인은 "검찰에서 유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 검찰이 우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했다고 판단해 투쟁을 물렸다."면서 검찰의 영잡 집행에 협조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이러한 발표를 고스란히 믿기엔 무리가 있다. 구원파 측은 유 전 회장이 더 이상 금수원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했을 것이고, 이 참에 검찰로부터 얻고 싶은 것을 다 얻어내고자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바로 '구원파와 오대양 사건은 무관하다'는 또 한 번의 확인이었을 것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검찰은 금수원에서 유 전 회장과 장남인 유대균 씨를 찾아내지 못했다. 검찰은 "각각 구인영장과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수색했지만 유씨 부자를 찾아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물론 검찰도 이러한 결과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미 며칠 전부터 유 전 회장이 토요 예배가 진행됐던 17일 신도들의 차량을 통해 금수원을 빠져 나갔을 것이란 이야기가 파다하게 돌았다. 그렇다면 결국 5일 간의 '쇼'가 진행됐던 셈이다. 무엇을 위한 '쇼' 였을까? 



- <노컷뉴스>에서 발췌, 금수원 빠져 나가는 검찰 - 


검찰은 무능했다. 수사에 착수한 지 1달이 지나도록 피의자의 신병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오히려 유 전 회장이 도망갈 시간만 벌어줬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으로부터 검찰은 떳떳할까? 이쯤되면 우리는 검찰의 존재 이유를 물을 수밖에 없다. 도대체 검찰은 왜 존재하는가? 


문득 덜컥 겁이 난다. 해경의 무능함을 꾸짖으며 '해경 해체'를 선포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당장 내일이라도 '검찰 해체'를 선언하는 것은 아닐까? 박 대통령 '해경 해체'를 설명하는 논리 대로라면 '검찰 해체'도 당연해 보인다. 그래도 한 번 묻기는 해야할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 피의자 신병 확보조차 하지 못하고 사회적 분란만 야기시킨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검찰도 해체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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