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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껌딱지' 푸들의 두 얼굴, 강형욱은 사회성 부족을 지적했다

너의길을가라 2021. 7. 2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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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국견이자 사냥을 돕던 조립견, '푸들'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키우는 견종 순위(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서 당당히 2위에 올라있다. 그렇다면 반려견으로서 푸들의 장점은 무엇일까. 우선, 지능이 (보더콜리 다음으로) 높다.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훈련하기 쉬워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또, 다른 견종에 비해 떨 빠짐이 적다. 실내에서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려대상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푸들 메리(암컷, 6살)였다. 이경규는 메리를 '이중견격'이라고 소개했다. 확연히 다른 두 얼굴을 지녔다는 의미였다. 영상 속의 메리는 '껌딱지'였다. 보호자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집에서는 물론이고 산책을 나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만 보면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 메리는 갑자기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혼자 흥분하며 화를 내고, 자신의 집 안에 들어가 화풀이를 했다.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했다. 불같이 화를 내다가도 갑자기 얌전해졌는데, 그럴 때마다 보호자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괜찮아졌나 싶어 만져주려 하면 또 다시 화를 내며 입질을 했다. 이해하기 힘들었다.  


보호자는 메리가 3살 이후부터 입질이 심해져 가족까지 공격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공격성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 이젠 통제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손과 팔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생겼다. 손이 닿는 순간 공격성이 폭발하다보니 산책을 나가기 위해 목줄을 채우기도 힘들었고, 목욕을 시키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도대체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없다는 게 보호자를 답답하게 했다.

강형욱 훈련사는 메리가 안과 밖의 행동이 너무 다르다며 '사회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다른 개들과의 관계가 어떨지 궁금해 했다. 보호자는 메리가 다른 개들을 만나면 본체만체한다고 설명했다. 겁이 많기 때문이다. 이경규와 장도연이 방문해도 메리는 오로지 보호자 옆에만 붙어 있으려 했다. 보호자가 잠시 다른 방에 들어가자 극심한 분리불안 증세를 보였다.

이경규는 보호 장갑을 착용하고 메리를 만지려고 시도했지만, 메리는 엄청난 공격성으로 대응했다. 가민히 있다가 돌변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식이었다. 목줄을 채워보려 했지만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메리는 더욱 격한 반응을 보였다. 강형욱은 '나폴레옹 콤플렉스'를 언급했다. 키가 작은 사람들이 보상심리로 공격적이고 과장된 행동을 하는 것인데, 개들에게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났던 친구들과는 조금 달라요. 그동안 만났던 친구들은 짖고 달려들었는데 메리는 표현이 명확해요. '오지 마! 오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할 거야'라고 말하고 있어요." (강형욱)


강형욱은 메리의 사회성이 떨어지는 건 보호자의 탓이라기보다 유전적인 요인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메리가 지금까지 <개훌륭>에서 만났던 개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자 했다. 메리는 강형욱이 말을 할 때마다 짖었다. 그 소리를 가만히 듣던 강형욱은 경계심과 불안감히 합쳐진 짖음이라며 진짜 약한 개들이 내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메리는 정말 겁이 많았던 것이다.

지금 메리가 가장 원하는 건 오로지 보호자 옆에 있는 것이었다.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듯했다. 강형욱은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메리가 원하는 것의 정확히 반대 행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시 말하면 보호자 옆에 오지 못하도록 밀쳐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보디 블로킹을 통해 메리에게 '거절'을 가르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평소 보호자는 메리가 다가오면 부담스러운지 의심하며 흐느적 흐느적 걸었다. 발에 채일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강형욱은 단호함을 요구했다. 보호자가 밀어내자 메리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반대쪽으로 돌아갔다. 처음에는 계속 버텼지만, 보호자가 냉담하게 밀쳐내자 상황이 달라졌다. 메리는 눈치를 보더니 자리에 털썩 앉았다. 이제 기다리는 법을 배운 것이다.


강형욱은 목줄 훈련과 입마개 훈련을 연달아 진행했다. 물론 사춘기 청소년처럼 삐뚤어진 메리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형욱은 메리에게 '제 뜻대로 안 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메리가 자신이 집에 들어가 화풀이를 하면 아예 집을 빼앗아 버렸다. 메리는 난생 처음 겪는 상황에 구석으로 피신했다. 또, '홀드 스틸'을 통해 흥분을 가라앉히는 동시에 보호자의 존재를 인지시켰다.

도대체 메리는 왜 그토록 화를 냈던 걸까. 강형욱은 사회성이 없는 개가 잘 놀라는 보호자와 있으면 자신이 공격당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메리는 개들의 의사 표현을 전혀 몰랐다. 표현 방법을 몰라 그저 으르렁대기만 했던 것이다. 그동안 위협적이고 짜증내는 행동을 통해 보호자에게 원하는 걸 얻어냈고, 이런 의사소통이 습관화됐다.

강형욱은 메리와 보호자와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다른 개들과 사교적으로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라고 조언했다. 침착한 개들을 만나서 모여 놀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덧붙였다. 이후 보호자는 메리를 애견 카페로 데려가 사교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왔다. 보호자의 노력을 통해 메리가 마음을 열고 사랑받는 개로 변화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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