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버락킴의 맛집] 18. 홍익대에 샤브샤브가? '메리 킹'을 다녀오다

너의길을가라 2019. 1. 2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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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인근에서 샤브샤브(しゃぶしゃぶ,)를 먹을 생각이라면 아무래도 '로운 샤브샤브'가 훌륭한 선택지일 것이다. '로운'은 홍대입구역과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좋고, 분위기나 맛 등 전체적으로 준수한 식당이다.

그런데 '로운'을 이미 여러 차례 가봤다거나, 색다른 분위기의 식당을 원한다거나, 매번 엄청나게 길게 늘어서 있는 예약 대기 줄을 기다릴 자신이 없다면 '메리 킹'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메리 킹'은 홍익대학교의 건물인 홍문관(16층)에 위치해 있다. 홍대입구역(2호선) 9번 출구로 나와서 홍대입구역 사거리에서 홍대 방향으로 쭉 들어오면 된다. 대학 건물 안에 샤브샤브 뷔페가 있다고? 찾아가면서도 의아했다.

대학교 건물을 외부에 임대해 주는 게 낯선 일은 아니다. 은행, 카페, 문구점 등 다양한 업종들이 이미 대학에 침투(!)해 있다. 그러나 그런 업종들은 '학생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분이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이용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고가의 식당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편의'보다는 '임대료' 쪽에 훨씬 방점이 찍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예를 찾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국민대의 '청향'이나 동국대의 '라운지오', 이화여대의 '케세이호' 등 대학교 안에 자리잡고 있는 비싼 식당들이 제법 된다. '메이 킹'도 그 중 하나이다. 내부 사정을 좀 들여다보면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훨씬 쉽다.

홍문관은 개교 60주년을 맞아 2002년 12월 착공, 4년 만에 지어졌다. 용도는 교육연구시설이라는 용도로 지어졌다. 건축 비용은 1000억 원이라고 한다. 아마도 임대료 장사를 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리라.

실제로 지난 2012년, 법원은 홍익대학교가 홍문관의 사용 목적을 비영리사업으로 신고해 취득·등록세를 면제받았음에도 민간기업에 임대(13-15층)해 수익을 얻은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대학이 장사꾼이 된 지 오래다.



식당을 소개하려다 씁쓸함에 다른 길로 한참 빠졌다. 다시 '메리 킹'에 집중해 보도록 하자. 내부의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었고, 뷔페답게 여러가지 음식들이 비치돼 있었다.

당장 눈이 가고 손이 가지만, 여기에서 힘을 빼면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됐을 때 쉽사리 지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자제하도록 하자. 본 게임은 샤브샤브와 홍게라는 걸 잊지 말자! ​



야채도 듬뿍 준비돼 있다. 팽이버섯도 마련돼 있다! 개인적으로 팽이 버섯의 식감을 좋아해 듬뿍 넣어 먹는 편이다. 일부 샤브샤브 식당에는 팽이 버섯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여긴 안심이다. ​


붉은대게 + 샤브무제한(37,500원)으로 주문했다. 확실히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왠지 샤브샤브를 먹을 때면 '무제한'을 골라야 '본전을 뽑는다', 혹은 '손해가 아니다'라는 강박이 생기곤 한다.

무리하지 말고 적정량을 먹으면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매번 그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먹기 전에는 항상 많이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일까? 미련한 일이다.


와우, 붉은대게의 비주얼은 확실히 감탄스러웠다. 홍게의 늘름한 생김새를 바라보며 마냥 넋을 잃고 있었는데, 마침 직원 분이 와서 붉은대게를 먹는 법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셨다.

살을 쉽게 바르느 법, 더 맛있게 즐기는 밥 등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고, 거기에 더해 기억도 나지 않는 수다와 설명을 곁들이는 게 아닌가? 너무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을 해서 그랬던 걸까?

아, 붉은대게는 '맛'있었지만, 신선도는 조금 아쉬웠다. 바닷가도 아닌 곳에서 그 정도면 준수하다고 해야 할까? 무제한이었지만, 결국 배가 불러서 더 시키지 못하고 말았다. 6마리면 꽤 많은 양이다. ​


먹기 까다로운 붉은대개보다는 역시 먹기 쉬운 샤브샤브 쪽이 좋았다. 따뜻한 국물과 함께 부드러운 고기를 먹으니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물론 팽이버섯도 아쉬움 없이 듬뿍 먹었다. ​


'메리 킹'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식사를 하면서​ 홍대 번화가의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대학교 건물 안에 위치한 이곳에서 느끼는 씁쓸함도 함께 느껴야 한다는 건 '덤'이다.

맛 : ★★★ ☆
친절도 : ★★★
청결도 : ★★★★
분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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