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3. 어떻게 찾아가고, 어디에서 묵을 것인가.

너의길을가라 2019. 5. 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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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시키 미관지구의 밤 풍경


아무래도 '구라시키 여행'에 대한 간단한 정보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의 순서로는 이 글이 '2'여야 할 것 것 같지만,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면 이 순서가 맞다는 생각도 든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건 '구라시키(倉敷, Kurashiki)'를 알고 있(거나 알게 됐)다는 뜻이고, 그곳을 알았다면 당연히 가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을 것이다. 어쩌면 구라시키로 떠나겠다고 의지를 굳힌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좀더 실질적이고 자세한 정보들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건 아마도 '이동 수단'과 '숙소'일 것이다. 갈 곳을 정했으면 찾아가야 하고, 당일치기가 아니라면 머물러야 한다. 거의 모든 여행지가 그렇듯이 구라시키 역시 묵어야 빛을 발한다. 당일치기는 너무 숨가쁘다. 시간의 쫓김이 없을 때에야 그곳을 좀더 섬세히 둘러볼 수 있다. 잘 곳이 있을 때 여행자는 그 눈빛부터 다르다. 잘 머무르기 위해서는 잘 찾아가야 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는 여행에서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문제이다.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곧바로 들어가도록 하자. 


'간사이 와이드 패스'로 이용 가능한 노선 


간사이 와이드 패스로 이용 가능한 '하루카'의 노선


1. 이동 수단


구라시키로 가는 동선은 (앞선 글에서 설명했듯이) ① 오카야마-구라시키(대한항공) ② 다카마쓰-구라시키(에어서울) ③ 오사카-구라시키 이렇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각각 장점이 있으므로 개인적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여기에서 살펴 볼 동선은 ③이다. (①, ②도 직항 노선이 있어 나쁘지 않은 동선이지만, 비행기 시간이 너무 일러 ③을 선택했다. 오사카에서 1박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③의 루트는 다음과 같다. 


간사이 공항 → 신오사카 역 → 오카야마 → 구라시키


③에서 '간사이 와이드 패스'는 필수품이다. '간사이 와이드 패스'는 5일 동안 서일본 JR 노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막강한 메리트를 갖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변화를 거치면서 사용 범위가 넓어졌는데, 여기에서 복잡하게 그 내용을 다 다룰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우선, 간사이공항에서 오사카 시내로 이동할 때 특급 열차인 '하루카(はるか)'를 탈 수 있다. 


간사이 공항 2층 


간사이 공항 2층 내 'JR Tichet office', 이 곳에서 간사이 와이드 패스 구입 및 교환이 가능하다.


간사이 와이드 패스를 구입 또는 교환했다면 '파란색(B)'으로 표시된 게이트로 이동해 하루카를 타도록 하자.



곧바로 구라시키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신오사카 역까지 이동해서 신칸센으로 환승해서 오카야마까지 가야 한다. 물론 오카야마까지 가는 신칸센은 간사이 와이드 패스로 커버가 가능하다. 신칸센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어떤 열차를 타도 무방하다. 가장 빨리 출발하는 걸 타는 게 이득이다. 다만, '자유석'에 앉아야 한다. 소요 시간은 고작 50분 남짓이다.


간사이 와이드 패스는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미리 사두는 게 가격적인 면에서 이득이다. 원래 9만 엔이지만, 인터넷을 검색하면 그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다. 만약 '실물 패스'라면 역무원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개시가 가능하고, '교환증' 형태라면 간사이 공항 내 'JR Tichet office'에 방문해 조그마한 티켓으로 바꾸면 된다. 한국인 직원도 있어 어렵지 않다.


신오사카 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오카야마로 이동한다.


신칸센을 타고 오카야마까지 이동하는 시간은 고작 46분 정도다. 오카야마에 도착했다면 JR(산요 본선)로 갈아타야 한다. 고작 17분이면 구라시키에 당도한다. 여기서도 간사이 와이드 패스를 제시하면 된다. 정리하자면, 간사이 공항에서 신오사카 역까지 '하루카'로, 신오사카 역에서 오카야마까지 '신칸센'으로, 오카야마에서 구라시키까지 'JR'로 이동한다. 


간사이 와이드 패스의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③을 선택했다면 구입하는 게 '정답'이다. 오카야마까지 왕복해도 이득이기 때문이다. 신칸센을 타보는 경험도 해볼 수 있다. 또, 기간의 여유가 있다면 다른 지역까지 둘러봐도 되니 이후의 동선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2. 숙소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 : 2박에 254,516원(조식 포함, 날짜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음.)


구라시키에 갔다면, 그곳에서 하루를 묵을 예정이라면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倉敷アイビースクエア, Kurasiki Ivy Square)'를 추천한다. 일본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료칸(旅館)'도 좋겠지만, 역시 숙박비가 만만치 않다. 1박에 30만 원 안팎이니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또, 다다미 형태의 방은 취향을 타기 마련이고, 어쩌면 불편할 수 있다.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는 구라시키 미관지구 내에 위치해 있는데, 정문으로 나오면 미관지구의 옛스러운 거리와 연결돼 있다. 후문은 구라시키 시민회관으로 통한다. 깊숙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이 정도면 더할나위 없다. 또,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부담이 적다. 그렇다고 시설과 서비스에 아쉬움이 있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담쟁이 덩굴로 둘러싸인 건물의 외벽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는 숙소이지만, 관광지 중 하나로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방직공장(紡織工場)을 개보수했다는 점도 흥미로운 요소다. 구라시키가 서일본을 대표하는 공업도시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예이기도 하다. 


입구 주변에는 상점과 공방 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중 '오감(五感, gokan)'이라는 옷가게는 직접 디자인하고 염색한 옷을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굉장히 유니크한 느낌의 옷들이 많았다. 담쟁이 덩굴을 통과해 안쪽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기념품 상점이 있고, 조금 더 들어가면 레스토랑과 리셉션이 나온다. 내부에는 여러 소품과 그림 들로 고급진 분위기가 연출돼 있다. 



건물 가운데에는 널찍한 공간있는데, 건물 외벽에 담쟁이 덩굴이 그득해 미관상 아름답기 그지없다. 또,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간단히 음식을 먹기에도 좋다. 특히 밤이 되면 조명과 함께 어우러져 로맨틱하다. 또, 연못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데, 거대한 잉어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모네의 「수련」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구라시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오하라 미술관'에는 코지마 토라지로가 모네로부터 직접 구입한 「수련」이 전시돼 있기도 하다. 물론 지베르니에서 직접 모네의 자택과 그가 거닐었다는 연못을 봤기 때문에 그 재현에 별다른 감흥이 일진 않았지만, 재현에 방점을 두지 않는다면 충분히 아름다운 연못이었다.


프랑스 지베르니에 위치한 모네의 자택 내 연못, 「수련」의 배경이 된 곳이다.


이 연못은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 전체를 내부에서 둘러싸고 있는데, 방에서도 창문을 열면 연못과 그 안에서 유영하는 잉어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아침에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연못에서 유유자적하며 가끔씩 물 위로 입을 뻐끔하는 잉어들을 바라보는 평화로움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참고로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에는 대욕장(공용 목욕탕)이 있는데, 시간대를 잘 선택하면 혼자서 그 공간을 만끽할 수 있다. 탕 안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지곤 했다. 이용 시간은 17:00~24:00, 06:00~09:00인데, 아주 엄격하게 지키는 것 같진 않았다. (우산도 빌려주니 비가 오더라도 당황하지 말자.)



이 정도면 구라시키 여행을 하는 데 필요한 '이동 수단'과 '숙소'에 대한 설명이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정보 전달이 위주가 되다보니 다소 재미없는 딱딱한 글이 됐지만, 실질적인 정보가 구라시키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유익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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