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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때문에 이혼 위기, 강형욱은 왜 그렇게 말했을까

너의길을가라 2023. 5. 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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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다른 강아지들보다 예민하다고만 해서 그렇게 생각했던 일이 지금 제 와이프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를 남기면서 저 또한 이번 일에 많은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 8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아내 보호자와 이혼 위기에 처했다는 남편 보호자의 간절한 사연이 소개됐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길래 결혼 생활에 어려움이 생긴 걸까. 남편 보호자는 인생 첫 반려견인 폼피츠(포메라니안과 스피츠의 믹스) 구름이(암컷, 6살)와 5년 가까이 생활한 후 아내 보호자와 결혼을 했다. 셋이 가족이 된 지는 11개월 정도가 됐다.

남편 보호자의 말을 빌리자면, 구름이는 “강아지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을 다 가지고 있”는 골칫덩어리 반려견이었다. 우선, 겁이 많아서 단골 반려견 미용실에 방문할 때마다 소변을 지렸다. 하지만 집에서는 태도가 180도 달라져 마치 독불장군처럼 굴었다. 또, 낯선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심해서 손님의 방문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살벌할 정도로 온도 차이가 심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아내 보호자와의 관계였다. 구름이와 단둘이 있는 아내 보호자는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여러 차례 물림 사고를 겪은 터라 무서워하고 있었다. 이유 없이 갑자기 돌변해서 무는 통해 긴장의 연속이었다. 구름이에게 물린 피해자만 10여명에 달했다. 잠시 후, 구름이는 구석에서 촬영 중인 제작진에게 달려들었다. 남편 보호자는 간신히 목줄을 채운 후에야 통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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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는 물건에 대한 집착도 갖고 있었다. 빨래 바구니나 세탁기에 들어 있는 세탁물을 물고 와서 보호자들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놀아달라는 신호일까. 하지만 양말을 뺏으려고 하면 으르렁거렸고, 끝내 이빨을 드러내며 돌변했다. 산책 중에도 공격성은 여전했다. 어린아이나 강아지에게 유독 심하게 짖었고, 고양이나 바둘기 같은 동물들에게도 사납게 굴었다.

산책 후 구름이의 발을 닦아주는 건 아내 보호자에게 엄청난 미션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 물렸던 아내 보호자는 구름이가 무서워 쩔쩔맸고, 결국 화장실에서 물로 씻어내는 정도로 타협했다. 때마침 남편 보호자가 귀가해 구름이의 젖은 발을 닦이려고 했지만, 구름이는 이빨을 드러내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남편 보호자는 강하게 제지하거나 통제하지 않았다.

“질투해서 그런 거죠?” (박세리)
“질투는 예쁜데요. 저건 소유예요.” (강형욱)

구름이의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건방지게 안방 출입까지 관리했다. 남편 보호자가 안방 침대에 눕자, 쫄래쫄래 쫓아가더니 안방 문 앞에서 지키고 서는 게 아닌가. 아내 보호자가 들어오는 걸 노골적으로 막고 있었다. 생각보다 구름이의 횡포는 심각했고, 그로 인해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 아내 보호자는 구름이의 공격성 때문에 출산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현재 남편 보호자는 타지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6일은 아내 보호자가 구름이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아내 보호자는 점점 더 난폭해지는 구름이와의 생활에 지쳐가고 있었다. 게다가 마음이 약한 남편 보호자의 소극적인 태도도 불만스러웠다. 구름이를 대하는 방식의 차이로 인해 부부 갈등은 점점 깊어졌다. 강형욱 훈련사의 도움이 너무도 절실해 보였다.

강형욱은 구름이의 훈련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무래도 많이 경험해 봤던 성향의 개였기 때문이리라. 구름이는 상대에 따라 집착을 보이는데, 그마저도 자신의 비위를 맞춰줄 때만 돈독한 편이었다. 또, 공포심과 친근감을 이용해 쥐락펴락하는 특징을 지녔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격한 반응을 보이는 구름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채 보호자 상담에 돌입했다.

“너무 안타까운 건 지금은 아기를 가지면 큰일나요. 왜냐하면 얘(구름이)가 아기를 위협할 거예요.” (강형욱)


강형욱은 구름이가 ‘소유 공격성’을 지녔다며, 이는 상대방과의 관계는 상관 없이 ‘내 것인데 왜 건드려’라는 개념에서 나오는 공격성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방식으로 아기를 구속할 수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아기를 가지면 위험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칫 잘못하면 아기를 케어하는 부모마저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였다. 아내 보호자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얘기였다.

솔루션
1단계 ‘소유 공격성 제압하기’
2단계 ’ 보호자와 거리두기‘
3단계 ‘보호자들과의 관계 재정립’
4단계 ‘공간 분리하기’

구름이의 소유 공격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 목줄을 넘겨받은 강형욱은 구름이가 짖어도 무덤덤하게 대응했다. 의자로 블로킹을 하고, 목줄을 들어 의자 위로 올리기도 했다. 주도권을 빼앗긴 구름이는 당황한 채 침을 흘렸다. 이처럼 강경한 태도로 제압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관계가 없는 미용사나 수의사를 만나면 다른 개인 듯 얌전했던 이유이다.

강형욱이 목줄을 놓자마자 구름이는 남편 보호자 쪽으로 이동했다. 기댈 구석이 필요했던 것이다. 남편 보호자는 강형욱의 지시에 따라 볼로킹을 시도했다. 그런 후 구름이를 지정된 위치(방석 위)로 이동시켰다. 따라오면 가까이 다가가 밀어냈다. 이는 보호자가 규칙의 중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이었다. 평온한 삶을 위해서는 관계와 서열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했다.

보호자와의 관계 개선이 시급해진 타인을 향한 맹목적인 짖음을 멈췄다. 생존 방식의 우선순위에 따라 버릇이었던 짖음이 소강상태가 된 것이다. 이젠 보호자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했다. 남편 보호자는 구름이의 앞을 지키고 선 상태에서 구름이가 아내 보호자의 움직임에 반응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아내 보호자의 움직임에 관심 갖지 마‘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달했다.

구름이가 안방을 사수하는 소유욕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강형욱은 남편 보호자에게 안방 문 앞을 지키고 서서 구름이를 차단하도록 지시했다. 또, 한숨을 내쉬도록 해서 대치 상태를 유치하는 구름이의 기운을 빼게 했다. 그동안 몇 차례 다뤘던 사안인 만큼 훈련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강형욱은 방문 앞에 테이프로 선을 긋고 영역을 표시해 두면 분리가 훨씬 수월할 거라는 팁도 전수했다.

”안타까운 건 평생 해야 돼요. 고쳐지는 게 아니라 그렇게 태어났어요.“ (강형욱)


강형욱은 이런 훈련을 평생 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건넸다. 구름이의 타고난 본성은 꾸준한 훈련을 통해 제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처럼 무섭고 어색한 동거 생활을 개선하려면 반복 훈련은 필수적이었다. 다만, 현재는 힘들어도 결국 지금의 훈련이 도움이 된다는 건 분명했다. 결국 평화로운 가정을 위해 남편 보호자가 좀더 강한 마음으로 훈련에 임할 필요가 있었다.

반려견과 함께 살아간다는 건 엄청난 책임감이 요구되는 일이다. SNS에서 보듯 마냥 아름다운 순간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타고난 성향에 따라 꾸준한 훈련과 교육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만약 그 과정에서 보호자의 리더십이 무너지고, 가족 간에 불협화음이 생긴다면 자칫 가정의 평화가 깨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반려견을 키우는 문제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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