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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불가 선언한 강형욱, 그가 반려견 안락사 법을 언급한 까닭

너의길을가라 2023. 5. 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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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 훈련사는 종종 핀치칼라를 사용한 강한 압박 훈련을 시도한다. 공격성이 매우 강한 반려견을 교정하기 위해 불가피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훈련법은 현재 여러 나라에서 금지되어 있는데, 일부 사람들은 이를 근거로 강형욱을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을까. 핀치칼라가 금지된 나라에서 ‘위험한 개’가 법적으로 안락사되는 현실을 말이다.

현재 한국에는 관련 법이 부재하기에 물림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모든 선택과 책임을 반려인이 짊어져야 한다. 훈련사의 입장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강형욱은 훈련을 통한 교정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강한 훈련법을 사용해 최악의 상황을 방지해 왔다. 지난 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 171회에서 이와 관련한 고민을 토로했던 강형욱의 고민은 1일 방송에서도 이어졌다.

"물려본 사람은 공포감이 어마어마하거든요." (엄마 보호자)
"주인(보호자)을 언제라도 배신할 수 있다는 거예요." (할머니 보호자)


이번 주 고민견은 믹스견 호빵이(암컷, 2살)였는데, 올해만 세 번째 물림 사고가 발생했을 정도로 공격성이 심각했다. 할머니 보호자는 “처음 입질했을 때 안락사시키자고 했”다며 두려움을 드러냈다. 호빵이의 입질은 예측 불가였는데, 손녀의 경우 평소처럼 지내다 갑자기 물려 코가 뚫리는 큰 상처를 입었다. 얼마 후, 엄마 보호자도 호빵이의 상처를 치료하던 중 얼굴을 심하게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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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안락사를 적극 권유했지만, 엄마 보호자는 통제가 가능할 거라는 생각에 거부했다고 한다. 입마개를 한 상태에서 목줄로 제어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호빵이는 입마개를 빼고 엄마 보호자의 팔을 물어버렸다. 흉터는 여전히 선명했다. 첫 입질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기 때문일까. 할머니 보호자는 낮에 호빵이와 둘이 있는 시간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산책은 어떨까. 호빵이는 목줄을 꺼내면 도망가기 일쑤라 착용까지 10~20분 가량이 소요됐다. 입마개 착용도 거부해 조심하며 겨우 채울 수 있었다. 밖에 나가서는 갑자기 속력을 내더니 거침없이 뛰어갔다. 또, 반대편에서 산책 중인 강아지를 발견하자 사냥 본능을 드러냈다. 최근 들어 공격성은 더 심해졌다. 엄마 보호자는 순한 강아지였는데 어느 순간 변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래에 본 반려견 중에는 상당히 막강하네." (이경규)


심각한 표정은 강형욱은 어렸을 때도 징조가 있었을 텐데 간과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성견이 되면서 예민함과 공격성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에서는 (안락사가) 자연스럽“고, ”사람을 공격하는 개를 보기 힘들“다면서 안락사에 대해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인명 사고를 내거나 물림 사고가 2회 이상인 경우 ‘위험한 개’로 판정하고, 통상적으로 해당 개를 잡아 안락사시킨다.

강형욱은 훈련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다며 “훈련으로 교정해서 보호자와 공존하게 하는 게 훈련사이 몫인가..”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언제든지 물림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박세리는 물론 안전을 위한 선택이 최우선이지만, 가족 같은 반려견에게 마지막 기회라도 주고 싶은 반려인의 마음을 대변했다. 아무래도 안락사 결정이 쉽지 않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제도가 필요해요. 보호자의 마음은 아프겠죠. 사회의 안전을 위한 선택과 책임은 법의 몫이어야 돼요. 질타를 수용하는 것은 제도의 몫이어야 됩니다.“ (강형욱)

강형욱은 반려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반려견의 안락사를 결정하는 건 사실상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안전을 개인에게 선택하게 하는 건 잔인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훈련사로서 당연히 안락사에 반대편에 서 있는 강형욱이 안락사와 관련한 법의 필요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씁쓸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동안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교정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강형욱은 이번만큼은 훈련과 관련해 그 어떠한 말도 아꼈다. 그는 노약자와 아이가 위험에 노출된 환경이라며 “가족의 안전이 더 중요”닥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자신의 말 한 마디가 보호자에게 희망을 주고 자칫하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솔루션이 불가한 상황에서희망을 주는 건 옳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를 보이는 호빵이의 리드줄을 건네받고 강력하게 통제했다. 호빵이도 물러섬 없이 거세게 반항했지만,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강력한 압박에 당황한 듯했다. 놀란 건 엄마 보호자도 마찬가지였다. 본격적인 상담에 나선 감형욱은 쉽사리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아무래도 어려운 말을 꺼내려는 듯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강형욱은 차분한 어조로 엄마 보호자에게 현재의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설명했고, 훈련을 전개할 수 없는 자신의 입장을 이해시켰다. 노약자가 함께 살고 있는 환경과 유례없이 심각했던 물림 상처, 예측할 수 없기에 더 높은 위험성까지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암울했다. 가족이 물리는 사고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었다. 강형욱은 무엇보다 가족들의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교육을 통해 변화를 도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이 되더라도 한 사람에게만 교육이 될 뿐이지 행동 자체가 모두 바뀌는 건 아니었다. 상하관계에 의한 순종을 배울 뿐, 올바른 사회성을 배우기는 어렵다는 게 강형욱의 판단이었다. 결국 가족 구성원 중 약자를 공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는데, 어린 자녀와 노모가 있기에 훈련은 해답일 수 없었다. 솔루션은 불가능했다.

엄마 보호자는 미안한 마음에 계속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만약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산책을 열심히 시키면서 변화를 도모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환경에서는 분리가 최선책이었다. 위탁 보호소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강형욱은 좋은 방법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호빵이가 집에 돌아오면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었다.

강형욱이 이토록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까닭은 호빵이가 그동안 봐왔던 고민견들과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엄마 보호자는 안면도의 친척집을 떠올렸지만, 그마저도 순찬하지 않았다. 고심 끝에 엄마 보호자는 호빵이와 함께 지내기로 결정했다. 켄넬 위치를 안방으로 옮겼고, 튼튼한 가죽 입마개로 교체하고 목줄도 이중으로 착용했다. 산책 시간도 늘렸다. 그렇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강형욱의 솔루션 불가 판단은 많은 시사점을 안겼다. 우선, 방송을 위해 눈가림용 훈련을 하지 않은 진정성이 돋보였다. 그라고 왜 당장의 희망을 주고 싶지 않았을까. 그런 태도가 더 위험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기에 책임감 있게 행동했던 것이다. 또, 반려견 안락사 관련 제도의 미비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반려인의 수가 급증하고, 물림 사고 발생도 늘어난 현실 속에서 국가가 계속 뒷짐지고 있을 수 없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 시기를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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