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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출신 ‘두 얼굴’의 몰티즈, 강형욱의 솔루션은?

너의길을가라 2023. 2. 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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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가 작은 소형견이 (강형욱 훈련사의 표현대로) ‘무서운’ 까닭은 그 행동을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기질적으로 예민해 ’두 얼굴‘을 지닌 견종이라면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몰타섬이 고향인 ’몰티즈‘는 하얀 털에 애교가 많아 사랑받고 있지만, 순간적으로 예민함을 드러내기도 해 KBS2 <개는 훌륭하다>에 많이 출연한 견종이다.

몰티즈 믹스 호야(수컷, 2살)

양치질 중인 호야는 심기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대다가 갑자기 엄마 보호자에게 달려 들어 식겁하게 만들었다. 호야의 입질에 깜짝 놀라 소리까지 지르며 뒤로 넘어가는 엄마 보호자의 모습을 보니, 호야가 저리 기세등등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엄마 보호자는 호야가 입질을 하는 이유를 전혀 짐작하지 못했지만, 이경규는 보호자의 리액션이 큰 편이라 웃으며 지적했다.

돌개 출신인 호야는 유기견 쉼터에서 지내고 있었다. 들개 몇 마리와 돌아다니는 호야를 발견한 구조자가 입양을 시도했지만, 기존의 강아지들과 갈등이 생겨 포기하고 말았다. 그 후로 2번의 파양을 더 겪었고, 반복된 경험 때문인지 문제 행동이 점점 심해졌다고 한다. 결국 지금의 보호자가 임시 보호를 맡게 됐고, 며칠 만에 물림 사고가 있었음에도 호야를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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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는 (보호자 입장에서 생각할 때) 전조증상 없이 입질을 했는데, 그 때문에 목욕과 드라이는 물론 눈물자국 케어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엄마 보호자는 제대로 씻지 못해 꾀죄죄한 호야를 애견 미용실에 데려갔지만, 그곳에서도 입질을 하고 완강히 거부하는 통에 마무리가 쉽지 않았다. 미용사는 기본적인 케어가 되지 않은 호야의 건강 상태를 염려했다.  

엄마 보호자의 또 다른 고민은 호야의 분리불안 증세였다. 호야는 혼자 있는 것을 몹시 불안해 했는데, 운전할 때도 옆에 딱 붙어 있었다. 그 때문에 엄마 보호자는 모든 취미생활을 중단해야 했다. 또, 일명 ’꾹꾹이‘를 했는데, 강형욱은 이를 불안 증세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의 애정결핍 혹은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추측되며, 사람이 손톱 뜯는 것과 비슷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그러하면 산책은 어떨까. 물론 순탄할 리 없었다. 호야는 밖으로 나가자마자 질주하기 시작했다. 엄마 보호자는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흡사 ’런닝맨‘을 방불케했다. 이를 지켜보던 강형욱은 “왜 달리는 거야. 그냥 서면 되는데.”라며 답답해 했다. 물론 한적한 논길이라 위험 요소가 없어 큰 문제는 없어보였지만, 제대로 통제를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훈련이 필요해 보였다.

“호야에게 예정을 가르쳐야 할까요?”
“호야는 그냥 ‘이놈시키야!’하면 돼요.”


강형욱은 자신의 집에도 몰티즈를 키우는데, 눈곱을 떼려 하면 난리를 친다며 몰티즈라는 견종의 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만약 이 때 보호자가 깜짝 놀라 하면 재밌어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단호한 행도응로 보호자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다만, 호야에게 물렸던 기억이 많은 엄마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게 먼저였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공격성을 통제하기 위한 훈련으로 ‘홀드 스틸(Hold Still)‘을 진행했다. 강아지의 뒤쪽에서 무릎을 꿇거나 앉은 자세로 강아지를 양 허벅지 사이에 끼우면 된다. 이어서 목줄을 잡은 상태에서 낯선 자극에 익숙해지기 위한 터치 훈련을 이어갔다. 만약 으르렁거린다면 목줄로 공격성을 통제하면 된다. 엄마 보호자는 강형욱의 지시에 따라 조금씩 터치 범위를 넓혀나갔다.

반복되는 훈련으로 트라우마는 조금씩 희석되어 갔다. 솔루션 진행 중 호야가 갑자기 입질을 시도했지만, 엄마 보호자는 단번에 제압에 나섰다. 이전과 달리 소리도 지르지 않았고, 목줄을 놓치지도 않았다. 두려움에 맞서 강인하게 대처한 것이다. 강형욱도 달라진 엄마 보호자의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호야와의 유대관계로 심적인 고통을 느낄 그에게 격려를 보냈다.


흥분한 호야를 넘겨받은 강형욱은 호야의 긴장을 풀어주며 더 밀착해서 홀드 스틸 자세를 취했다. 그럼에도 호야는 쉽게 진정되지 않았는데, 과도한 긴장 탓에 대변 실수를 하기도 했다. 강형욱은 ‘개통령’답게 침착하게 대처했다. 그는 반려견의 공격성에 보복으로 대응하지 않고, 긍정적인 면을 강화하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담담한 반응에 호야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호야의 입질은 ‘방어 기제’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들개 생활을 하고 보호소에서 지내면서 그리되었을 게다. 하지만 지금에 와선 엄마 보호자의 리액션 때문에 재미와 놀이로 정착됐다. 강형욱은 호야의 행동이 침착해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긍정적인 훈련을 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당분간 발 닦아주기 등의 스킨십은 하지 말고, 손길에 익숙해지는 훈련부터 진행하라고 당부했다.

‘런닝맨’을 연상시켰던 산책 점검도 실시했다. 엄마 보호자는 출근 후 호야를 혼자 둬야 해서 미안한 마음에 함께 뛰었던 것이라 털어 놓았다. 설명을 들은 강형욱은 생각을 바꿔 먹었다. 그는 뛰는 게 나쁜 게 아니라며 오히려 마음껏 뛸 것을 장려했다. 호야와 엄마 보호자는 달리기 좋은 한적한 논길을 따라 신나게 달렸다. 훈련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호야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만, 천천히 걷는 훈련도 익힐 필요가 있었는데, 고집쟁이 반려견과 산책을 할 때는 반려견이 보호자의 속도에 맞춰 걷도록 끌려가지 않는 게 포인트이다. 잠깐의 훈련으로도 호야는 금세 의젓하게 산책을 하게 됐다. 강형욱은 산책을 다녀온 후, 목줄을 소파 다리에 걸어두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라고 지시했다(‘도크 파킹’ 훈련). 반려견의 긴장을 완화해 분리불안에 도움이 되는 훈련법이다.

강형욱은 호야의 마음, 그 밑바탕에는 보호자에 대한 애정이 깔려 있지만, 애정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라며 앞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신뢰를 더 쌓아나가면 훨씬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라 응원했다. 그동안 시츄만 키웠던 엄마 보호자는 견종 차이에 대해 잘 알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강형욱은 개가 싫어하는 걸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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