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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불안 끝판왕, 초보 반려인 위한 강형욱의 특급 솔루션

너의길을가라 2023. 2. 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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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흰 솜사탕 같은 ‘비숑 프리제(Bichon frisé)’는 초보 반려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견종이다. 명랑하고 활발한 성격, 사교성, 털 빠짐이 덜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재미있는 건,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흥분 상태로 ‘우다다다’ 뛰어다닐 때가 있는데, 이를 ‘비숑 타임’이라고 부른다. 또, 응석꾸러기가 될 수 있으니 훈련과 규칙은 필수이다.

20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 칸쵸(수컷, 10개월)은 분리불안이 심각했다. 간쵸는 보호자가 밖으로 나가기도 전부터 난리법석을 떨었고, 보호자가 눈에서 사라지자 울부짖었다. 하울링은 기본이고, 온 집 안을 돌아다니다가 급기야 꼬리를 물려는 행동까지 보였다. 홈캠으로 칸쵸의 상태를 체크하던 보호자는 칸쵸가 러그 위에 용변 실수를 하자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초보 반려인은 보호자는 동영상 등을 보며 훈련을 시도해도 소용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차선책은 동반 외출이었다. 마트에 장을 보기 위해 칸쵸를 차에 태우고 이동한 보호자는 재빨리 장을 보고 돌아왔지만, 그 사이 칸쵸는 보호자를 애타게 찾았다. 마음 편히 장을 보는 건 불가능했다. 보호자는 칸쵸가 온 뒤로 가장 긴 외출 시간은 2시간 4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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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홈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분리불안이 생겼어요.“ (강형욱 훈련사)


한편, 보호자는 안방에서 일을 할 때도, 화장실에 있을 때도 휴대폰만 쳐다봤다. 홈캠으로 칸쵸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언젠가 흥분한 상태로 안마 의자 위에 올라간 칸쵸가 밑으로 고꾸라진 적이 있어 걱정이 된다는 이유였는데, 그만큼 보호자에게 홈캠 확인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분리불안 강아지와 분리불안 보호자, 어느 한 쪽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산책은 어떨까. 칸쵸는 다른 강아지를 발견하더니 짖기 시작했는데, 극도의 흥분상태라 보호자가 제지해도 막무가내였다. 보호자는 칸쵸가 어디서든 작은 강아지만 보면 경계하고 공격한다고 털어놓았다. 또, 집에 놀러온 다른 강아지를 집중 공격하기도 했다. 보호자는 마음 편하게 저녁 한 번 먹는 게 소원이라며 독립적인 칸쵸가 되길 바란다며 강형욱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경규는 예전에는 강아지를 분리시켜도 불안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며, 분리불안이 비교적 최근에 생긴 문제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형욱도 이에 대해 일부 동의했다. 아무래도 시대가 변하고 정서가 변하면서 가치관도 달라졌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실외에서 반려견을 키웠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실내에서 강아지를 키우기 때문이다.

“초보 보호자라면 실수라기보다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고, 이 정도의 시행착오는 괜찮아요.” (강형욱)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보호자가 겪는 일들이 ‘초보’라서 생기는 시행착오라고 설명했다. 초보 반려인이다보니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데, 이를 소위 ’까봐 병‘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이 추울까 봐, 더울까 봐, 배고플까 봐 온종일 신경을 쓰게 된다는 뜻이다. 강형욱은 애정이 샘솟는 보호자와 애정을 갈구하는 반려견이 만나면 분리불안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분리불안이 있는 반려견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① 여린 마음으로 인해 보호자를 계속 찾는 경우(주로 생후 4개월~6개월 시기에 발생하고 하울링을 많이 한다.) ②보호자가 외출 시 홀로 남겨지는 상황에 대한 요구적인 짖음을 하는 경우(특정한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한다.) ③ 의연한 성격의 반려견이 어린 보호자를 걱정하는 경우(매우 드물다.)이다.

칸쵸는 약한 마음에서 요구적인 경우로 넘어간 상태로 보였는데, 다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강형욱은 사람이 사춘기를 겪는 것처럼 반려견들도 성장하면서 애착을 형성하는 시기가 있으므로 보호자가 반려견이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좋다고 전제했다. 칸쵸의 경우에는 분리 연습을 곧바로 시작하기보다 애정 조절과 거리 조절이 먼저였다.


첫 번째는 소파 분리 훈련이었다. 소파는 보호자의 주된 공간이므로 허락이 있을 때만 올라오게 훈련하는 것이 좋은데, 이때 명령이나 말을 하지 않고 안아서 옮겨야 한다. 만약 다시 소파 위로 올라온다면 반려견이 행동을 멈췄을 때 똑같이 내리면 된다. 세 번째 시도 이후부터는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데, 보호자가 위로 올라오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강형욱은 소파 훈련도 분리불안 훈련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는데, 몇 번의 제지 끝에 칸쵸는 더 이상 소파 올라오려하지 않고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떨어져 있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훈련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줘야 하기 때문에 지정한 시간이 지나면 반려견을 불러 칭찬해주면 좋다. 강형욱은 모든 훈련은 꾸준히 하되 시간을 정해서 해야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단계는 ‘방’이었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방으로 이동하게 했고, 칸쵸가 따라오지 못하게 막도록 지시했다. 잠깐의 대치 후에 칸쵸는 자리에 앉았고, 그때 보호자는 방으로 이동했다. 칸쵸는 강형욱을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짖거나 하울링을 하지는 않았다. 보호자가 보이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있도록 가르쳐 분리불안을 극복하는 데 유용한 훈련법이다.

세 번째는 도그 파킹 훈련이었다. 목줄을 착용하고 집 안을 산책하다가 보호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 싶으면 소파 중간쯤에 줄을 묶는다. 충분히 예뻐해준 후 손바닥을 내밀어 기다리게 하는데, 이를 통해 목줄 때문에 이동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연습시킨다. 원하는 대로 이동을 하지 못해도 보호자가 근처에 있다는 걸 인식시킨 후, 조금씩 시야에서 사라지는 연습을 하면 된다.


네 번째는 장소 분리 훈련이었다. 쉽게 장소를 인지할 수 있도록 특정 장소(방석 등)를 정해준 뒤 간식을 주며 그 장소에서 좋은 일이 생긴다는 걸 알려준다. 간식이 떨어지자 칸쵸는 곧바로 방송으로 이동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하면 소리를 내 차단하고, 잘 기다렸다면 간식으로 보상하면 된다. 여기까지 잘 진행되었다면 간식 냄새를 맡게한 후 현관까지 이동해 분리를 받아들이게 한다.

강형욱은 훈련을 너무 잘 따라오는 칸쵸를 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보호자는 강형욱의 세심한 설명 덕분에 자신이 서툴렀던 부분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공간 분리의 마지막 단계는 켄넬 훈련인데, 강형욱은 특정 시간을 정해놓고 훈련을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또, 앞으로 켄넬이 익숙해지면 일주일에 한 번은 켄넬에서 자기도 가능하다며 희망을 불어넣었다.

마지막으로 산책 점검에 나섰다. 보호자와 보폭을 맞춰 걷지 않고 뛰쳐나가면 목줄을 툭 잡아당겨 통제했다. 산책하는 동선에서 도그 파킹을 해 분리 훈련도 함께 진행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사회성이었는데, 강형욱은 이를 ‘좌절 공격성’이라고 설명했다. 목표지향적 행동을 방해하는 좌절을 경험한 후 공격적 행동을 하게 되는 선천적인 경향성을 의미한다.

강형욱은 다른 강아지의 행동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사회성 교육이 된다며, 산책을 하며 만난 차분한 개들이 어떻게 교류하는지 지켜보도록 했다. 잠시 후, 다른 강아지가 다가와 냄새를 맡아도 칸쵸는 앉은 자세로 가만히 기다렸다. 보호자는 얌전한 칸쵸가 신기한 듯했다. 칸쵸는 모든 게 처음이라 예민해 보이긴 했지만, 충분히 교육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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