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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변하는 집착 심한 ‘악마견’, 강형욱의 솔루션은?

너의길을가라 2023. 2. 2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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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시코기‘는 영국 웨일스 지방의 이름과 고대 켈트어로 ‘개’를 뜻하는 ‘코기’가 합쳐진 이름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영국 왕실의 상징으로 여겨진 견종이다. 작지만 당찬 성격에 소몰이견으로 활약했을 만큼 활동량이 많은데, 욕구를 채우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카디건(꼬리가 길고 풍성)과 펨브로크(단미), 두 종류로 나뉜다.

펨브로크 웰시코기 마루(암컷, 4살)
카디건 웰시코기 럭키(수컷, 3살)

27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낮과 밤이 180도 다른 ’악마견‘이 등장했다. 마루와 럭키는 엄마 보호자가 외출하자 중문을 열고 현관문 앞에 집합했다. 얌전한 럭키와 달리 마루는 불안 증세를 보이며 짖기 시작했다. 목청도 커서 주변에 피해를 줄 정도였다. 당연히 이웃들의 민원이 속출했다. 그 때문에 엄마 보호자는 마음 편히 외출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마루의 분리불안은 무엇 때문일까. 혹시 파양이 아픔을 겪었던 탓일까. 엄마 보호자는 유기견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했던 웰시코기가 ‘파보바이러스(전염성이 높고 치사율이 91%에 이르는 치명적인 감염병)에 감염되어 2주 만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사연에 대해 얘기했다. 이후 파양된 강아지들 관련 사이트를 뒤지다가 이전의 강아지와 닮은 마루를 발견하고 데려오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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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도 마루는 쉼없이 짖어댔다. 내비게이션에서 소리가 날 때마다 짖었는데, 보호자가 제지해도 그치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밤이 되면 ’악마견‘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마루는 외부 소리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했고, 보호자의 지인들이 방문하면 이빨을 드러내며 경계했고, 광기어린 눈을 뜬 채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마루의 예민한 성격은 무엇 때문일까.

한편, 마루는 유독 하우스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였다. 안방의 하우스 안에 들어가 있던 마루는 아빠 보호자가 다가오자 경계를 넘어 적개심을 보였다. 마의 숨소리는 점차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심지어 달려 나가서 보호자를 위협하기도 했다. 아빠 보호자도 놀란 마음에 소리를 질러 대응했다. 마루는 분이 안 풀렸는지 계속해서 짖었고, 둘은 서로 버티며 대치했다.

가족들이 거실에 다 모여 있어도 마루는 혼자 하우스 안에 들어간 채 나오지 않았다. 세상 얌전한 럭키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아빠 보호자는 애칙 인형 때문에 불편한 듯한 마루를 위해 인형을 꺼내주려고 했는데, 마루는 입질을 하며 경계했다. 이미 여러차례 물린 경험이 있는 아빠 보호자는 그 트라우마 때문에 화들짝 놀랐다. 마루는 보호자가 침대에 있어도 짖어댔고, 침대를 물기도 했다.

마루는 으르렁거리며 침대 주변을 배회했고, 누워 있는 보호자들을 응시했다. 그런 마루 때문에 보호자들은 마음 편히 잠들 수 없었다. 무엇 때문에 밤만 되면 ‘악마견’으로 변하는 걸까. 아빠 보호자는 마루의 행동의 이유를 모르겠다며 강형욱 훈련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또, 마루의 짖음이 너무 심해 최후의 보루로 성대 수술도 고민했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강형욱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혼자 있는 거 싫어하죠? 만질 때 가끔씩 욱하죠? 자기 거 지키려고 하죠? 이게 하나의 뿌리에서 나와요. 한 번 가족이 변경돼서 생긴 마음의 상처일 수도 있고, 타고 태어난 기질이지 않을까.” (강형욱)


이경규는 저 상황에서, 굳이 다 같이 한 방에서 자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혹시 마루의 분리불안 때문일까.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본격적인 상담에 나섰다. 그는 마루의 ’소유 공격성‘을 언급하면서, 강의를 나갔을 때 반려견과 같이 자다가 물리는 보호자들을 만나면 “꼭 전문 훈련사를 만나서 자세한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강형욱은 마루가 보호자들과 럭키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경의 변화를 통한 훈련부터 시작하자고 설명했다. 우선, ‘안방 출입금지 훈련’부터 진행했는데, 강형욱은 아빠 보호자에게 안방 문을 열었다가 닫으면서 블로킹을 하라고 지시했다. 마루는 문이 열리면 곧바로 들어갈 기세였는데, 보호자가 제지하자 당황한 듯했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아빠 보호자에게 ’이 방은 내 거야‘라는 느낌을 주는 게 관건이라며, 마루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뒷걸음으로 안방으로 이동하게 했다. 이때 마루가 짖거나 접근하면 다시 블로킹을 하게 했다. 다음으로 엄마 보호자가 안방으로 들어갔고, 역시 마루가 따라 움직이면 출입을 차단했다. 마침내 마루만 남고 가족들이 모두 안방으로 이동했는데, 놀랍게도 문이 닫혀도 마루는 얌전했다.


2단계는 ’소유욕 완화 훈련‘이었다. 이번에는 안방 문을 열고 마루가 안쪽으로 들어오도록 하되, 하우스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했다. 마루는 당황하긴 해도 이전처럼 짖지는 않았다. 강형욱은 하우스로 가는 길목을 열어두었다가 움직임을 보이면 선체적으로 차단하게 했다. 전체적인 상황의 변화를 추구해 하우스가 마루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다음에는 마루를 거실로 내보내려고 했는데, 마루는 버티고 앉아 거부했다. 강형욱은 간식으로 유혹해 마루를 이동시켰다. 그리고 다시 안방으로 들어오려고 하면 블로킹으로 제지하게 했다. 강형욱은 일주일에서 열흘만 하면 안방을 통제하려는 소유 공격성도 사라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다만, 훈련 중 한번씩 물림이 있더라도 힘으로 반응하지 말고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압박할 것을 당부했다.

“개들은 어제 같은 오늘을 제일 좋아해요.” (강형욱)


강형욱은 4살이 된 마루는 켄넬에서 4~5시간 정도는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야외 활동 후 켄넬에서 1시간 가량 생활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개들은 어제 같은 오늘을 제일 좋아”한다며, 루틴을 만들어 안정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반려견과 보호자의 공간을 분리해 주된 공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안방에서 같이 자는 건 지양해야 할 일이다.


훈련 중 잠깐의 틈이 발생하자, 마루는 재빨리 애착 인형을 물고 안방의 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마루는 잠시 빼앗겼던 자리를 되찾으려는 듯 으르렁거리며 온몸으로 경계했다. 이때는 다른 전략이 피룡하다. 강형욱은 강압적인 대응을 하기보다 최대한 부드럽게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며, 보자기로 마루의 시야를 가린 후 하우스를 통째로 화장실로 옮기고 문을 닫아버렸다.

잠시 후, 어리둥절해진 하루는 문이 열리자 후다닥 나와 안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하우스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경계 모드에 들어갔다. 자칫 공격성을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루는 아빠 보호자가 움직이자 곧바로 달려들었다. 이를 눈치챈 강형욱이 재빨리 마루를 제압했고, 소리를 내 통제에 나섰다. 마루도 더 이상 공격성을 보이진 않았다. 결국 마루는 안방을 지키려고 했던 것이었다.  

소유 공격성이 강한 반려견을 훈련할 때는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데, 강형욱은 목줄을 이용해 강제로 마루를 안방에서 끌어냈다. 목줄로 통제하자 마루는 저항을 하지 못하고 끌려나왔다. 강형욱은 마루와 함께 걷다가 안방의 하우스 앞에서 유턴했고, 켄넬 안에 들어가도록 했다. 마루에게 ‘너의 하우스는 켄넬’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훈련 방법이었다.

보호자는 마루가 켄넬 안에 얌전히 있으며 간식을 던져줘 켄넬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줬다. 다행히 마루는 금세 켄넬에 적응하게 됐고, 더 이상 경계하거나 짖지 않았다. 평소 짖음이 심했기 때문에 훈련이 쉽지 않을 거라 염려했던 보호자들은 자그마한 교정으로도 변화가 찾아왔다는 사실에 신기해했다. 물론 앞으로 꾸준한 반복 훈련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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