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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공포증’ 유기견, '개훌륭' 강형욱은 100% 해결을 자신했다

너의길을가라 2023. 1. 1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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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동물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6년 8만 9,732건에서 2020년에는 13만 301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효리가 출연한 TVING <캐나다 체크인>에는 한국에서 캐나다로 입양을 가는 개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외국에서 좋은 보호자를 만나 행복한 삶을 사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나 그만큼 한국의 유기견의 수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해 씁쓸하다.

16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래브라도 레트리버 ‘럭키(암컷, 5세 추정)’였다. 나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까닭은 유기견이기 때문인데, 럭키는 야산에서 구조되어 안락사에 처할 운명이었다. SNS에서 이 소식을 접한 보호자는 일단 구하고 봐야 한다는 생각에 3개월 임시 보호를 자처했다. 하지만 새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입양을 결정했다.

보호자가 출근하자 혼자 남게 된 럭키는 육중한 몸(몸무게 38kg)을 이끌고 현관문까지 이동했다. 잠시 보호자의 체취를 맡는가 싶더니 햇살 잘 드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엘리베이터 소리에 잠깐 짖었지만, 이내 자리로 돌아가 다시 낮잠에 빠졌다. 점심 시간, 보호자는 럭키의 밥을 챙겨주기 위해 잠시 귀가했고, 사료 대신 양배추와 닭가슴살을 섞어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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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럭키는 다이어트 중이었다. 처음 집에 왔을 때 몸무게가 42kg이었다고 하니 많이 빠진 셈이다. 막간을 이용해 테라스에서 럭키와 놀아준 보호자는 다시 회사로 향했다. 보호자의 모든 일상은 럭키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만큼 애정이 커보였다. 럭키는 그동안 <개는 훌륭하다>에 나왔던 고민견과는 결이 달라보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퇴근 후, 근처의 부모님 댁에 방문하기로 한 보호자는 럭키를 차량에 태웠다. 뒷좌석에는 그물망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럭키가 차에 타서 외부에 있는 강아지를 보면 흥분하기 때문이었다. 보호자는 럭키의 안전을 위해 그물망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창밖의 행인에 시선이 꽂힌 럭키는 맹렬하게 짖었다. 강형욱 훈련사는 창밖을 볼 수 없게 시야를 차단하는 게 상책이라 설명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럭키는 갑자기 뒷걸음질을 쳤다. 안간힘을 쓰며 버텼다. 보호자가 애를 썼지만 사력을 다해 저항하는 럭키를 당해낼 수 없었다. 결국 목줄까지 빠지고 말았다. 보호자는 럭키가 부모님 댁, 편의점, 카페 등 실내에 들어가는 걸 기피한다며, 럭키의 트라우마가 보호자의 최대 고민이라고 말했다. 도대체 어떤 기억이 럭키를 괴롭히는 걸까.


결국 부모님 댁에 들어가는 건 포기하고 집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침 엘리베이터를 놓혀 계단으로 걸어가려고 했는데, 럭키는 잔뜩 웅크린 채 올라가려 하지 않았다. 계속 뒷걸음질 치며 저항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거품까지 물었다. 보호자가 다가가자 갑자기 발버둥쳤다. 무서워서 어쩔 줄 몰라했다. 심지어 발톱까지 세운 상태였다. 럭키는 대체 왜 그러는 걸까.

강형욱은 어떻게 봤을까. 우선, 비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10kg 정도 감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중한 몸을 가누기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것이다. 또, ‘계단 공포증’에 대해서는 허리 디스크가 있는 사람이 미끄러운 곳을 무서워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밖으로 나가자며 곧바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강형욱은 럭키에게 목줄과 가슴줄을 착용시키고 계단으로 이동했다. 물론 럭키는 아등바등하며 힘겨워했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계단을 내려갔다 와서 럭키를 예뻐해주라고 지시했고, 목줄을 잡은 상태에서 가슴줄을 단단히 받쳐 럭키가 당황하지 않도록 했다. 강형욱은 목줄을 잡고, 보호자는 가슴줄을 잡은 2인 1조 훈련이었다. 잠시 후, 럭키는 스스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물론 한 번의 시도로는 부족했다. 럭키의 입 주변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거품이 생겼다. 강형욱은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는데, 뜬 장에서 살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진 적이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보호자는 울음을 터뜨렸다. 럭키가 겪었을 일에 대해 상상하니 마음이 아팠던 모양이다. 강형욱은 보호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보호자는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몰입했다.

럭키는 처음보다 훨씬 안정되어 보이는 모습으로 계단을 내려왔다. 보호자는 럭키가 한 발 내밀 때마다 진심을 다해 응원했다. 드디어 1층까지 내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는 계단을 올라갈 차례엮다. 강형욱은 럭키가 충분히 계단을 무서워하게 한 후 계단을 내려왔을 때와 동일한 방법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목줄을 힘주어 당기자 럭키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럭키는 또다시 힘들어하며 주저 앉았다. 극도의 트라우마가 존재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제는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할 때였다. 강형욱은 능숙하게 럭키를 리드했고, 보호자도 가슴줄을 잡아 럭키의 뒤를 받쳤다. 속도가 붙은 럭키는 이제 손쉽게 계단을 올랐다. 강형욱은 ‘계단 공포증’ 훈련은 성공률이 100%라며 환하게 웃었다.

훈련이 마무리되고 강형욱은 몇 가지 조언을 건넸다. 우선, 차량에서 극도로 흥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개들이 창밖을 보는 걸 무서워한다며 창문 가리개를 설치해 시야를 막아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이어트에 대해서도 한 마디 잊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버려졌다가 구조된 럭키와 그런 럭키와 가족이 되기로 한 보호자, 그들이 ‘반려’하며 행복한 삶을 살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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