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선 단 한 끼도 대충 먹을 수 없어‘라는 재밌는 제목의 책이 있을 만큼, 도쿄는 미식의 나라라고 할 수 있죠. 라멘, 우동, 소바, 덴뿌라, 꼬치, 스시, 샤브샤브까지 우리가 한국에서 즐겨 먹는 요리들의 원조가 바로 일본이니까요.
워낙 맛집이 많아서 일일이 설명하기가 힘들 정도인데요. 이 글에서는 디저트에 초점을 맞춰보도록 할게요. ’도쿄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디저트 세 가지‘를 살펴볼까 합니다. 물론 이보다 훨씬 다양한 디저트가 있겠습니다만, 최근 경험에 비춰 글을 써볼까 합니다.
1. Ginza Tsuboyaki-imo, 고구마계의 에르메스
주소 : Tokyo Chuo city, Ginza, 7Chome-6-4 GINZA7BLDG 1층
고구마 1개가 1만 원? 솔직히 갸우뚱했죠. '너무 비싼 거 아니야?'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고구마 계의 에르메스'라고 극찬하는 어떤 리뷰를 읽고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츠보야키 이모'는 긴자의 메인 스트리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요. 근처에 갔을 때 '아, 저기구나'라고 한 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당시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웨이팅이 있었기 때문이죠.
오후 4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는데, 20팀 정도 줄을 서 있었습니다. '그래봤자 군고구마인데 금방 나오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안일한 생각이었습니다. 줄은 빨리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인내심이 필요했죠.
그래도 직원 분이 여러 차례 다가와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괜찮냐'며 굉장히 친절하게 응대해 주시더라고요. 점점 더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어떤 고구마길래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기다려서 구입하는 걸까.
어떤가요, 장인 정신이 느껴지나요? '츠보야키'라는 이름답게 '항아리(츠보)'에서 고구마를 굽고 있었는데요. 정해진 온도와 시간 동안 구워내서 최상의 맛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웨이팅이 생길 수밖에요. 이쯤되면 기대가 안 될 수 없죠.
드디어 구입 완료. (현금 및 카드 결제 가능)
고구마 언박싱이라고 해야 하나요? 껍질을 벗기는데 '와!'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웨이팅 때문에 배가 고파진 터라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고구마에 정신이 아득해졌답니다.
한 입 베어물고나서야 모든 게 납득이 됐습니다. 군고구마를 먹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 매장 앞에서 고구마를 먹던 이들이 짓던 알 수 없는 미소와 웃음 그리고 1만 원에 달하는 가격까지 말이죠.
마치 꿀을 발라놓은 것 같은 달콤함은 말할 것도 없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한 그 식감이 아직까지 잊히지 않네요. 긴자에 가신다면 꼭 한 번 도전해 보시길!
2. 디저트가 예술인 곳, 'Dandelion chocolate factory(단델리온 초콜릿 팩토리)'
주소 : 4 Chome-14-6 kuramae, Taio city
초콜릿을 좋아하고 핫초코를 즐겨 마시는 저로서는 구라마에 역(아사쿠사선) 인근에 위치한 '단델리온 초콜릿 팩토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단델리온은 원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한 빈투바(bean to bar)카페입니다. 샌프란에서 유명해져서 도쿄에도 지점이 생긴 거죠. 아, 빈투바란 카카오 원두부터 완제품까지 전 공정을 관리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그래서 공장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립니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웨이팅이 있었습니다. 도쿄의 웬만큼 유명한 식당이나 카페에는 어김없이 웨이팅이 있어서 그냥 받아들여야 할 듯합니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부로 입성했습니다. 2층까지 있지만 테이블 자리가 없어서 1층 창가를 배정받았습니다. 제법 오래 기다렸지만 관리하는 직원이 워낙 친절해서 오히려 황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일본의 힘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죠.
아기자기하고 먹음직스러운 디저트가 전시되어 있는 카운터 뒤쪽은 아예 초콜릿 공장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죠. Chef's tasting을 선택하고, 마시멜로도 골랐습니다. 핫초코도 빼먹을 수 없었죠.
주문을 마치고 한켠에 마련된 초콜릿 선물 코너도 둘러봤는데요. 세트의 경우에는 가격대가 조금 있지만, 단품도 있으니 고급스럽고 센스 있는 여행 선물이 될 것 같네요.
드디어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감탄이 나오는 비주얼입니다. 이걸 어떻게 먹죠? 네, 그래도 먹어야죠. 먹는 순서는 오른쪽부터 왼쪽 순인데요. 구성은 휘낭시에, 브륄레, 타르트, 프로피터롤, 젤리로 되어 있는데요. 다양한 나라의 원재료가 들어간 디저트라고 더 흥미롭죠?
다섯 가지 디저트 모두 저마다의 특색이 있는데다 고급스러운 맛이라 대만족이었는데요. 마시멜로도 충격적으로 맛있더라고요. 마시멜로를 커팅해서 먹는데 그 촉감이 역시 재미있더라고요.
핫코초는 어땠냐고요? 음, 단데리온의 초콜릿은 전체적으로 단맛이 강한 편은 아니었는데요. 저처럼 달달한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잔잔한 향만큼은 기분 좋았습니다.
3. 딸기모찌의 신세계, 이세탄 백화점 ‘스즈카케’
주소 : 3 Chome-14-1 Shinjuku
안타깝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웨이팅이 있습니다. 그냥 받아들이세요. 도쿄입니다.
혹시 이세탄 백화점의 식품관에 오픈런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충격적이지만 사실입니다. 보통 백화점 오픈런은 명품이나 리미티드 에디션을 구입하기 위함인데요. 하지만 이세탄 백화점은 식품관에도 오픈런이 존재합니다.
이세탄 백화점 식품관은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데요. 이곳의 스시는 다른 유명 식당에 뒤지지 않는다고 하길래 실제로 구입해서 먹어봤는데.. 진짜였습니다. 다만,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게 아쉽지만, 이세탄 백화점 식품관은 진정한 맛도리였습니다.
아, 디저트 얘기를 하고 있었죠? 식품관 내에서 오픈런이 있는 곳은 '스즈카케'라는 디저트 가게입니다. 팥이 든 빵 같은 것도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건 바로 딸기모찌죠. 말 그대로 딸기가 들어 있는 떡인데요.
쫄깃한 떡을 한 입 베어 물면 신선한 딸기의 달콤함까지 함께 맛보게 되는데요. 이 오묘한 조합이 참 기가 막힙니다. 단순한 조합인데도 확실한 맛을 보장합니다. 웨이팅이 좀 부담스럽지만, 한 번쯤 꼭 먹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생각보다 긴 글이 되었는데요. 이번 도쿄 여행에서 먹었던 디저트 몇 가지를 소개해봤습니다. 여행을 떠나서 특색있고 유명한 디저트를, 웨이팅을 견디며 한 번쯤 먹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정이 될 겁니다. 이상 '도쿄에 가면 꼭 먹어봐여 할 디저트 3'이었습니다.
'버락킴의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락킴의 뉴욕 여행기] 1. 뉴욕과 사랑에 빠지는 3가지 원칙 (2) | 2024.08.10 |
---|---|
'강릉솔향수목원' 야간 개장, 지브리의 세계에 온 것 같은 황홀함! (0) | 2024.04.01 |
도쿄 여행, '하네다 공항'을 선택할 때의 장점은? (0) | 2023.12.04 |
11월 일본 여행, 도쿄의 현재 날씨가 궁금하신가요? (0) | 2023.11.24 |
4년 만에 열린 '2023 장미축제', 중랑장미공원을 다녀오다 (0) | 2023.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