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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과 함께 살아가는 법, 강형욱의 솔루션이 준 울림

너의길을가라 2023. 8.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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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들의 로망 중 하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리라. 좋은 추억을 하나라도 더 나누고 싶은 게 보호자들의 마음 아니겠는가. 최근 1년 이내 반려동물 동반 국내 여행 횟수 조사에 따르면, 당일 여행은 2.1회, 숙박은 1.2회로 나타났다. 숙박을 할 경우에는 펜션(46%)을 가장 많이 선호했고, 호텔 (22%), 캠핑(14%), 리조트(12.8%)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남들처럼 휴가를 가기 힘든 고민견도 있기 마련이다. 지난 7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총 6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지내고 있는 보호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목양견으로 분류되는 올드 잉글리시 시프도그 몬이(수컷, 11살), 사랑이(암컷, 9살), 백두(수컷, 9살)와 치와와 초롱이(암컷, 8살), 용이(수컷, 6살), 비숑 리하(암컷, 3살)가 그 주인공이었다.

보호자 가족은 반려견 동반 펜션을 운영하고 있었다. 대형견(이모 보호자 방)과 소형견(엄마 보호자 방)은 분리 된 채 지냈고, 백두는 삼촌 보호자와 따로 살고 있었다. 엄마 보호자는 소형견들이 백두를 싫어하고, 백두가 사랑이에게 마운팅을 심하게 해서 분리한 것이라 설명했다. 몬이의 경우에는 엉덩이 양쪽에 혹이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무리가 와 예민한 상태였다.

한편, 잘 놀던 용이와 리하가 갑자기 현관 쪽으로 뛰어가 짖기 시작했다. 둘은 작은 움직임에도 격렬하게 짖었다. 덩달아 사랑이와 몬이도 짖어 난리법석이 됐다. 엄마 보호자가 제지해도 소용없었다. 물론 단호하게 통제한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펜션이다보니 평소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데, 손님들이 비품을 받으러 올 때마다 짖어대는 개 때문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엄마 보호자는 성수기 때는 하루에 한두 번 정도 환불 요청이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세리는 "안내데스크를 왜 저기로 했을까?"라며 의아해 했다. 강형욱 훈련사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는데, 사무실이 따로 없는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반려견들의 짖음으로 손님에게는 위협적으로 느껴질 상황이 반복됐고, 그 때문에 보호자들의 생업까지 부담이 가해지고 있었다.

보호자들은 문제의 주범으로 용이를 지목했다. 가장 선두에서 짖는데다 지치지 않았고 입질도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모 보호자는 엄마 보호자가 과잉 보호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행히(?) 엄마 보호자도 반려견들에게 단호하지 못한 편이라 인정했다. 그런가 하면 사랑이가 몸이를 공격하는 것도 걱정거리였다. 한 달 사이에 4번이나 됐다. 평소 문제가 없었는데 무슨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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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 느낌은.. '안전에 민감하지 않은가?', '문제 상황을 공감하지 못 하나?'라고도 느껴요." (강형욱)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혼돈의 카오스를 목격하고 현관 앞에서 잠시 대기했다. 낯선 이의 등장에 여러 마리의 반려견들이 격렬히 반응하자 엄마 보호자는 어김없이 우왕좌왕했다. 강형욱은 정돈이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가장 사납게 짖는 용이의 목줄부터 맬 것을 지시했다. 이어서 현관에 덩치가 큰 반려견이 짖는데도 보호자는 말로만 괜찮다고 한 태도를 지적했다.

또, 불과 30분 전 박세리를 물었음에도 용이에 대해 조치가 없었던 부분도 꼬집었다. 평소 산책시 외부인이 없으면 반려견들을 편하게 두는 습관이 있다보니 생긴 일이었다. 강형욱은 목줄, 켄넬 등 올바른 반려견 통제법을 설명했다. 용이는 목줄 통제에 거부 반응 없이 잘 따랐다. 훈련 하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간단한 교육으로도 통제 가능하단 걸 인식하는 게 중요했다.

"반려견들은 오랫동안 사실 방치 되어 있었네요." (강형욱)


강형욱은 반려견들이 짖는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냐고 질문했다. 엄마 보호자가 없다고 대답하자,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지 않은 것이라 지적했다. 현재 엄마 보호자와 반려견의 거주 공간은 사무실과 맞지 않는다며 사무실 장소를 바꿀 것을 제안했다. 엄마 보호자는 원래 사무실이 따로 있는데 활용을 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결국 '귀찮아서(게을러서)'였다.

문제를 찾았으니 남은 건 엄마 보호자의 변화가 필요했다. 당장 사무실을 옮겨 낯선 이들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어주기로 했다. 그렇다면 몬이의 입질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엄마 보호자에 대한 공격, 급격히 잦아진 사랑이와의 싸움에 대한 강형욱의 해법은 무엇일까. 강형욱의 솔루션은 의외였다. 그는 통제나 교육이 아니라 '노견' 몬이와 함께 사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사랑이는 몬이를 공격하는 게 나쁜 행동인 걸 알지만 기본적으로 건강한 반려견들은 이 집을 좋아하면 또 무리의식을 느끼고 있으면 노견을 봤을 때 세균덩어리로 생각해요." (강형욱)


강형욱은 노견이 소외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운을 띄웠다. 무리의식을 느끼고 있는 건강한 반려견들은 노견을 '세균덩어리'로 여긴다는 말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동물의 세계에서는 그와 같은 생리가 놀랄 일도 아닐 것이다. 이어서 강형욱은 다견 가정의 경우 노견은 개별 공간에서 따로 생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몬이에게 여러 차례 물려 겁에 질린 엄마 보호자를 위한 솔루션도 진행됐다. 강형욱은 몬이가 엄마 보호자의 손길을 반기지 않고 불안해 한다는 걸 포착했다. 몬이는 곧바로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엄마 보호자를 향해 짖었다.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를 몬이 옆에 가만히 서 있게 했다.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양육 중의 하나거든요."라는 그의 말에 또 한 번 놀랐다.

강형욱은 "나를 봐"가 아닌 "괜찮아?"라는 마음으로 몬이의 이름을 부르게 했고, 다시 앉되 한쪽 무릎을 꿇게 했다. 그러자 몬이는 언제 짖었냐는 듯 갑자기 엄마 보호자의 손을 핥으며 다가왔다. 강형욱은 그 느낌을 공유하면서 안정되었다고 생각되면 가볍게 쓰다듬으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몬이는 엄마 보호자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강형욱이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내가 만지고 싶을 때 무작정 만지고, 내가 들고 싶을 때 무대포로 들어버렸던 건 아닐까. 노견이라는 이유로 몬이의 기분을 살피기보다 건강 관리에만 집중했던 건 아닐까. 몬이는 그동안 엄마 보호자의 행동들이 차곡차곡 쌓여 한껏 예민해졌고, 그 때문에 입질견이 된 것이었다. 강형욱의 설명을 들고 몬이의 상태를 알게 된 엄마 보호자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쏟았다.

답은 찾았다. 천천히 다가가면 된다. 강형욱은 서두르지 말고 반려견의 상태를 보며 느긋하게 행동할 것을 권했다. 그밖에도 노견인 몬이를 위한 몇 가지 솔루션(①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도록 개별 공간을 마련하기 ②시각 및 청각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기)도 제시했다. 노견과 함께 살고 있는 반려인이 있다면 꼭 챙겨봐야 할 회차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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