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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 씨는 최근에『사람풍경』,『천 개의 공감』,『좋은 이별』,『만 가지 행동』등의 심리 에세이로 유명하지만, 원래 그는 유명한 소설가입니다. 허진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던『외출』뿐만 아니라『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등의 작품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죠.
『내 사랑은 그 집에서 죽었다』는 2004년에 출간됐던『성에』의 개정판입니다. 개정하면서 제목도 바뀌었는데요. 박완서 선생께서도 "굉장히 센 물결을 만난 것 같다. 한꺼번에 다 읽었다"고 호평하셨던 작품이죠.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실제로 흡입력과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스토리 자체의 힘도 굉장하지만, 무엇보다 김형경이라는 소설가의 문체가 위력을 발휘합니다.
연희와 세중의 만남, 그리고 이어지는 과거에 대한 회상.. 그 과거는 갑작스러운 도피, 폭설, 외딴 귀틀집으로의 피신, 그리고 차례대로 발견되는 세 구의 시체로 이어지고.. 그곳에 머물렀던 며칠 간 벌어지는 일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적나라하게 표현됩니다. 인간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 사랑과 환상.. 과 같은 굵직한 문제들이 어느덧 가슴을 후려칩니다. 특히 과거에서부터 현실로 돌아온 마지막 부분, 그 마지막 페이지는 뭐라 말할 수 없는 먹먹함을 안기기도 합니다.
이 소설의 원래 제목이『성에』였다는 점을 인식하고 읽는 것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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