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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데리고 나가" 이혼 위기, 강형욱은 충동 입양을 지적했다

너의길을가라 2023. 7. 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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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반려동물 입양을 결정하는 데 얼마나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할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입양을 당일 결정한 가구가 27.1%나 된다고 한다. 충동 입양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입양 결정까지 1주일 정도 걸렸다는 응답도 22.7%나 됐다. 충분한 생각과 가족 간의 논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믹스견 또봉이(수컷, 7살)였다. 시어머니를 위해 강아지 입양을 고민 중이던 엄마 보호자는 딸기 가게를 지나가다 새끼였던 또봉이와 운명적으로 처음 만났다고 한다. 마침 시어머니가 여행을 가게 됐고, 그 기간 동안 또봉이를 맡아서 키우다가 정이 들어 지금까지 함께 살게 된 것이다. 그 세월이 무려 7년이었다.

문제는 2년 전부터 시작된 입질이다. 조금씩 장난으로 물기 시작하더니 점점 정도가 심해졌다. 시조카를 시작으로 지인의 아이, 집에 놀러온 친구까지 물었다. 아이나 여자, 약해 보이는 사람에게 유독 공격성을 보였는데, 무서워하는 기색을 보이면 쫓아가서 물어버렸다. 제작진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촬영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피해자가 2명이나 발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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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불안도 문제였다. 엄마 보호자가 외출하자, 또봉이는 낑낑대며 집 안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갑자기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만큼 겁이 많았다. 엄마 보호자가 돌아오자 신이 나서 그 뒤만 졸졸 쫓아다녔고, 흥분 상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 결국 안아서 달래줘야 했다. 엄마 보호자는 자신이 수술을 받았을 때 친정에 맡긴 후 분리불안이 생긴 듯하다고 추측했다.

한편, 가장 큰 문제는 아빠 보호자가 자신을 또봉이의 보호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는 대체로 또봉이에게 차갑게 대했는데, 반겨주지도 않고 밀어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빠 보호자는 아내의 결정으로 입양하게 됐다며, 자신은 또봉이를 키우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상황에서 또봉이가 여러 말썽을 일으키자 불만이 쌓여갔던 것이다.

"보통 (개가) 7살이면 저렇게 안 하지 않아요?" (박세리)
"어릴 때 장난 욕구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해서 뒤늦게 발현된 거 같아요." (강형욱)


또봉이의 이상 행동은 엄마 보호자가 복직하면서 점점 심해졌다. 또봉이는 리모컨, 탁자 모서리, 신발, 교과서, 인형 등을 물어뜯어 망가뜨렸다. 문틀과 도어락도 남아나지 않았다. 엄마 보호자는 '개니까 그럴 수 있지'라는 포용적인 입장을 취했고, 아빠 보호자는 '개라고 무조건 용서해야 돼?'라고 맞섰다. 두 사람의 대화는 타협점을 찾지 못해 결국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남편 보호자는 또봉이를 다른 데 보내라고 쏘아붙였고, 엄마 보호자는 그건 이혼하자는 소리 아니냐며 반발했다. 잠시 자리를 벗어났던 아빠 보호자는 다시 되돌아와서 "그럴거면 둘이 나가."라고 날카로운 말을 내뱉었다. 개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싶은 아빠 보호자는 엄마 보호자에게 섭섭한 게 많은 듯했다. 가정의 위기를 지켜보는 강형욱 훈련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격렬히 짖어대는 또봉이를 부드럽게 타이르기만 하는 엄마 보호자의 훈육 방식을 지적했다. 그는 엄마가 사고친 자식을 혼내듯이 단호하게 가르치는 게 결코 나쁜 훈육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주 박세리가 자신의 반려견들을 대했던 태도를 떠올리면 좋을 듯하다. 이경규도 자신 역시 집에 가면 "조용히 해"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며 공감했다.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에게 바디 블로킹을 하도록 지시했다. 의사 표현을 확실히 전달하자 또봉이의 짖음이 잦아들었다. 목줄은 건네받은 강형욱은 강한 압박을 통해 통제에 나섰다. 또봉이는 도망치려 했지만, 강형우그이 손위기를 벗어날 수 없었다. 엄마 보호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또봉이는 어느새 주눅이 들어 꼬리를 내렸다. 개선의 희망이 보였다.

“보호자님은 감정만 느낄 뿐 행동하지 않아요.” (강형욱)


반려견과 친밀한 교감을 나누고 감정을 공유하는 일도 보호자에게 당연히 필요한 덕목이지만, 문제 행동이 포착되면 곧바로 훈육하는 것도 더할나위 없이 중요하다.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가 행동 없이 말로만 또봉이를 제지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차라리 남편 보호자가 좀더 보호자다웠다. 또봉이를 예뻐하지만, 단호할 땐 엄한 모습도 보여주기 떄문이다.

그렇다면 또봉이는 왜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걸까. 강형욱은 또봉이가 어릴 때 놀고, 산책하고, 장난치고, 혼나면서 사랑도 실컷 받으면서 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어린 시절은 조용히 보낸 후 성견이 돼서 어린 시절에 했어야 할 행동이 발현된 것 같다는 의미였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엄마 보호자의 복직(으로 인한 공백)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듯했다.

어린 시절의 행동을 해소하는 것이 솔루션의 첫걸음이었다. 또봉이를 혼자 둔 채 외출하고, 집으로 손님을 초대하고, 셋이서 함께 산책을 하는 엄마 보호자가 바라는 소박한 삶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강형욱은 아빠 보호자에게 다른 건 제쳐두고 1일 1산책을 요청했다. 또, 엄마 보호자에게는 훈육은 정확하고 단호하게 할 것을 요구했다. 추가적으로 켄넬 훈련도 필요했다.

본격적인 산책 훈련에 나섰다. 밖으로 나가자 앞으로 뛰쳐나가려 하는 또봉이의 목줄은 잡은 강형욱은 확실하게 제지했다. 그러자 꼬리를 내린 또봉이는 이전과 달리 차분한 산책을 할 수 있었다. 다른 강아지에게 보이는 공격성은 어떨까. 처음에는 숨소리부터 달라졌지만, 곧바로 제압에 나서자 흥분을 가라앉히고 금세 얌전해졌다. 개선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였다.

드디어 아빠 보호자가 목줄을 건네받았다. 무려 7년 만에 첫 산책이었다. 애초에 또봉이를 키울 의사가 없었기에 보호자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던 그에게 큰 변화였다. 아빠 보호자는 어색해 했지만 나름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산책에 대한 욕구를 스킨십으로 대체하고 있던 또봉이에게 1일 1산책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엄마 보호자에게는 고민보다 행동이, 아빠 보호자에게는 참여가 요구됐다.

강형욱의 솔루션을 통해 또봉이의 문제 행동이 개선되면서 부부는 희망을 발견했다. 다만,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은 가족과 충분한 상의 없이 충동적으로 반려견을 입양하는 케이스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가족 간 갈등을 일으키고, 반려견도 충분히 사랑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야기한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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