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진도 개물림 가해견 만난 강형욱, 그가 간절히 호소한 까닭은?

너의길을가라 2023. 6. 20. 11:01
반응형

지난 주 결방으로 쉬어갔던 KBS2 '개는 훌륭하다'는 SOS 요청을 보낸 한 보호소를 찾았다. 19일 방송의 주인공은 활동가 외 출입금지 표시가 붙은 한 마리의 개였다. 바로 2023년 3월 진도에서 일어난 개물림 사고 가해견 '보배(10개월)'였다. 이웃에 살고 있는 80대 노인을 물어 생명을 위태롭게 한 일로 재판이 진행 중이라 보호소에 임시 격리 조치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보배는 견사 내에서도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목줄을 착용하고 있었다. 활동가의 작은 움직임에도 날카로운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였다. 보배는 꼬리를 흔들면서도 사람을 물었는데, 활동가들은 보배가 꼬리를 흔드는 진짜 이유를 궁금해 했다. 강형욱은 "'난 진짜 쟤가 싫어.' 이런 게 아니라 오늘은 누굴 죽일까."라는 뜻이라며 사냥감을 찾는 것이라 설명했다.

활동가들은 청소를 할 때도 안전을 위해 보배를 견사 구석으로 몰고 재빨리 움직여야 했다. 일주일 전 견사에 들어갔다가 종아리를 심하게 물렸던 활동가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입소 후 처음으로 보배를 견사 밖으로 이동시키려고 시도했지만, 격하게 저항하는 보배에게 활동가가 물리는 돌발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활동가들의 안전을 위해 강형욱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반응형

"보통 개들이 공격적이어도 뒤로 움츠리며 짖는데 근데 보배는 울타리만 없으면 바로 공격할 정도로, 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사나워요. 솔직히 할 수 있는 건 밥 주고 물 주고.. 활동가들이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보호소 부대표)


이경규는 "뉴스를 보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사건이었"다며 놀라했고, 강형욱은 고민이 많아 보였다. 아직 성견이 아닌 보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난폭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박세리는 미국의 경우를 개물림 사고에 매우 엄격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뉴욕, 버지니아 등 16개 주에서는 개물림 사고 시 기질 평가 혹은 전문가 의견과 법원 판결을 거쳐 안락사 여부를 결정한다.

강형욱은 솔루션의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그건 '보호소 활동가들의 안전'이었다. 그는 "활동가가 물리는 것에 대해서 절대 방치하면 안 된다"면서 "시스템적으로 물리지 않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① 가능한 야외 견사에 격리할 것 ② 무리한 관리는 절대 금지할 것. 보배를 케어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활돌가들의 안전이기 때문이다.

보호소에서 보배를 만난 강형욱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상태 확인을 진행했다. 흥분한 보배는 배변까지 보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강형욱은 활동가들의 상처를 살펴보고서 보배의 무는 방식은 '펀치 그립(Punch Grip, 앞니와 송곳니로 물어뜯는 행위)'을 넘어 어금니까지 사용한 입질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포식성이 강한 보배는 단지 ’나보다 약하니까 문다‘는 본능에 지배되어 있었다.

"'누구의 생명이 더 가치 있느냐’라고 말할 수는 없는데, 다른 사람을 해한 개는 생명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강형욱)


음주운전 8번을 한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결코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강형욱은 그와 마찬가지로 여러 번 사람을 문 개도 믿을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해한 개는 생명의 가치가 없다는 개인적 생각도 전했다. 강형욱은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차 있었고, 이를 위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로서는 힘의 차이를 인식시켜 공격성을 제어하는 교육이 최선이었다. 강형욱은 일반 목줄이 아닌 올무 형식의 목줄을 요청했다. 일반 목줄을 착용하면 100% 물기 때문에,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여질 수도 있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올가미로 행동 제어를 시도하자 보배는 곧바로 달려들어 망설엄 없이 입질을 시도했다. 공격성과 위험성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강형욱은 펜스를 앞세워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보배의 목에 올가미를 걸어 통제에 나섰다. 강한 힘으로 억제하면서 보배의 체력을 소진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맹견을 다루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보배는 잠시 저항을 멈추는 듯했지만, 순식간에 돌변해 위협을 가했다. 방심했으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보배의 빳빳한 꼬리는 여전히 기세가 죽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보배의 강력한 저항으로 올가미가 끊어지는 바람에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고, 강형욱은 고민 끝에 일반 목줄을 착용시켰다. 긴 사투에도 보배의 꼬리는 여전히 기세등등했다. 1달여 만에 처음 밖으로 나온 보배는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강형욱은 활동가와 함께 양쪽에서 목줄을 잡으며 2인 1조를 이뤄 통제했다.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격렬한 저항은 계속됐고, 보배가 혀를 깨무는 바람에 유혈사태까지 벌어졌다. 한풀 기가 꺾여보이는 보배는 긴장감과 압박감에 설사를 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건 입마개 착용이었다. 강형욱은 거부감이 덜한 얇은 줄로 입 주위를 고정시킨 후 입마개를 착용시키려 했으나 보배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펜스로 행동을 토제한 후 입마개를 착용시키려 했지만, 이내 앞발로 입마개를 무력화했다.

우여곡절 끝에 입마개를 착용시킨 후 운동장 밖으로 이동했다. 강형욱은 활동가들에게 줄을 건네 통제 방법을 익히게 했다. 이 과정을 매일 2주간 반복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진 보배는 냄새를 맡다 자리에 앉아버렸다. 강형욱은 불쌍하게 보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방심할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훈련을 그렇게 겨우 마무리됐다.

보호소 대표를 만난 강형욱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생길까 너무 두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훈련사로서는 맹견을 만질 수 있지만, 그 역시도 많은 사람의 노력 없이는 버거운 일이었다. 강형욱은 보배를 평생 보호소에서 관리할 것, 야외 견사에서 생활하도록 해서 활동가들과의 접촉은 최소화해야 할 것 등을 요청했다. 활동가들의 안전을 위해 진심을 전달한 것이다.

'개는 훌륭하다'는 개물림 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했고, 개물린 가해견를 안락사시키는 것에 대한 생각도 다양하게 청취했다. 강형욱은 그 모든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국가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개물림 가해견을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시민들은 이를 반대하는 태도를 취하는 게 이상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반려 인구가 급속히 늘어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동물 관련 법의 정비와 강화는 필수적이다. 그런 법이 안착되면 반려인도 책임감의 무게를 깨닫게 될 것이다. 또,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 공개적인 토론을 하는 것 자체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그만큼 '개는 훌륭하다'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