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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훌륭 3년 해도 소용 없어" 강형욱이 허탈하게 웃은 까닭

너의길을가라 2023. 9. 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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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과 반려동물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KB금융그룹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반려가구는 552만 가구이며 반려인은 1,262만 명이다. 한국인의 4명 중 1명이 반려인이라는 얘기다. 엄청난 수치이다. 반려 인구가 늘어나면서 사회적으로 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중요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거 형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가 찾은 곳은 경기도 파주의 한 빌라였다. 그곳은 반려동물이 있어야만 입주 가능한 특별한 주거 공간이었는데, 곳곳에 반려 동물을 위한 배려가 넘쳤다. 가령, 길에 배변 봉투가 비치되어 있었는고, 건물 입구에는 계단이 없었다. 또, 산책 후에는 바로 발을 씻길 수 있는 수돗가가 완비되어 있었다. 이처럼 사소한 것부터 달랐다.

집 내부는 어떨까. 공조, 수도 시설이 갖춰진 펫룸이 있었고, 집 바닥 전체가 논슬립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는 반려견이 관절 보호를 위한 선택이었다. 또, 오염에 강한 프로셀린 타일도 돋보였다. 그런가 하면 이동에 불편한 문턱도 제거됐고, 콘센트도 반려견이 닿지 않을 높이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개 편한 세상’인 이 곳에도 고민견이 있단 말인가?

포메라니안 뀨(수컷, 7살)
푸들 포리(수컷, 10살)


뀨와 포리네는 육아와 반려견을 따로 분리해서 케어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 아기와 반려견이 함께 있었다. 애교쟁이 뀨는 갑자기 돌변해 아빠 보호자를 향해 짖기 시작했다. 흥분은 점점 높아졌다. 뀨를 달래기 위해 안아 들자 금세 조용해졌는데, 바닥에 내려놓자 다시 짖었다. 포리를 위협하기까지 했고, 급기야 아기를 향해서도 짖었다. 이유는 질투심 때문이었다.

이러한 집착은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는 이모 보호자를 향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모 보호자의 품 속을 차지한 뀨는 포리의 접근을 원천 봉쇄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뀨는 아기에게 입질한 적이 있었는데, 아기가 간식을 줄 때 장난으로 뀨의 머리를 내려치자 물었던 것이다. 강형욱은 "보호자들이 반려견도 안 말리고 아기도 안 말리네요."라며 한숨 지었다. 교육의 부재를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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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 닥스훈트 단지(7살), 연지(6살), 린지(5살)

같은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두 번째 고민 가정은 닥스훈트 3마리와 함께 지내고 있었다. 아침 식사 중인 보호자 가족은 연지가 식탁 위에 올라오는 데도 별다른 제지 없이 익숙한 듯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이경규는 "밥상 위에 어떻게 개가 올라오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형욱은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박세리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짖음도 문제였다. 세 마리의 닥스훈트는 목청이 커서 집이 떠나가라 짖어댔다.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 간단한 대화조차 불가능했다. 그런데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보호자가 한 명도 없었다. 그런가 하면 엄마 보호자는 단지를 슬링백에 넣은 채 안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평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청소, 요리, 육아를 할 때도 항상 그렇게 안고 있었다.

린지는 집 안의 물건들을 파괴하는 습성을 갖고 있었고, 단지는 심각한 분리불안이 있었다. 강형욱은 "차를 하나 살 때는 굉장히 많이 고민을 하거든요. 그런데 반려견의 경우 그만큼 조사를 안 해요."라며 답답해 했다. 입양할 견종의 역사나 특성을 공부하지 않고 신중하지 않게 이뤄지는 반려견 입양 풍토를 꼬집은 것이다. 주거 환경에만 초점을 두고 통제나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우리가 '개는 훌륭하다'를 3년 했지만 소용 없어요. 한 10년 해야 돼요. 계속 알려드려야 돼요." (강형욱)


뀨와 포리네를 방문한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에게 밀쳐내 본 적은 없냐고 질문했다. 엄마 보호자는 미쳐내도 계속 짖어 과호흡까지 온다며 우려했다. 이때 엄마 보호자 품에 안겨 있던 뀨는 근처에 다가온 아기를 향해 으르렁거리며 위협을 가했다. 강형욱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 보호자들을 보며 "사실 지금 되게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각심을 불어 넣었다.

충분히 위험한 상황에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강형욱은 많은 반려견들이 7세 미만의 아이들을 사람들이라고 여기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 후 제대로 제지하거나 통제한 적이 없는 엄마 보호자를 상대로 블로킹 훈련을 가르쳤다. 소파 위에 올라와도 밀어내고, 따라다니면서 몸으로 밀쳐냈다. 포리를 위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엄마 보호자의 단호해진 반응에 뀨는 턱 떨림 현상을 보였다. 강형욱은 뀨가 흥분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라 분석했다. 그런 뀨를 아무런 통제 없이 내버려두는 건 위험한 일이었다. 계속되는 블로킹에 뀨는 이상한 감지했는지 켄넬로 이동했다. 강형욱은 문제 행동을 방관하는 게 아니라 문제 행동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반복적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편하게 키우는 걸 선호하는 느낌이에요." (강형욱)


이어서 강형욱은 이경규, 박세리와 함께 단지, 연지 린지네 집으로 이동했다. 낯선 사람들의 등장에 난리법석이 됐다. 그런데도 엄마 보호자는 전혀 제지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했다. 강형욱이 "말려 보실까요?"라고 제안하자 그제서야 통제에 나섰지만 영 어색한 모습이었다. 목줄 경험도 전부했다. 엄마 보호자는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강형욱의 제안에 따라 목줄을 채운 후 가볍게 통제하자 닥스훈트 가족의 짖음이 뚝 멈췄다. 보호자도 목줄의 위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박세리도 "목줄 하나면 끝나는 걸."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조용해진 집 분위기에 한쪽 구석에 얌전히 앉아 있던 린지는 한결 편안해 보였다. 강형욱은 불만만 표현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그 심정을 헤아렸다.

보호자가 그동안 통제를 안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을 피해 다녔다고 대답했다. 강형욱은 문제를 회피하고 사는 건 문제 없이 사는 게 아니라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라 정곡을 찔렀다. 그러면서 도시의 삶을 선택했다면, 그 이점을 누리는 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규칙을 만드는 건 언제나, 반드시 보호자가 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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