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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마개는 나를 위한 거예요" 강형욱이 한국의 동물보호법 지적한 까닭

너의길을가라 2023. 8. 2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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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지능지수 1위에 빛나는 '보더 콜리'는 뛰어난 두뇌 능력과 민첩섭으로 양치기 개로 유명하다. 많은 운동량과 활동이 필요해 독 스포츠 대화에서도 자주 목격되는 견종이기도 하다. 그런 보더 콜리도 KBS2 '개는 훌륭하다'에 여러 차례 '고민견'으로 출연했었는데, 전조 없는 입질견 막뚱이(26회)와 차만 보면 달려드는 로즈(58회), 상대견에게 반응하는 니키(153회) 등이 있었다.

28일 방송된 188회의 고민견은 블루얼 보더 콜리 '산이(수컷, 11개월)'였다. 산이는 애교 만점에 센스까지 뛰어나 보호자 가족으로부터 많은 예쁨을 받고 있었다. 또, 켄넬에도 잘 들어가고 배변 실수도 없을 정도로 영리했다. 그렇다면 보호자들은 무엇이 고민이기에 강형욱 훈련사의 도움을 요청한 걸까. 관찰 영상을 통해 파악된 산이의 문제는 크게 세 가지였다.

① 오토바이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
② 형, 누나 보호자에 대한 입질
③ 산책 시 보이는 공격성

집에 있던 산이는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창문으로 향했고, 지나간 후에도 오랜 시간 흥분 상태를 유지했다. 또, 형 보호자가 장난을 치거나 애정 표현을 할 때 입질을 했고, 누나 보호자에게는 마운팅까지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집 앞이 차도라 차로 20분 거리의 공원까지 산책 원정을 해야 했는데, 산이는 남자 행인을 보자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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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리더에 줄을 안 맸네?" (강형욱)


그 장면을 지켜보던 강형욱은 젠틀리더(Gentle Leader)만 채우고 줄을 연결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젠틀리더란 얼굴에 리드줄을 착용하는 장치로 반려견의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주는 장치로 반려견의 시선도 통제할 수 있다. 엄마 보호자는 입마개 흉내를 내기 위해 젠틀리더를 착용시킨 듯했는데, 그건 시늉만 한 셈이라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산책 후 보더 콜리 모임에 간 산이는 유일한 암컷인 보리 곁을 맴돌았다. 계속된 집착에 보리가 짜증을 냈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로건이 다가왔다. 산이는 자신보다 덩치가 조금 큰 로건을 물어버렸다. 중성화 안 된 수컷의 번식 본능 때문일까. 상대 반려견에 대한 입질이 처음은 아니었는데, 보호자들은 산이가 체격이 더 큰 버니즈 마운틴 도그를 문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산이의 문제는 기질적인 것과 충동적인 것이 혼재되어 있었다. 과연 훈련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을까.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을 반 산이는 공격성을 보였다. 앞가슴을 내미는 런지 자세를 취하며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강형욱은 상대방에게 위협감을 주는 자세라며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보에 가까운 보호자들을 위해 목줄이나 입마개 착용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훈련으로 반려견의 흥분도를 낮출 수 있지 않아요?" (박세리)
"훈련은 '앉아', '엎드려' 같은 내용이지 인성 교육이 아니잖아요." (강형욱)


강형욱이 스프링 달린 목줄을 맨 이유에 대해 묻자, 엄마 보호자는 "목에 충격을 덜 준다고 해서.."라고 답했다. 강형욱은 "(통제하려면) 충격을 줘야죠."라고 단호히 대답했다. 올바른 통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어서 강형욱은 입마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흔히 입마개가 타인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지만, 강형욱은 "나(보호자)를 위한 것"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해외에서는 반려견이 누군가를 물 경우 어마어마한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의 개 물림 사고 평균 보상액은 4,800만 원(2006년 기준)이었고, 일본에서는 닥스훈트가 짖는 소리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진 피해자가 받은 배상액이 1억 5천 만 원이었다. 이 때문에 입마개 착용은 보호자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어떤 보호자가 매번 4800만 원을 낼 수 있을까.

강형욱은 한국에는 공격적인 반려견에 대처하는 정교한 동물보호법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물림사고를 일으킨 가해견이 다음 주에도 또 반려견 운동장에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법이 없다.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보호자 개인에게 달려 있기에, 강형욱은 공격성 있는 반려견에게는 보호자의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산이를 관찰해 본 강형욱은 산이가 예민하고 겁 많은 기질이라는 점은 간파했다. 산이의 공격성은 ‘방어적 공격성’에 가까웠고, 이는 공포심에서 나오는 것으로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점점 더 강화되는 측면이 있었다. 또, 위협받은 게 없는데도 공격성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충동적인 성향 때문이었다. 낮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훈련이 시급해 보였다.

반응성을 낮추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① 자극이 없는 환경을 마련하거나 ②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우선, 현재의 주거 환경을 극적으로 개선하는 건 어려웠다. 오토바이를 마주치지 않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결국 압박이 필요했다. 강형욱은 압박을 통해 직접적인 문제 행동을 감소하겠지만, 문제의 근원까지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훈련사인 그에게도 딜레마였으리라.

세 번째 방법은 ③ 중성화이다. 다만, 강형욱은 지금은 강한 자극이 될 수 있기에 6개월 후, 산이가 18개월 쯤 됐을 때 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강형욱은 반려견 케어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아빠 보호자의 태도도 지적했다. 엄마 보호자는 아빠 보호자가 바쁘기 때문이라 둘러댔지만, 강형욱은 “나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산책시키고 왔어요.”라며 결국 의지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우선, 입마개 착용 연습부터 시작했다. 산이는 입이 막히니 위축된 듯했는데, 어색해 하기는 해도 곧잘 따라와 주었다. 내친 김에 야외 산책까지 나섰다. 여전히 오토바이를 향해 흥분해 짖고, 마주친 반려견에게도 달려들려 했다. 줄당김도 심한 편이었다. 아직 산책의 기본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올바른 산책 교육을 배우지 못한데다 복잡한 환경 떄문에 더욱 예민해진 것이다.

강형욱은 예민한 반려견에게 최고의 약은 운동이라 강조하면서 시각적인 놀이 말고 단순한 걷기, 뛰기, 수영을 추천했다. 훈련은 조금씩 결심을 맺어나갔다. 더 이상 산책에서 만난 반려견을 향해 달려들지 않았다. 강형욱은 산이가 자신을 방어하려 했던 것이라며 사실은 피하고 싶었을 거라 짐작했다. 마지막 문제인 중년 남자를 향한 공격성도 충분히 제어됐다.

이경규가 걸어가며 공격성을 판단해 봤지만, 더 이상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반기기까지 했다. 예민하고 겁이 많은 탓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짖었던 산이는 꾸준한 훈련을 통해 나아질 것이다. 반려견의 기질만큼이나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이 반려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호자들이 제대로 알고 책임감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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