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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의 맛집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23. 천안 유량동 '반달정원'을 다녀오다



유량동(留糧洞), 흥미롭고 예쁜 이름이죠? 


직접 발음을 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 이름을 부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이중모음('ㅠ'와 'ㅑ')이 연속으로 두 개나 쓰인데다, 둘 다 상승 이중모음(끝소리가 높아지는 이중모음)이기도 하죠. 또, '량'이라는 글자가 주는 청량감(淸涼感)이 가득 느껴집니다. 밝고 경쾌한 느낌을 만들어 내는 유음 'ㄹ'이 쓰인 덕분일까요? 계속해서 부르고 싶어지는 지명입니다. 유량동. 유량동? 유량동! 


발음의 신묘함(!)과 달리 뜻은 특별할 게 없습니다. 고려 태조 때 군량을 쌓아뒀다고 해서 유량골로 불린 게 그 유래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허무하죠? 원래 지명이라는 게 대부분 그런 식으로 별 생각없이 지어지는 법이죠. 참고로 유량동은 천안시에 걸쳐 있는 태조산(太祖山)에 터를 잡고 있는데요. 네, 짐작하셨다시피 '태조'가 머물렀다고 해서 그리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물론 고려의 태조 왕건입니다. 


한때 사람들이 몰렸던 태조산이었지만, 지금은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잃어버렸습니다. 주변의 상가들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분위기가 쓸쓸합니다. 다만, 유량동은 실력 좋은 맛집과 예쁘고 분위기 있는 카페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봄기운이 올라오는 이때쯤부터 각광받기 시작하는 곳이죠. 데이트 코스로도 괜찮고, 가족들끼리 나들이하기에도 좋습니다. 



반달정원 

주소 : 충남 천안시 동남구 태조산길 238

연락처 : 041-55-3687

영업 시간 : 매일 11:00 - 23:00

휴무 : 매월 2, 4주 화요일 정기휴무


이번에 소개할 맛집은 '반달정원'이라는 식당 겸 카페입니다. '리각미술관(조각가 이종각 선생을 기념하는 성격의 미술관. 이종각 선생의 이름에서 중간자를 빼고 작명함)'에 들렀다가 식사를 하기 위해 맛집을 검색하다가 찾은 곳이죠.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려던 순간, 눈앞에 '반달정원'이라는 간판이 나타나지 뭡니까? 이게 웬 횡재! 알고보니까 리각미술관 바로 건너편에 있더군요. 


건물이 깔끔하고 예뻐 보이죠? 주차장도 널찍하고 말이죠. 벌써부터 마음에 쏙 듭니다. 건물은 1층과 2층으로 돼 있는데요. 햇살이 잘 들어오도록 유리창이 큼지막하게 나 있었습니다. 1층은 아예 통창으로 돼 있었고요. 마침 날이 워낙 좋아서 봄기운이 자연스럽게 내부를 채워줬습니다. 식사는 1층, 카페는 2층으로 나뉘어져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내부의 분위기도 좋죠? 


'반달정원' 1층의 모습 



'반달정원' 2층의 모습 


지인들과 함께 가느라 정신이 없어 메뉴판을 찍지 못했는데요. (블로그를 하는 사람으로써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 음, 메뉴는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아 적절하다고 생각됐고,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게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었어요. 반달정원의 식사 주메뉴는 '카레'와 '돈까스'였습니다. 아쉽게도 '황게 카레'는 준비 중이라고 하네요. 먹어보고 싶은 비주얼이었는데 말이죠. 


단품 주문도 가능하고, 세트로 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에이드(6,000원)를 마시고 싶으신 분들은 세트가 가격 면에서 유리하겠죠. 뭐, 2,000원 정도 절약됩니다. 물로도 충분하신 분들에겐 단품이 훨씬 더 경제적일 겁니다. 또, 세트 메뉴에 포함되지 않는 메뉴, 이를테면 감바스나 파스타, 함박스테이크를 고르려면 불가피하게 단품으로 갈 수밖에 없겠죠. 


고민 끝에 A세트(돈까스 or 치즈 돈까스 + 새우 or 치킨 카레 + 에이드 1잔)을 2개 주문했습니다. A세트의 가격은 29,000원이었는데요. 음식의 퀄리티도 높은 편이라 가격에 대한 잡념은 들지 않더군요. 데코레이션만 봐도 음식에 정성이 듬뿍 들어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요. 요리를 먹으면서, 그리고 먹고난 후에 그 '정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됐습니다. 식재료가 신선하고 양질이라는 걸 '위(胃)'와 '장(腸)'으로 느낄 수 있었거든요.




와, 정말 침샘을 자극하는 비주얼 아닌가요? 저 노른자의 요염한 자태를 보세요! 맛을 설명할 차레인데요. 제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죠. 간단히 설명하자면, 매운 정도는 살짝 매콤한 느낌을 주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계란이 풀어져 있어 부드러운 맛을 더해주더군요. 카레와 계란의 궁합이 이렇게 잘 맞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새우와 치킨의 질도 훌륭했습니다. 



수제 돈까스의 경우에는 근래에 먹어본 것 중에 가장 깔끔했습니다. 고기의 질도 좋았고, 간도 잘 맞았습니다. 당연히 맛도 좋았죠. 고기를 먹고난 후의 더부룩함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샐러드 드레싱은 제가 좋아하는 게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하고 인사까지 드렸답니다. 좋은 식재료와 따뜻한 정성은 맛을 배신하지 않는 법이죠.


봄이 한층 다가왔습니다. 이미 낮에는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죠. 유량동, 특히 리각 미술관-반달정원 코스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리각 미술관의 경우에는 건물 외부에 청동으로 된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미술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구경하기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산책을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네요. 바람을 살짝 쐬었다면 반달정원으로 가서 맛있는 식사를 하면 더욱 좋겠죠. 



맛 : ★★ 

친절도 : ★★★

청결도 : ★★★★ 

분위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