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공간에 무수히 많은 시간이 흐른다. 시간은 공간 하나를 유심히 살핀다. 그곳이 어느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카페'의 창가 쪽 테이블이라면 어떨까. 먼지는 청소를 하는 주인의 손길에 매일마다 지워질 테지만, '이야기'는 시간만큼 차곡차곡 쌓여 나갈 것이다. 그 이야기를 타이핑 해서 얇은 A4용지에 옮겨 적어 둔다 하더라도 카페의 지붕을 뚫고 나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 어쩌면 이미 달나라에 가 닿았을지 모를 일이다. 흐르는 건 시간뿐이라 그것만 변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시간이 스치고, 머물고, 할퀴고, 엉키고 지나가면 공간도 변한다. 아주 완연히, 그리고 현격히 변한다. 가끔 카페에 가게 된다. 대부분 사람들과 함께 있으므로 대화가 거의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