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 22

새 멤버 돋보였던 <알쓸신잡2>가 알려준 배움을 향한 태도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빈자리는 최소화 됐고, 더 나아가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했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tvN (이하 )가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6.612%(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한 준수한 시청률도 긍정적이었지만(의 마지막 회 시청률은 6.543%이었다.), 무엇보다 김영하 소설가, 정재승 박사와 배턴 터치를 하고 합류한 새로운 멤버들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다는 점이 낙관적이다. 시즌 1에서 기존 멤버들이 워낙 좋은 '합'을 만들어냈던 터라 (불가피한) 멤버 교체에 대해 우려가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새롭게 합류한 유현준 건축가(홍익대 건축대학 교수)와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 플랑크 사회인지신경과학 박사)는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염려를 기대로..

상승세의 <매드독>과 <부암동 복수자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 됐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각 방송사들은 각양각색의 작품들을 쏟아냈다. 주중과 주말 가릴 것 없이 매력적인 드라마들로 가득 들어 찼다. 그 중에서 수, 목이 가장 힘들다. 대진표가 워낙 까다로운데, '죽음의 조'라 봐도 무방하다. 라인업을 살펴보자. SBS , MBC , KBS2 , tvN , 이렇게 네 편의 드라마가 살벌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청률만 봐도 다닥다닥 바투 붙어 있다. 단독으로 치고 나가는 드라마도 없지만, 그렇다고 한참 뒤쳐진 드라마도 없다. 우선, 가장 먼저 방송(8월 30일)돼 수, 목을 2달 가까이 지켜오고 있는 의 시청률 추세를 살펴보자. 하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던 첫 회 10.6%(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했던 은 곧바로 난파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TV + 연예 2017.10.26

'장첸' 윤계상이 이끈 <범죄도시>의 예상 밖 흥행 질주

객관적인 전력이 훨씬 부족한 약팀이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있다. 가령, 지난 21일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허더즈필드가 맨유를 상대로 2 : 1 승리를 거둔 경기가 대표적이다.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스포츠에선 이런 일들이 가끔 벌어진다. 영화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추석 극장가를 떠올려보자. 출연 배우들의 이름값, 배급사의 규모와 스크린 숫자 등에서 한참 밀렸던 가 을 넘고 추석 극장가의 주인공이 되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게다가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는 여러모로 관객 동원에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는 돌풍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는데, 의 선전을 넘어선 완승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이 기대와 달리 379만 9,205명..

버락킴의 극장 2017.10.26

치마는 안돼? <동상이몽2> 강경준 씨, 그것도 데이트 폭력입니다

데이트를 하기 위해 남자가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여자가 나타났는데도 남자의 표정이 떨떠름하다. 왜 그런걸까? 여자가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계속해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여자의 치마 쪽으로 고정한다. "안 이뻐?"라고 묻는 여자에게 "아니 예뻐서 좋은데.."라며 얼버무리더니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오라는 손짓을 한다. 결국 여자는 남자의 뜻을 수용하고, 청바지로 갈아입고 돌아온다. 그제서야 만족한 남자는 웃음을 띠며 박수를 친다. 여자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는 건 안중에도 없다. 연애 초기의 수많은 '전쟁'을 통해 남자는 승리를 쟁취해 왔을 테고, 여자는 무력감을 취득했을 게 뻔하다. 싸움을 피하기 위한 여자의 순종적인 태도가 못내 안쓰럽다. 인터뷰에서 여자는 "..

TV + 연예 2017.10.24

<신혼일기2>는 결혼 장려 프로그램이 아니다

"내 장래희망은 현모양처였어. 근데 나이가 들면서 깨달은 게 뭐냐면, 나는 결혼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알콩달콩 이러고 싶었던 거지. 그 어린 나이에는 결혼을 하면 따라오는 현실들을 몰랐던 거지." (MBN 7회 방송 중 조미령의 말) 결혼이 필수였던 시대가 지나지고, 결혼이 선택인 시대가 오고 있다. 너무 단정적인 것 아니냐고? 2016년 통계청이 실시한 사회조사(만 13세 이상 국민 3만 8,600명 대상)에 따르면, '결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1.9%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추세'일 텐데, 결혼은 필수라는 생각은 2010년 64.7%, 2012년 62.7%, 2014년 56.8%에 이어 2016년엔 51.9%로 지속적이고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TV + 연예 2017.10.22

계약 결혼은 어때?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쏟아지는 뜨거운 공감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구석이 있다. 특히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잠들기 전 우리는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내일은 좋은 일이 있을 거야.' 그와 같은 달콤한 자기 최면은 '다음 달엔..' 그리고 '내년엔..'과 같은 식으로 반복 재생산된다. 그렇게 우리는 오지 않은 시간, 즉 '미래(未來)'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한번 상상해보자. 미래의 나, 그러니까 10년 후의 나를 머릿속에 그려보자. '불행'을 떠올린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행복'으로 미래의 나를 화려하게 꾸몄을 게다. 그런데 정말 나아지는 걸까. 우리가 기대하는 것처럼 미래는 우호적이기만 한 걸까. tvN 월화 드라마 의 남세희(이민기)는 "예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

TV + 연예 2017.10.21

마이듬 검사는 '몰카' 피해자가 아니라 '불법 촬영' 피해자입니다

KBS2 은 검찰 내 가상의 부서인 '여성아동범죄전담부'를 전면에 내세운다. 원칙주의자인 민지숙 부장검사(김여진)를 필두로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치는 여진욱 검사(윤현민)와 승소를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이듬 검사(정려원)가 주축으로 활약하며 묘한 조합을 이룬다. 은 법정 수사 드라마 최초로 여성아동 대상 범죄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현실적이고 적나라한 접근으로 '성범죄'가 판치는 대한민국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이 특히 흥미로웠던 건 역발상을 통해 현실을 조명했다는 점이다. (물론 생동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 정려원의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도 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진부하지 않았다. 가령, '여아부'의 첫 번째 케이스였던 '교수-제자 성폭행 사건'의 경우, 남성과 ..

TV + 연예 2017.10.19

디지털 성범죄 다룬 <마녀의 법정>이 마냥 사이다일 수 없었던 이유

"세상에 피해자가 되고 싶어서 되는 사람은 없어요." 승소(勝訴)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독종이었다. 그래서 '마녀'라는 별명도 얻었다. 피의자들의 죄를 밝히는 것만 궁리했고, 법정에 선 피고인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형량을 줄 수 있을지만 고민했다. 그러다보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상처입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피해자의 심정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냐고 따져묻는 동료 검사에게 "그걸 내가 왜 해야 돼죠? 난 검사지, 변호사가 아니거든요."라고 되받아쳤다. 자신은 절대 피해자가 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여성아동범죄전담부'에 들어가게 된 마이듬 검사(정려원)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 수사를 맡게 된다. 용의자는 전 여자친구들의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를 ..

TV + 연예 2017.10.18

<희생부활자>가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희생부활자(RV, Resurrected Victims): 억울하게 죽은 뒤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 죽은 사람이 되살아난다. 물론 '모든' 사자(死者)가 부활하는 건 아니다. 일정한 규칙이 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 그리고 복수를 하려는 사람만이 죽음의 강을 거슬러 돌아온다. 아직 진범이 잡히지 않아 온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미제 사건의 피해자가 희생부활자가 되는 셈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이 되돌아와 못다한 애틋한 감정들을 나눌 거라는 낭만적인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다. 곽경택 감독의 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검사 진홍(김래원)은 누나인 희정(장영남)에게 엄마 명숙(김해숙)이 살아서 돌아왔다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향한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엄마는 7년 전 ..

버락킴의 극장 2017.10.17

역시 OCN, 달라진 송승헌..<블랙>에 대한 기대가 확신으로 바뀌다

바야흐로 '드라마 풍년'이 도래했다. 월화, 수목, 주말을 참신한 소재를 맛깔나게 살린 드라마들이 꽉 채웠다. 이와 같은 풍성함은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을 가리지 않는다. 게다가 장르도 다양하고, 저마다 개성 넘치고 매력적이다. 그러다보니 특정 드라마의 '독주'는 없지만,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근래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챙겨 봐야 할 드라마가 많기 때문이다. 솔직히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이처럼 즐거운 혼란 속에서 OCN 은 제법 눈에 띠는 드라마다. 은 방영 전부터 송승헌과 고아라의 출연으로 주목을 받았고, '저승사자'와 '죽음(의 그림자)을 보는 여자'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시선을 끌었다. 저승사자라는 설정은 tvN 와 비슷한 것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기도 했지만, 은..

TV + 연예 2017.10.16

예전의 <삼시세끼>는 이렇지 않았는데.. 서운함의 정체는?

그 어떤 시즌보다 같지 않았던 가 끝이 났다. '바다목장 편' 말이다. 10.568%(닐슨 코리아 기준)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9.085%로 마무리 됐다. 비록 첫회가 최고 시청률이었지만, 매회 8~9%를 왔다갔다 했던 성적표는 매우 준수했다. 게다가 동시간대 1위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을 만큼 경쟁력도 있었다. 그만큼 는 타깃 시청층을 넘어 전국민적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성공이냐 실패냐를 묻는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성공'이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아쉬움이 남는다. 정체를 쉽사리 파악하기 힘든 서운함이다. 그 감정을 가만히 추적해보니 일종의 '상실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의 는 이렇지 않았는데..'라는 말이 계속해서 입안을 맴돈다. 그렇다, 는 변했다. 이전의 가 갖고 있..

TV + 연예 2017.10.14

주민 교환과 이주민 연합의 해체, 장동민의 빅 픽처가 빛났다

높동 : 전원 투표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사회 장동민(개그맨), 줄리엔 강(방송인), 정인영(방송인), 학진(연기자), 김회길(피트니스 모델), 박현석(대학원생), 유승옥(모델), 캐스퍼(래퍼), 이준석(정당인), 김하늘(외국 변호사), 고우리(연기자), 마동 : 소수 권력에 의한 독재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사회 이천수(전 축구선수 ), 조준호(유도 코치), 손태호(취업 준비생), 권민석(MMA 선수), 알파고(기자), 구새봄(방송인), 유리(모델), 김광진(전 국회의원), 엠제이 킴(MMA 선수), 박광재(연기자), 정은아(대학생) 관점에 따라 현상은 달리 보인다. 그 누구도 '온전한 코끼리'를 마주할 수 없다. 우리가 본 대상이 코끼리의 발이나 꼬리, 코와 같은 '일부'가 아닐지라도 우리..

TV + 연예 2017.10.14

소마미술관의 '테이트 명작전 : NUDE', '19금(禁)' 전시실의 비밀

지난 화요일 방이동에 위치한 '소마미술관'을 찾았다.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 - NUDE'를 감상하기 위해서 시간을 냈다. '누드'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와 같은 콘셉트로 전시를 꾸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어떤 작품들이, 어떤 테마로 묶여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또,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등 거장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소마미술관은 올림픽 공원 내에 있는데, 1998년 올림픽 공원의 개원과 함께 그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에는 야외 조각공원이 전부였지만, 1998년 미술관으로 등록하고 2004년에 서울 올림픽 미술관(Seoul Olympic Museum of Art)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다. 그 이름이 올드한..

두세 끗 부족한 <당잠사>, 부족한 10℃의 원인은 무엇일까?

두세 끗이 부족하다. 이를테면 끓는점에 도달하기 전, 90℃ 정도 온도의 물처럼 말이다. 분명 뜨겁기는 한데, 팔팔 끓어오르진 않는다. SBS (이하 ) 이야기다. 갖춰야 할 건 다 갖췄다. 속된 말로 빵빵하고 짱짱하다. 그런데 뭔가 애매하다. 심지어 어색하기까지 하다. 집중해서 보다가도 어느 순간 맥이 탁 풀린다. 몇몇 장면은 스킵해도 무방하고, 어떤 장면들은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재미가 없진 않다. 물론 100℃가 되지 못한 재미. 이러다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가 되는 건 아닐까. SBS , , 를 집필한 박혜련 작가의 필력은 이번에도 단연 돋보인다. 마음의 소리를 듣거나 '피노키오 증후군'으로 진실을 감별했던 '판타지'는 '꿈'으로 나아갔다. 의 주인공들은 '예지몽'을 통해 ..

TV + 연예 2017.10.12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21. 박해진,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다

ⓒ마운틴 무브먼트 "특별한 일을 한다기보다 제가 할 수 있을 때 시작한 기부와 봉사활동에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사실 좀 쑥스럽다. 앞으로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활동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여러분들도 관심을 보여주시면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서로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려 17억 원. 지난 2011년부터 배우 박해진이 사회의 이곳저곳에 기부한 총 금액이다. 물론 기부를 이야기할 때 '금액'을 강조하는 건 바람직한 접근은 아니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기부라는 행위 그 자체가 훨씬 더 중요하고, 따라서 우리는 그 행위를 있게 한 마음가짐 혹은 동기 같은 것들에 집중해야 마땅하다. 그렇다고 해서 금액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그 또한 바람직한 접근은 아니다. 일회적인 것이 아닌 이상 금액은..

정려원 돋보인 문제작, <마녀의 법정>은 웰메이드가 될 수 있을까

"뭐, 어쨌든 승소했잖아요.""아까 동성애 사실 추궁당할 때 남우성 씨 표정 보고도 그런 소리 나옵니까? 지금 남우성 씨가 어떤 심정일지 생각 안 하십니까?""그걸 내가 왜 해야 돼죠? 난 검사지, 변호사가 아니거든요." 재판에서 (어떻게든) 이기는 것. 그래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떨치는 것. 승진과 출세, 마이듬 검사(정려원)의 머릿속엔 이런 단어들뿐이다. 현실적일까? 아니면 속물적일까?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겠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만을 좇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범죄 피해자가 극구 숨기고 싶었던 사생활,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재판의 손쉬운 승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드러내고, '어쨌든 승소했다'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은 경악스럽기만 하..

TV + 연예 2017.10.11

눈물 쏙 뺐던 '진주댁' 염혜란, 코믹과 정극 다 되는 다재다능한 배우

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나옥분(나문희) 할머니가 미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을 하는 장면일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민재(이제훈)가 도착하고, 옥분 할머니는 "I Can Speak."라 외치며 단상에 올라 끔찍했던 위안부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일본을 향해 "아이 엠 쏘리. 미안하다는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습니까?"라고 절규한다. 그 장면은 수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한편, 에서 가장 뭉클했던 장면을 꼽으라면 자연스레 '진주댁(염혜란)'을 떠올리게 된다. 가장 위안이 됐던 장면을 고르래도 마찬가지다. 과거를 꽁꽁 숨긴 채 살아왔던 옥분 할머니는 용기를 내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린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결정이었지만 옥분 할머니는 여전히 두렵기만 하다. 삶의 터전이었던 시..

TV + 연예 2017.10.09

진일보한 관찰여행 예능 <내 방 안내서>를 보며 <무한도전>이 떠올랐다

2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박신양은 자신만의 작업실을 공개했고, 더불어 일상의 한 부분도 꺼내 놓았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풍경과 그 속에 어우러지는 삶도 살며시 보여줬다. 늘 가던 빵집에 들러 '제 빵'을 사먹었고, 지나가다 수시로 들리는 자전거 매장에서 원두 커피를 맛보기도 했다. 단골 꽃집에선 "깍아주세요"라며 애교를 부렸고, 익숙한 밥집에서 식사도 했다. 마트에서 "지난 번 불고기용 고기가 맛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렇게 박신양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을 소개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 스님은 "우리나라에 있으면서 되게 바쁘게 살았"다면서 "조금 지친 것 같다"며 '쉼'을 강조했다. 그는 '홈 스와핑' 희망국가 1지망으로 네덜란드를 ..

TV + 연예 2017.10.08

중반 넘은 <소사이어티 게임2>, 탈락에도 예의와 명분이 필요하다

높동 : 전원 투표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사회 장동민(개그맨), 줄리엔 강(방송인), 고우리(연기자), 정인영(방송인), 학진(연기자), 김회길(피트니스 모델), 유리(모델), 박현석(대학원생), 캐스퍼(래퍼), 이준석(정당인), 김하늘(외국 변호사) 마동 : 소수 권력에 의한 독재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사회 이천수(전 축구선수), 조준호(유도 코치), 손태호(취업 준비생), 권민석(MMA 선수), 알파고(기자), 구새봄(방송인), 유승옥(모델), 김광진(전 국회의원), 엠제이 킴(MMA 선수), 박광재(연기자), 정은아(대학생) 어느덧 도 중반을 넘어섰다. 1차 주민교환을 통해 소속 사회를 바꿨던 엠제이 킴과 김하늘이 차례로 탈락했고, 자신만의 세력을 형성하지 못했던 박광재도 탈락했다. 줄..

<아이 캔 스피크>, 배우 나문희라서 가능했던 외침

"i can speak." 나옥분(나문희)는 거듭해서 "나는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록 대사로서 "i can speak"는 딱 한번 등장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었다. 아니, 말하고 있었다. 처음에 그것은 구청을 대상으로 한 '민원'이었다. 8,000건에 달하는 민원 제기 덕분에 '도깨비 할매'라는 별명을 얻었고, 구청 직원들에겐 기피 대상이 됐다. 간단히 말해 '블랙리스트'였다. 동네 사람들을 '대신해서'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건 원망과 불평이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비아냥이었다. 다음에는 '영어'였다. 어렸을 때 입양을 가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친동생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나옥분은 영어를 배워야 했다. 절실히 필요했다. 여기에서 명진구청에 발령받은 ..

버락킴의 극장 2017.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