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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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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듣는 귀

일베와 싸우는 것은 하찮은 일이다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3. 6. 1. 07:58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현상'에만 천착하는 경향이 짙다. 대부분의 경우, '본질'은 뒷전이다. 성범죄가 발생하면, '성범죄'가 발생하는 사회적 원인과 '성범죄'를 줄이기 위한 근원적인 방안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성범죄자'에 대한 분노의 단계에 머문다. 그리고 '고작(?)' 얻어내는 것은 성범죄자에 대한 형량의 강화다. 형량이 높아진다고 해서, 처벌이 강화된다고 해서 범죄는 근절되지 않는다. 만약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모든 범죄는 '고조선' 시대부터 사라졌어야 했다. 

'일베'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윤창중 사태'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해일'처럼 몰려왔는데, 첫 번째 파도의 시기는 지나간 것 같다. 물론 얼마나 이성적으로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시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애국보수 일베? 철없는 어른들의 부추김이 더 문제"



'일베'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 매체 등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접했을 테니, 세부적인 내용은 생략하기로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털남>에 출연한 이택광 교수의 분석이 가장 객관적이고 무난하다고 평가한다. 한번 차분히 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진보정책으로 인한 상실감이 일베의 심리기제"


"(스스로 루저라 표현하며 민주정부를 비하하는 심리기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일베' 유저들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호남정부라 부르며 호남을 비하하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다. 그 이유는 88만 원 세대를 비롯한 세대론과 관련 있다. '일베' 이용자들은 대체로 젊은 층이다. 민주정부를 거치며 젊은 세대들의 권리가 박탈됐다고 여기면서 느끼는 상실감, 이것이 우익적으로 전이됐다고 보면 된다.…진보진영도 새겨들어야 한다. 이런 신종우파들이 생겨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진보정책의 실패에 있다. 진보 정책을 실시했는데 그것이 만족을 주지 못했을 때 이런 불만세력들이 나타나게 되고, 이 불만세력들이 기존 전통우익의 패러다임과 결합하면서 신종 우익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일베'는 그 전조라 볼 수 있다.""네오나치, 넷우익과는 다르게 자기세력화하지 않아"


"'일베'는 유럽의 네오나치, 일본 넷우익과는 다른 특이한 현상이 있다. 네오나치나 넷우익은 분명하게 자기세력화 되고 있다. 이들은 뚜렷한 계급적 기반이 있다. 중산층보다 한층 낮은 하층계급으로 이주노동자나 여성, 무슬림에 대한 분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일베'는 자기세력화하진 않는다.추측건대 '일베' 이용자들 중 대부분은 대졸자이고 그 중에는 학력이 높은 사람들도 있다. 겉은 네오나치나 넷우익처럼 보이지만 실질적 계급적 기반은 유럽이나 일본처럼 확고하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지역감정 조장 혹은 과거 군부독재에 대한 미화 등 주로 문화적 차원에서만 이뤄진다."


"문제는 어른들의 부추김이다. 대표적으로 작년 새누리당 한 의원이 '일베'를 애국보수세력이라 치켜세웠다. 또 얼마 전에는 국정원이 '일베' 일부 회원들을 애국자라 초청을 하기도 했다. 이 분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베'에 나온 내용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이들이 항상 비난했던 것이 인터넷 문화의 선정성, 철없음 아니었나. 그런데 왜 뜬금없이 이들을 애국보수라 지칭하는지 모르겠다."


이택광 교수가 마지막에서 잘 짚었지만, 결국 핵심적인 문제는 '어른들의 부추김'이 아닌가 싶다. '일베'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문제인 셈이다. '일베'는 일종의 하위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수준이 매우 저급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들만의 공간에서'만' 머문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든, 그것 자체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진 않는다. 어느 사회에나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들을 '일베'라는 제한된 공간 밖으로 끄집어 내어 '사회적 문제'로 확대하는 순간 문제는 복잡해진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 <엑스포츠뉴스>에서 발췌 -



지금까지 '일베'에 대한 대응은 '욕설과 비난' 등의 철저한 맞대응이었다. '이현호 훈계 사건'에서도 언급했지만, '훈계'는 말로 해야지, '폭력'이 사용되면 당연히 '반발'이 뒤따르게 된다. 이처럼 '일베'에 대한 '훈계' 혹은 '따끔한 가르침'이 '욕설과 인신공격'으로 이어지면 긍정적인 효과 따위는 기대할 수 없다. 아무리 옳은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전달하는 방식이 잘못되면 '싸움'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일베에 대한 논란'은 '일베 폐쇄'로 나아갔고, 급기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의로 번지고 있다. 역시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일베'와 '멱살 잡고' 싸우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일베 폐쇄'가 언급되자, 그들은 어느덧 '투사'로 변신하지 않았던가? 어떤 형식이든 '탄압'과 억압'은 더욱 공고한 집단의식을 형성시키게 되어 있다. 지금은 차분히 생각할 때이다. 그리고 현상적인 부분에 매달려 있기 보다 '근원적인' 부분에 대해 성찰해야 할 시기이다.




- <한겨레>에서 발췌 -



뉴라이트가 만든 역사교과서 검정 통과



'일베'가 잘못된 역사인식과 왜곡된 정보들에 노출이 되어 있다면, 그 잘못된 역사인식과 왜곡된 정보들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우선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강의 하류에서 아무리 정화작업을 해봐야 상류에 있는 오물을 처리하지 않으면 오염된 물은 끊임없이 흘러나올 것이다. 물론 하류에서 행해지는 정화작업이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가치가 있는 일이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의 '목표'와 '목적'을 상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베'를 폐쇄하고, '일베'를 '쓰레기'로 규정하는 일은 쉬운 일이다. 간단하고 빠른 해결책 같아 보인다. 하지만 상류의 오물은 그대로 남아 있고, 물이 흐르는 한 '일베'는 또 다시 고개를 들 것이다. 


뉴라이트(한국현대사학회)가 만든 역사교과서(교학사)가 검정심의 본심사를 통과했다고 한다. 아직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들이 하는 주장과 과거에 집필했던 대안교과서의 내용을 떠올려보면 어떤 식으로 서술이 됐을지는 충분히 짐작된다. 5·16을 혁명으로,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는 이들이 쓴 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공부한 아이들은 '일베'로 자라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끔찍한 일이다. 우리가 싸워야 한다면, 싸워야 할 대상은 현상에 불과한 '일베'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역사왜곡의 주체'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일베와 싸우는 건' 너무도 하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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