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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이을제을(以乙制乙), 불매운동은 멈출 것인가? 본문

사회를 듣는 귀

남양유업의 이을제을(以乙制乙), 불매운동은 멈출 것인가?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3. 5. 29. 13:17

 

 

 

乙들이 고개를 숙였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오늘(29일), 남양유업전국대리점협의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들은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남양유업의 히든카드는 을(乙)

 

 

결국, 남양유업의 히든카드는 을(乙)이었다. 필자는 자본이 사람들을 길들이는 방법을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말에 빗대서 '이을제을(以乙制乙)'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乙을 통해 乙을 상대하는 甲의 교묘한 기만.. 영악한 자본의 속성이 다시 한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이에 살짝 위기를 느낀 남양유업은 갑자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다. 임원진이 머리를 조아리며 대국민 사과를 하더니, 어느 날은 대표이사가 나와서 눈물을 훔친다. 정작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예절학교의 설립'이었다. 물론 그 외에 불공정한 관행들을 없애겠다고 했지만, 정작 아무 것도 이뤄진 것은 없다. 남양유업은 하나도 변하지 않은 셈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건은 변질되기 시작한다. '남양유업 사태'에서 '남양유업'은 쏙 빠져버린 기묘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남양유업의 대리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양유업 송우대리점 점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정말 막막하기만 하고 눈물이 납니다. 남양유업의 그동안 잘못이 미워도 성실히 땀 흘리며 사는 현직 대리점과 종사자들을 불쌍히 여겨 부디 불매 운동을 중단해 주시길 바랍니다. 회사가 잘못이 있으면 법으로 처벌 할 수 있게 진행했으면 될 텐데 (불매운동까지 촉발시켜) 현직 대리점주들을 위기로 몰고 온 것에 매우 화가 나고 원망스러워요. 그분들(피해자협의회 회원)은 2~3년 운영하고 망했다는데 현재 20~30년씩 운영하는 점주도 많이 있습니다. 대리점업은 사업자 등록을 하는 개인사업 이에요. 각자의 책임이 큰 것이죠."

 

광명가정대리점 점주, "최근 경쟁업체 일부 판촉사원들까지 '남양유업에 재고가 쌓여 이를 팔고 있다'는 식의 허위사실까지 퍼뜨리는 실정이다. 예약주문시스템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이미지 추락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유통업은 남양유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유통업종은 비슷한 구조로 돼있는데 이제 불매운동에 대해선 자제를 부탁드린다"

 

 

쏙 빠진 甲(남양유업), 남은 것은 을과 을의 싸움?

 

 

이제 남양유업 사태는 불매운동을 하는 시민들과 불매운동을 자제해달라는 대리점주의 대결 양상이 되어 버렸다. 어쩌다가 이 모양이 되어 버린 것일까?

 

'남양유업 사태'의 본질은 남양유업을 비롯한 유통업계의 불공정한 관행, 비윤리적인 경영이었다. 이것을 바로잡기 위한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 '남양유업 불매운동'이었다. '남양유업'은 사과를 했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눈물까지 흘리면서. 그리고 예절학교를 설립한다는 해결책(?)도 제시했다. 불매운동으로 남양유업의 판매량은 10~15%가 줄었다. 의미있는 수치이지만, 남양유업이라는 기업과 오너의 입장에서 볼 때 '결정적인' 타격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기존의 85~90%의 매출은 올리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냥 '불경기'라고 생각하면 될 수준이다. 고통은 고스란히 대리점주(乙)와 직원(乙)에게 전가된다.

 

견디다 못한 乙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乙들이 甲을 변호하고 나선 꼴이 된 것이다. 자, 이제 '남양유업 불매운동'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乙과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乙의 충돌이 시작된 것이다. 어떤 乙들은 마음이 약해져서 '불매운동'을 접을 수도 있다. 또 다른 乙들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을 것이다.

 

물론 해법은 간단하다. 뒤로 숨어 버린 '남양유업'을 다시 전면으로 불러내면 된다. '이을제을'의 전술을 쓰며, 乙들의 싸움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을 甲을 끄집어 내야 한다. 그래서 분명한 개선책을 제시하도록 해야 하며,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필자는 조금 회의적이다. 이미 乙들의 결속력은 매우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움직여야 하고, 국회가 빠르게 압박을 해야 한다. 핵심은 '숨어있는 甲'이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나자빠지는 것은 乙이 될 뿐이다. 또, 이와 같은 악순환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잊지 말자. 핵심은 '숨어있는 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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