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신용카드 이야기.. 부채사회! 부채인간!

너의길을가라 2013. 6. 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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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 국정원 찍고, 윤창중 찍고, 일베 찍고, 뉴라이트의 역사왜곡까지 정말 정신 없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살짝 쉬어가는 느낌으로, '신용카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히려 머리가 더 지끈지끈 아파오신다고요? 하하.. 최대한 '흥미롭게' 써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잘 될진 모르겠지만.. ^^*




- <연합뉴스>에서 발췌 -



"세상을 바꾼 101가지 발명품"


2007년 11월,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 일요판은 '세상을 바꾼 101가지 발명품'을 선정했습니다. 그 가운데 '신용카드'는 당당히 21위를 기록했습니다. 참고로 1위는 '주판'이고, 2위는 아르키메데스의 나선식펌프, 3위는 아스피린이었습니다. (순위가 궁금하신 분은 링크를 따라가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신용카드는 어떻게 '발명'된 것일까요? 1950년, 미국 사업가인 프랭크 맥나마는 뉴욕의 음식점에서 자신의 주요 고객들을 초청해서 만찬을 대접했습니다. 사업 수완이 좋은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맛있는 저녁 식사(Diners)를 끝내고, 계산을 하려는 순간 맥나마는 깜짝 놀라게 되죠. '앗! 지갑이 없다!' 맥나마는 실수로 지갑을 사무실에 놓고 온 겁니다. 봉변을 당한 맥나마는 그때부터 현금이 없을 때, 결제를 할 수 있는 수단을 궁리하기 시작하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인 다이너스카드(Diners Card)라고 합니다. 이름에 모든 것이 담겨 있죠? 




- <한겨레>에서 발췌 -



한국 신용카드 사용, 전세계 최고 수준  (한겨레, 2012년 6월 19일)



신용카드의 유래에 대해선 확인했고, 이제 신용카드의 실상에 대해 파악해 볼까요? 


2012년 6월 17일 발표된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의 평가 및 개선 과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민간소비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의 비중은 2000년 23.6%에서 2011년 62%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신용카드 사용 건수로 보나 금액으로 보나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용카드 사용액의 비중은 무려 35.1%로 호주(16.8%), 미국(14.1%), 영국(7.7%)를 현격하게 앞섰습니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김정규 차장은 "국내 신용카드 시장을 사회적 비용 관점에서 보면 적정 수준보다 과도하며, 소비자 혜택이 가맹점의 부담 확대로 이어져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문제점이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 <머니투데이>에서 발췌 -



그렇다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어느 수준일까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중 지급결제 동향' 이라는 자료에 의하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2천44만건, 1조5천350억원로 나타났습니다. 정말 엄청나죠? 



카드 소지자 64% "부가혜택 땜에 신용카드 사용"



한국소비자원이 카드 이용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 보면, 전체의 63.9%가 결제수단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체크카드는 23.7%, 현금은 11.5%, 직불카드는 0.8% 였습니다. 사람들은 무슨 이유 때문에 결제수단으로 '신용카드'를 애용하는 걸까요? 응답자들은 결제수단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경제적 이익(53.3%)'을 선택했고,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할인,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와 무이자 할부를 꼽았습니다. 사실 신용카드를 통해서 영화관이나 놀이공원에서 할인을 받거나, 그 외의 각종 포인트를 적립하고 마일리지를 쌓는 재미(?)가 쏠쏠한 것도 사실이죠. 신용카드의 덫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최근에는 경기불황 탓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또, 혜택이 많이 줄어서 체크카드로 갈아타시는 분들도 많이 늘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이 기존 25%에서 30%으로 높아진 것도 주요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추세는 그렇지만, 아직도 굉장히 많은 '결제'가 신용카드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자, 이제부터 고민을 해볼 시간인데요. 


철학자 장석주는 『철학자의 사물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부채사회에서는 부채가 없는 자가 아니라 부채를 더 많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부자다. … 돈/부채는 인간 부품에게 신용도, 합의도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주어진 지시에 따라 정확하게 기능하기만을 명령한다.



씁쓸한 이야기죠? 본래 '부채사회'라는 개념은 마우리치오 라자라토가 『부채인간』이라는 책에서 설명한 것인데요. 마우리치오 라자라토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부채'를 짊어지고 태어났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부채인간'으로 살아가게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부채사회'를 살아가는 '부채인간'이라고 할까요? 아.. 그렇다면 벗어날 방법은 없는 걸까요? 계속 이대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요?



[제윤경의 희망 살림]카드 결제 축소, 나쁘기만 한 걸까



에듀머니의 제윤경 대표는 '카드결제가 지나치게 편리한 세상은 위험천만한 것이다.' 면서 '할부에 따른 구매 신중함도 없이 여전히 재정관리를 회피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관리가 절실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상담을 받으러 왔을 때는 이미 카드 결제금이 부족해진 절박한 상황이었다. 카드 결제 서비스가 축소되는 것은 가계 재정 관리의 적극적인 동기 향상을 위해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순차적으로 조금씩 카드 결제 대상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부채사회'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부채인간'의 굴레를 벗어던지는 방법은 '카드 결제'를 줄여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드로 결제하는 대상을 축소하고, 체크카드나 현금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죠. 그래야만 내가 어떤 항목에 얼마나 되는 돈을 지출하고 있는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만약 고가의 상품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무조건 '할부'로 긁기보다는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소비 계획을 세우고 조금씩 저축을 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소비 패턴'을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선, 한 달 동안 나의 지출 내역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죠. 


전문가도 아닌 필자가 이 부분에 있어 명쾌한 해답을 드릴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전문가들이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지만..)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신용카드'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보여드리고, 필자의 생각을 간단하게 말씀드리는 것일 텐데요.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은 안 된다는 것이 아닐까요? 신용카드 결제를 줄여야 한다는 제윤경 대표의 말이 필자에게는 '해답'처럼 들리는데, 여러분은 어떠세요? 이 글이 작은 고민을 시작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현금을 쓰는 자와 카드를 쓰는 자의 정체성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금을 지불 방식으로 선택한 사람은 부채인간을 낳는 부채 경제 시스템에 기대지 않고 소비생활을 해나가는 사람이다. 아무도 그의 신용 상태를 알려고 사생활을 염탐하거나 금융자산을 조회하지 않을 것이고, 어느 기관에서도 그의 신용을 판단하거나 등급을 매기지도 않을 것이다. 현금을 사용하는 사람이 부채 경제 시스템 밖에서 움직이는 자유로운 인간이라면 상대적으로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은 기게적 노예화라는 시스템에 딸린 인간 '부품'이다. 그는 장치 속의 톱니바퀴이고, 사회-기술적 기계의 명령에 따르는 시스템의 하부구조이다. … 우리는 신용카드라는 장치를 통해 이미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에 '장악' 당하고, '부품'으로 전락한다. 내가 신용카드를 쓰는 한 내 주체적 의지나 선택과 상관 없이 나는 부채인간이고, 기계적 금융 시스템에 예속된 노예이다.


장석주, 『철학자의 사물들』




[참고]


제윤경 대표의 출연분은 30분부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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