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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코치는 한화에서 해고된 걸까, 스스로 그만둔 걸까?

너의길을가라 2014. 10. 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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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야구가 한창인 프로야구에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닥쳤다. 바로 대대적인 '감독 교체' 말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5개 팀은 새로운 감독을 찾았고, 이러한 과정은 가을 야구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드라마틱하기까지 하다.


한화는 팬들의 요구에 부응하며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고, 기아는 애초에 재계약했던 선동렬 감독이 팬들의 항의로 전격 사퇴하면서 김기태 전 LG 감독의 불러들였다. 롯데는 프런트와 선수단이 정면 충돌하며 민망한 수준의 진흙탕 싸움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편, (롯데를 제외하고) 각 팀의 감독 선임이 끝난 시점에서 '코치 영입'을 둘러싼 눈치 싸움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뜨거운 인물이 바로 이종범 전 한화 코치다. 김응룡 감독이 한화와의 2년 재계약이 마무리되면서 김 감독을 보좌했던 이종범 주루코치를 역시 한화를 떠났다.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과연 이종범이 친정팀으로 복귀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행보에 대한 오해를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니, 오해라기보다는 이제 '오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해보인다. 우선, 이종범의 행보에 대한 내용이 담긴 기사 두 개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위의 두 기사가 아마 '이종범의 거처'와 관련한 기사 중 가장 많이 읽힌 기사가 아닐까 싶다. 내용은 별반 차이가 없다. '아직 연락을 받은 바 없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원론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두 기사의 내용 중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 있다. 바로 이종범 코치가 한화에서 '나온' 모양새에 대한 설명이다.



<스포츠조선>은 "두 시즌을 한화에서 보낸 이종범 코치는 최근 한화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새로운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이종범 코치를 해고했다"고 쓰고 있다. 반면, <이데일리>는 "여기서 먼저 정리할 것이 한 가지 있다. 이종범 코치가 한화에서 '짤렸다'는 부분이다. 바로잡자면 이종범 코치는 한화를 그만뒀다. 김응용 전 감독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것과 동시에 짐을 꾸려 서울로 올라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연 어느 쪽이 팩트일까? <이데일리>가 '바라잡자면'이라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 것으로 미뤄보건데 해고보다는 그만뒀다는 쪽이 사실에 부합해 보인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정반대의 내용이 떠돌아다니는 것일까? 이것이 단순히 '관점'의 차이일까? 역시 '제대로' 취재를 하지 않고, 흘러나오는 낭설을 받아썼다고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 

ⓒ 이데일리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해고 당한 것과 그만 둔 것은 너무도 큰 차이다. 개인의 명예와도 직결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기자라면 '팩트'를 말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해고를 당한 것인지, 자진해서 그만 둔 것인지에 대해 쓰고자 한다면 보다 정확한 취재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듯 부정확한 기사는 또 다른 오해들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아쉽기만 하다. 앞으로도 이와 관련한 기사들이 끊임없이 '복사'되어 떠돌게 될 텐데, 부디 '오보'가 바로잡히길 바란다.


김기태 기아 감독은 "이종범 코치 기용에 관해서도 역시 큰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상 중이다.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면서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 고참의 역할을 강조하는 김 감독이 (LG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고참급이 부족한) 기아의 구심점으로 레전드 이종범 코치를 활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만약 이종범 코치가 기아로 복귀하게 된다면 한화에서의 경험을 잘 살려 기아의 부활을 이끌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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