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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업고 한라산 등산한 이시영, 정말 아동학대일까?

너의길을가라 2023. 1. 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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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배우 이시영은 자신의 SNS에 “한라산 새해맞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아들과 함께 한라산에 등반했던 모습을 찍은 사진 몇 장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아들을 등에 업고 한라산을 오르고 있는 이시영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시영과 즐거워하는 아들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모녀의 모습이었다.

사진을 게시할 당시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테지만, 이 사진은 엄청난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혼자서도 오르기 힘든 눈 덮인 한라산을 몸무게 20kg이나 되는 아들을 업고 올라간 이시영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안전불감증’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심지어 ‘아동학대’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겨울날, 아들을 등에 업고 한라산에 등반한 부모의 행동을 ‘아동학대’라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논의하려면 우선 아동학대의 정의를 살펴봐야 한다. ’아동복지법‘에는 아동학대를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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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힘들면 그만인데 정윤이의 컨디션과 이런 건 예측할 수 없고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라 긴장했다. 저도 엄마다 보니까 애 기분이 너무 중요해서 ‘추워?’ 계속 물어보고, 중간 멘트도 하나도 못 하고 사실 정윤이만 포커스를 맞췄다.” (이시영)


워낙 진지하게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네티즌들이 있어 아동복지법을 언급했지만, 사실 이시영의 행동은 아동학대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아들을 업고 등산한 것은 ‘폭력’이나 ‘가혹행위’라 할 수 없다. ’유기‘나 ’방임‘은 더더욱 아니다. (아동학대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하는 태도는 좋지만, 그 개념을 너무 쉽게 오남용하는 건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시영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후사정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아들에게도 10번 물어봤는데 10번 다 예스라고 했”기에 가능했던 등산이라며, 등산 중에도 “애 기분이 너무 중요해서 ‘추워?’라고 계속 물어봤”다고 말했다. 한라산 등산에 어떠한 강제성이 없었고, 등산 중에도 아들의 컨디션을 계속해서 확인했기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이시영이 ”나만의 버킷리스트였“다고 말한 부분이나 “내 욕심일 수는 있지만”이라고 언급한 부분에서, 아들과 함께 하는 한라산 등산이 엄마 이시영‘만’의 도전이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아들이 10번 다 예스라고 말했다 하더라도 만5세 아이의 판단을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 엄마의 바람이 아이에게 투영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동학대’는 지나친 공격이다. 이시영과 아들의 관계, 집안의 가풍이나 분위기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 부모의 욕심이 일정 부분 투영되었다고 한들, 그런 행동을 일일이 문제 삼아 아동학대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아이의 입장에서 엄마와 함께 했던 도전을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할 거라고 여기는 게 훨씬 더 합리적인 추론이 아닐까.


그렇다면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은 어떻게 봐야 할까. 물론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로 한라산은 산악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고, 겨울철 산행은 위험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시영은 복싱 국가대표로 경기에 나설 만큼 신체적으로 강인하고 체력적으로도 준비가 되어 있다. 또, 자신이 업을 수 있는 무게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단순히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잘못된 행동이라고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산행을 떠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준비를 했을 테고, 현장에서도 충분히 안전사고를 염려했을 텐데, 달랑 사진 몇 장만 보고 비난하는 건 섣부른 일이다. 애당초 아이를 괴롭히려 한라산에 데려간 것도 아니지 않은가. 쉽게 말해 이시영 가정의 사정이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오지랖’이다.

한편, 이시영은 광고 촬영장에 아들을 데려간 일로 (이번 사건과 역여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유는 미취학 아동을 10시간 넘게 촬영장에 머물게 한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아동학대’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역시 과도한 것이라 여겨진다. 오히려 촬영 때문에 아이를 10시간 넘게 방치했다면 몰라도 이 경우는 엄마의 통제권 안에 아이를 뒀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과거와 달리 아동 인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학대 등 범죄가 자행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딴지’를 거는 식으로 아동 인권을 말하는 건 아쉽기만 하다. 정작 우리가 분노해야 할 대상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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