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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의 JTBC 뉴스9 첫 방송, 적어도 뉴스다운 뉴스였다 [총평]

너의길을가라 2013. 9. 1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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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0년 전 르 몽드 지의 창간자인 뵈브 메리는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을' 다루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저희들의 몸과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지리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뉴스를 챙겨본 것이 얼마 만이었던가? 많은 사람들이 '앵커 손석희'에 기대감과 호기심을 안고 JTBC '뉴스9'를 시청했을 것이다. 앵커가 된 손석희도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할 것이다. 서로 얼마나 만족을 했는지 의문이지만, 적어도 필자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우선,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챙겨보자. 


1. 적어도 뉴스다운 뉴스였다.

2. 라디오(손석희의 시선집중)와 TV뉴스의 크로스오버적 성격을 띄었다

3. 최소한 기자들은 현장에 있었다.

4. 매일 여론조사를 진행. 파격적인 포맷

5. 아직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JTBC '뉴스9'에는 지역 뉴스와 스포츠 뉴스가 없었다. 지역 뉴스가 없는 것은 기지국이 없기 때문이겠지만, 덕분에 뉴스가 더욱 풍성해졌다. 한 꼭지에 여야의 입장을 모두 담아서 '기계적' 균형을 맞추던 공중파 뉴스와는 달리 여러 꼭지를 통해 이슈를 전달했다. 적어도 뉴스다운 뉴스였다. 


YTN 등에서는 전화 연결이나 초대석을 통해 다양한 뉴스 전달을 시도했지만, 공중파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시도들이 엿보였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스크린으로 연결해서 인터뷰한 것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스튜디오에 불러 인터뷰한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처음에 긴장감이 역력히 보였던 앵커 손석희의 표정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안철수 의원과의 인터뷰에서는 손석희 특유의 날카로운 질문들도 눈에 띄었다. 간단히 평하자면, 안철수 의원의 대답들은 여전히 두루뭉술한 것들이 많았다. 물론 대다수의 정치인들이 향후 거취 문제 등에서 그런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최장집 교수와의 결별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최 교수가 인터뷰 등을 통해 안 의원의 정치적 스탠스를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커뮤니케이션이나 의전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하는 것은 많이 아쉬웠다. 


또, 뉴스마다(모든 뉴스는 아니었지만) 기자들과 연결을 했는데, 기자들은 모두 현장에 있었다. 굳이 밤 늦은 시각에 불 꺼진 그 곳에 있을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지만,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충실히 따르려는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이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재미있는 것은 매일마다 주요한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시행한다는 점이었다. 오늘은 채동욱 검찰총장과 관련한 것이었는데, 심층적인 분석이 안 됐다는 점에서 아쉬웠지만 시도 자체는 흥미로웠다. 앞으로 점차 보완해나가면 시청자들이 여론의 향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여론조사를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하면 이러한 시도는 상당히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돈이 많은 JTBC 입장에선 '파격'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총평을 하자면, JTBC '뉴스9' 첫방송은 손석희 특유의 날카로움과 뉴스 포맷 자체에 있어 파격적인 시도들이 돋보였다. 유보적인 합격점이다. 필자가 '유보적인' 합격점을 준 까닭은 아직까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성이라고 하는 기업, 이건희 일가에 대한 비판적인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과연 손석희의 '뉴스9'가 JTBC의 성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에 대해서도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야만 한다. 


글에서 조금 삐딱하게 바라보긴 했지만,

손석희의 '뉴스9'는 적어도 뉴스다운 뉴스였고, 그런 만큼 꽤나 반가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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