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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얼굴로 점프해 마스크 뺏는 고민견, 강형욱은 자신만만했다

너의길을가라 2021. 5. 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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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시작할 때 현실을 잘 모르고 시작해서 실제로 애견 카페를 오픈하고 나서 눈물 흘리는 걸 많이 봤어요." (강형욱 훈련사)

아마도 널찍한 마당이 있는 애견 카페를 운영하는 건 많은 반려인들의 로망이 아닐까. 우선, 사랑하는 반려견과 24시간 붙어 있을 수 있고, 개들을 원없이 만날 수 있는데다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일석삼조쯤 되는 일이다. 개를 좋아하는 반려인에게 애견 카페는 꿈의 공간이라 할 만하다. 여기까진 이상(理想)이다. 그런데 현실도 그와 같을까.

평소 애견 카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던 강형욱 훈련사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대해 언급했다. 좋은 점들만 생각해서 애견 카페를 시작했지만, 막상 여러가지 문제들에 봉착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령, 내 반려견이 방문한 개를 싫어할 수도 있고, 자칫 개물림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7일, 경기도 의한 애견 카페에서 개물림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저는 반려견들과 행복하게 살려고 이곳에 왔는데 애견 카페를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기니까 카페를 접어야 하나.."

지난 17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 출연한 보호자는 애견 카페 사장님이다. 무려 6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쳤고, 반려동물관리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착실히 준비했던 꿈이었다. 현재 애견 카페에는 3마리의 반려견이 상주하고 있었다. 래드라도와 골든 레트리버의 믹스견인 '믿음이(수컷, 7살)'와 골든 레트리버 '감자(수컷, 3살)', 푸들 '몽키(수컷, 5살)'였다.

관찰 영상 속의 애견 카페는 평온해 보였다. 믿음이, 감자, 몽키 모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손님 입장과 동시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보호자가 반려견들을 긴급 소집해 집으로 데려갔다. 무슨 까닭일까. 보호자는 오픈 전까지는 반려견들을 마당에서 놀게 하지만, 영업 시간이 되면 반려견들을 집에 격리시킨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고민견 감자가 손님들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감자는 손님들의 얼굴을 향해 점프했다. 그리고 마스크만 뺏어 달아났다. 감자는 오로지 마스크만 노렸지만, 손님들의 입장에선 얼굴로 달려드는 감자의 행동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손님들은 그 과정에서 얼굴에 상처를 입기도 했고, 덩치가 큰 감자의 힘에 밀려 넘어지기도 했다. 감자는 마스크 쟁취에 실패하면 팔을 물었다. 또, 마스크를 뺏으려는 보호자의 손에 입질을 하기도 했다.  

도대체 감자는 왜 이렇게 마스크에 집착하게 된 걸까. 코로나19 시대에 마스크 착용은 필수인데, 반려견이 마스크를 착용한 손님들을 향해 달려드니 보호자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해결책은 격리시키는 것뿐이었다. 반려견들을 위해 애견 카페를 시작했지만, 현실은 주객전도에 가까웠다. 보호자들은 이럴바엔 카페를 접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골치아픈 문제처럼 보였다. 그런데 강형욱은 간단한 문제라며 자신만만했다.


"마스크를 소중하게 여기네? 마스크를 뺏으니까 당황해 하네? 재밌는 놀이네." (강형욱 훈련사)

강형욱은 감자가 마스크 뺏기를 일종의 놀이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뺏음으로써 당황해하는 보호자를 놀리고 있었던 것이다. 값싼 슬리퍼를 놀이로 여기는 경우도 비슷했다. 실제로 감자는 슬리퍼를 숨기는 놀이를 했던 경험이 있었다. 마스크 역시 놀잇감으로 여기기 쉬운 소모품이었다. 강형욱은 곧바로 마스크에 대한 집착을 없애는 훈련에 돌입했다.

강형욱은 준비해 왔던 마스크 수십 장을 바닥에 흩뿌렸다. 그 광경을 본 감자는 신이 나서 놀기 시작했다. 그토록 원했던 마스크가 바닥에 가득하니 어찌 신이 나지 않겠는가. 한참을 정신 없이 놀던 감자는 조금씩 마스크에 흥미를 잃어갔다. 그런 후 얼굴에 쓴 마스크로 관심을 유도했지만, 감자는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강형욱의 자신감만큼이나 문제는 손쉽게 해결됐다.

1. 땅에 있는 마스크로 놀아주기
2.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놀아주기
3. 얼굴에 있는 마스크를 뺏으려 하면 밀치기

강형욱은 3단계 훈련을 통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확신이 들면 마스크를 손에 들고 훈련을 반복하고, 다음에는 테이블 위에 마스크를 두고 훈련을 하라고 솔루션 했다. 만약 감자가 마스크에 욕심을 내면 벌떡 일어나거나 툭 밀쳐 거절 의사를 명확히 하라고 덧붙였다. 마스크 뺏기를 놀이로 인식하고 있는 감자에게 분명한 선을 가르쳐서 더 이상 얼굴을 향해 달려들지 못하게 하는 훈련의 일환이었다.


한편, 강형욱은 사장님의 '로망'에 대해서도 조언을 건넸다. 애견 카페를 하면서 자신의 반려견을 손님과 만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영업시간에는 손님들과 분리하는 게 당연하고, 쉬는 시간에 따로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라고 설명했다. 반려견 입장에서 자신이 지내는 공간에서 수많은 개를 맞닥뜨리는 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장님은 잘하고 있었던 셈이다.

마스크를 뺏어가는 고민견 감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했다. 하지만 애견 카페를 운영하고 있거나 앞으로 운영할 생각을 하고 있는 반려인들에게 영업시간에는 '분리'가 당연하다는 사실을 알렸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컸던 회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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