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버락킴의 맛집] 14. 용산아이파크몰 ‘마시찜’을 다녀오다

너의길을가라 2018. 11. 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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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아이파크몰은 용산구 한강로에 위치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이다. 용산역과 연결돼 있어 교통 면에서는 최상의 요지다. 지난해 7월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리뉴얼하면서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CGV 용산아이파크몰’은 세계 최대 크기의 아이맥스(IMAX)관(가로 31m, 세로 22.4m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을 뿐더러 전체적인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자주 찾는 편이다. 다양한 음식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용산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왼쪽으로 돌면 용산아이파크몰로 연결된 문(서문)이 나온다. 문을 여는 순간, 음식 냄새들이 아찔하다. 만약 공복인 상태라면 정신이 아득해질 수 있으니 조심하기를 바란다.

여러차례 방문했던 터라 몇 군데 음식점(가령, 장동대김치찜, 사보텐, 명동칼국수, 스테이크&부대찌개, 니뽕내뽕 등)은 이미 다녀왔더랬다. 이번에 소개할 음식점(맛집이라고 하기는 민망하다)은 ‘마시찜’이라는 곳이다.

이름이 제법 귀여운데, (쉽사리 예상할 수 있듯) ‘맛있는 갈비찜’이라는 뜻이다. 당연히 갈비찜을 주력 메뉴로 삼고 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명절에나 구경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던가. 갈비찜 전문점을 찾기도 만만찮다.

마시찜은 전통 한식이라는 인식이 강한 갈비찜을 2030세대의 취향에 맞게 재해석해 제공한다. 마시찜의 강점은 1인분씩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통 2인분 이상을 시키도록 강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부담감이 없어 좋다.

또, 갈비찜의 맛(매운맛, 간장맛)을 선택할 수 있을 뿐더러 맵기의 단계를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평민(맛있게 매운 맛)-고수(화끈하게)-초인(미치게)로 3단계로 구분돼 있는데, 역시 젊은층의 기호에 맞춘 전략이다.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모던했는데, 갈비찜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를 지우는데 한몫한다. (왠지 감비찜은 향토적이거나 허름해도 아우라 있는 식당에서 먹어야 할 것만 같다.)손님도 제법 있었는데, 남녀 불문에 연령대도 다양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마시찜 한상차림’(주문 가능 시간 : 평일 오전 11시~15시30분)을 주문할 수 있었다. 갈비찜에 직화제육, 미니 국수까지 포함된 알찬 밥상이다. ‘best’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돼지갈비찜을 주문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맛이고, 가장 궁금한 것도 맛일 텐데, 솔직히 말하면(늘 그러했지만) 평범했다. 그것이 프랜차이즈의 한계일까. 편의점 도시락의 그것 같은 맛이라고 해야 할까. 소위 ‘깊은 맛’은 없었다.

그렇다고 아예 맛이 없다고 할 순 없다. 다만, 갈비찜이라는 음식에 대한 기대치(가 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대개 양념된 고기는 그 상태나 질을 확인하기 어려운데, 마시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익힌 정도도 애매했다.

딸려 온 반찬도 프랜차이즈의 전형이었고,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줘야 할 미니 국수도 맛이 다소 아쉬웠다. 엄청 큰 얼음이 들어 있어 시원하기는 했다.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냐고 묻는다면 아쉽지만 ‘NO’이다.

용산아이파크몰은 모든 걸 다 갖춘 곳처럼 보인다. 온갖 프랜차이즈가 몰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점부터 카페, 패밀리 레스토랑까지 없는 게 없이 화려하다. 그런데 그 꽉찬 느낌의 번잡한 거리에 왠지 모를 허전함이 남는다.

만약 그곳이 저마다의 특색을 갖춘 개성 있는 식당들과 실험적이고 독특한 맛을 추구하고 시도하는 식당들로 채워졌더라면 어땠을까. 차라리 한 층이라도 그런 상가를 형성했다면 좀더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 되지 않았을까.

거기엔 현실적인 문제들이 놓여 있을 게다. 당장 살인적인 임대료를 감당한 개인은 존재하지 않을 터, 프랜차이즈는 불가피했을 것이다. 또, 맛과 실력을 검증하는 일 역시 만만하지 않았으리라. <백종원의 골목식당>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용산 아이파크몰이 프랜차이즈가 불가피했듯, 나 역시 영화관을 찾기 위해 불가피하게 그곳을 찾겠지만, 방문할 때마다 정겹다는 느낌보단 낯섦을 훨씬 더 많이 느낄 것만 같다. ‘좋은 곳’은 아니란 뜻이다.

맛 : ★★☆
친절도 : ★★★
청결도 : ★★★
분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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