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계속해서 ‘합정 맛집’ 탐구다. 합정의 랜드라크라 할 수 있는 메세나폴리스는 주상복합 건물인데, 지하 1층에 ‘맛있는 거리’가 조성돼 있다. 중앙광장에는 형형색색의 우산이 떼로 걸려 있는데, 밤에는 조명까지 더해져 분위기가 좋다.
맛있는 거리의 여러 식당들 가운데 선택한 곳은 ‘순남 시래기’이다. 3대째 이어 왔다는 홍보 글귀에서 자신감이 가득 느껴진다. 왠지 모를 신뢰감이 싹튼다. 게다가 향토음식 경영 수상을 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식당의 분위기는 단출했다.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하지만 깔끔한 내부가 마음이 들었다. 내부에는 손님들이 제법 들어차 있었다. ‘맛있는 거리’의 경우 식당에 따라 손님 수의 편차가 컸는데, ‘순남 시래기’는 상위권으로 보였다.
본격적으로 주문을 할 시간이다. 메뉴판도 알아보기 편했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다. 고민을 하다가 쑥떡떡갈비정식과 씨앗된장시래기국(참고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시래깃굿이라 표기해야 맞다.)을 선택했다.
‘순남 시래기’의 특별한 점은 셀프 바(self bar)이다. 안쪽에 마련된 셀프 바에는 떡볶이, 잡채, 도토리묵 등 반찬들이 마련돼 있어 얼마든지 이용이 가능하다. 기본 반찬을 보충하려다 뒤늦게 알아챘는데, 마치 보물상자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무청과 배춧잎을 말린 것 모두 시래기라는 명칭으로 표기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무청을 말린 것은 시래기라 부르고, 배춧잎을 말린 것은 우거지라 부른다. 굳이 구분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시래기는 나물이나 찌개, 국 등 다양한 반찬으로 활용이 가능한다. 익히 알고 있듯이 감자탕에도 들어가고, 등갈비찜이나 그밖의 요리에도 시래기는 빠지지 않는다. 구수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시래기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시래기에 대한 자랑을 좀더 하자면,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빈혈에 좋고, 칼슘과 식이섬유소가 포함돼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따라서 혈관벽 안쪽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져 나타나는 동맥경화증을 억제하고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이제 냉정한 평가의 시간이다. 씨앗된장시래기밥이 먼저 나왔는데, 솔직히 맛은 평범했다. 그러나 같이 딸려 나온 시래깃굿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맛있었다. 구수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3대째 이어왔다’는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맛이었다.
쑥떡떡갈비정식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우선, 쑥떡에 곱게 싸여있는 떡갈비의 비주얼이 식욕을 끌어올렸다. 고기를 다져 떡 모양으로 만들어 구워먹는다는 의미에서 떡갈비라 이름붙여진 음식을 진짜 떡과 함께 먹으니 확실히 색달랐다.
떡갈비를 양파와 함께 소스에 찍어 먹은 후, 시래깃국을 한 숟가락 퍼 먹으면 그 조화가 일품이다. 좀 심심하다 싶으면 샐프 바에서 퍼온 반찬들을 즐기면 된다. 든든한 한끼 식사가 뚝딱이다.
식당에 대한 평가는 사실 간단하다. 재방문 의사가 있으냐 없느냐, 이 간단한 질문으로 결정된다. 다시 들르고 싶지 않다면 그곳은 ‘맛집’으로 소개할 수 없다. 순남 시래기?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맛집이다.
맛 : ★★★★
친절도 : ★★★
청결도 : ★★★★
분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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