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대학로(혜화역)를 찾았다. 한 달에 2~3편을 보는 영화와 달리 연극은 정말 오랜만이다. 마지막으로 본 작품이 신구, 손숙 주연의 <3월의 눈>이었다. 그때가 2015년 아니면 2016년일 테니 거의 3년 만이다.
이번에 감상한 연극의 제목은 쉬어 매드니스(Shear Madness). 1980년 미국에서 초연 이후, 장기 공연 연극 기록(미국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2015년 11월 12일에 초연이 얼렸다
10월 31일에 일정이 마무리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 콘텐츠박스(구 르메이에르 씨어터)에서 상연되고 있다. 콘텐츠박스는 지상에는 입구와 매표소만 있고, 지하로만 이뤄져 있는 독특한 건물이다.
<쉬어 매드니스>는 늘 부산스러운 미용실 ‘쉬어 매드니스’를 배경으로 위층에 살고 있는 피아니스트 ‘바이엘 하’의 죽음이 발생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당시 미용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용의자가 돼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된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관객들이 ‘목격자’가 돼 살인사건을 직접 추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관객들은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고, 투표를 통해 용의자 가운데 범인을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조호진 역의 전정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러다보니 엔딩은 매회마다 바뀌게 된다. 독창적인 형식의 연극이다. 연극 이야기가 길었다. 이 글은 ‘맛집’ 글인데.. 연극을 16시로 예약하고, 좀 일찍 대학로로 이동해 점심을 먹기로 했다. 알다시피 대학로에는 맛집이 넘쳐난다.
매뉴를 ‘카레’로 정하고 검색을 했더니 ‘페르시안 궁전’은 전통 인도식 카레, ‘고씨네 플러스’는 일본식 카레를 콘셉트로 하고 있었다. 둘 중에 하나를 골랐을 것 같지만, 예상을 뒤집고 ‘토끼정’을 선택했다.
‘토끼정’은 일본식 가정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인데, 우선 외관이 깔끔할 뿐 아니라 내부 시설도 분위기 있게 인테리어 돼 있어 마음에 쏙 들었다. 점심 시간에 가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있다. 그리 길지는 않으니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토끼정’이라는 이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에 등장하는 음식점의 이름이다. ‘왜 식당 이름이 토끼정이지?’라는 의문을 갖는 손님들을 위해 다행히 메뉴판에 보면 이런 설명이 적혀 있다.
의외로 카레 메뉴(시금치 카레 정도?)는 잘 보이지 않았다. 고민 끝에 선택한 건 ‘2인을 위한 토끼 밥상(29,700원)’! 돈까스와 고기반찬, 샐러드를 포함해 메인 요리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세트다. 역시 고심 끝에 ‘날치알 크림 우동’을 골랐다.
연어를 좋아한다면 ‘2인을 위한 연어 밥상’도 괜찮아 보였다. 재방문할 기회가 또 있다면 그때는 세트 말고 개별 메뉴들과 ‘토끼정 고로케’를 주문할 생각이다. 가격이 꽤 센 편인데(세트 6,500원, 개당 2,500원) 값을 할지 궁금하다.
주문이 밀려 20분 가량을 기다려야 했는데, ‘2인을 위한 토끼 밥상’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입맛에 맞았다. 전체적으로 고기(돈까스, 불고기)가 부드러워 식감이 좋았고, 양념의 간이 적당해서 ‘밥도둑’급 맛이었다. 순식간에 밥을 해치웠다.
‘날치알 크림 우동’은 날치알 크림 파스타와 같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우동 면발이 들어가 씹히는 맛(우동 면의 탄력)이 더 잘 느껴진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원래 오일 파스타보다 크림 파스타를 즐겨 먹는 편이라 맛있게 먹었다.
‘토끼정’에서의 식사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다만, 아쉬워던 점은 ‘양배추 샐러드’를 추가하면 돈을 받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렇다고 처음에 주는 샐러드의 양이 많은 것도 아니다. 사소하지만, 속상해지는 부분이다.
맛 : ★★★★
친절도 : ★★★ ★
청결도 : ★★★★★
분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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