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버락킴의 독일 여행기] 3. 프랑크푸르트 뢰머 광장에서 중세 독일을 만끽하다. (feat. 크리스마스 마켓)

너의길을가라 2022. 12. 3. 16:28
반응형

오스트차일레, 건물 앞에는 미네르바 동상이 있다.

이번에는 ‘프랑크푸르트’ 시내 구경을 좀 해볼까? 시간상으로는 여행의 5일째, 그러니까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스위스 바젤로 향하는 날이었다. 흐름상 먼저 소개를 해보자. 유럽은 어느 도시를 가든 가장 중심되는 장소는 ’시청‘이다.

프랑크푸르트 시청은 ‘뢰머 광장(Römerplatz)’에 위치해 있다. 뢰머는 로마를 뜻하는데, 정식 명칭은 ‘뢰머베르크’이다. 시청 맞은편에 눈에 띠는 건물이 있는데, 6채의 가옥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독일 전통 가옥이다. ’오스트차일레(Ostzeile)'라고 한다. 중세 독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반응형

프랑크푸르트 시청

시청 건물은 이렇게 생겼다. 비슷한 건물 3채가 연달아 붙어 있는데, 원래 이 지역의 부유한 상인의 집이었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 시에서 1405년 매입해 시청으로 사용 중이다. 지금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라 시청 건물은 뒷전이다.

자, 본격적으로 프랑크푸르트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길 차례이다. 유럽 사람들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약 한 달 전부터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도시나 마을 중심에는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상점들도 저마다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게 내부를 꾸민다.

겨울이 시작된 터라 날씨가 제법 쌀쌀하고 비가 간헐적으로 내렸지만, 그래도 유럽인들의 크리스마스 사랑은 진심이다. 어딜가나 사람들로 북적이고 분위기도 활기차다. 사람들은 각종 오너먼트(Ornament, 크리스마스 장식품)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판매하는 오너먼트는 핸드메이드라 가격이 제법 비싼데, 그 중에서 ‘Kathe Wohlfahrt’의 퀄리티가 가장 좋았다. 물론 가격도..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몇 개 구입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선물로도 제격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오너먼트 상점만 있는 건 아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는 길거리 음식점들도 많다. 감자전과 비슷한 음식을 발견하고 멈춰섰다.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지는 감자를 어느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저 냄새는 가히 살인적이다.

3개씩 팔았는데 가격은 6유로였다. (처음에는 2개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해 좀 많아 보였다.) 소스는 종류가 많았는데, 가장 무난할 것으로 생각되는 ‘갈릭 소스’를 주문했다. 옆의 간이 테이블로 옮겨가서 한입 베어 물었다.

‘바삭!‘ 행복한 소리가 입안에서 퍼져 나갔다. 그야말로 ’겉바속촉‘이었던 감자전(?)은 짭짤하면서도 매력적었다. 유럽 음식은 대부분 우리가 느끼기에 짠 편인데, 이 감자전은 불편하지 않은 짭짤함이었다. 갈릭 소스와 먹으니 중화되어 훨씬 더 맛있었다.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이번에는 ’소시지‘다. 독일까지 왔는데 소시지를 안 먹어 볼 수 없다. 물론 호텔 조식으로 나오는 소시지(도 정말 풍미가 좋았다.) 를 먹어 보긴 했지만, 그릴로 굽는 독일 전통적인 느낌의 소시지의 맛과 향이 궁금했다.

기본 소시지와 약간 매운 소시지(붉은색) 두 개를 주문했다. 한 차례 구운 다음에 그릴 위에서 덥혀지고 있던 터러 금방 나왔다. 빵 사이에 소시지 하나를 달랑 넣어 주는 식이라 말 그대로 간편식이다. 가격은 2개에 9유로였다.

우리 눈에는 다소 성의없이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게 독일 스타일인 듯하다. 소시지와 빵 그리고 맥주, 이 조합이면 다른 무언가를 추가한다는 게 무의미하기도 하다. 게다가 육즙 가득하게 구워진 소시지라니! 아, 행복하여라! 개인적으로는 약간 매운 소시지가 입맛에 맞았다.

아이젤너 다리

뢰머 광장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라인 강의 지류인) 마인 강’이 나온다. 강을 가로지르는 보행자 전용다리가 바로 ‘아이젤너 다리’이다. 뢰머 광장 중심의 북족 구시가지와 작센하우젠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다리 난간에는, 파리의 퐁네프 다리처럼 사랑의 자물쇠가 걸려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유럽중앙은행, 증권거래소 등이 위치해 있어 금융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또, 주변에 워낙 아름다운 곳(뒤셀도르프, 쾰른, 마인츠, 하이델베르크 등)들이 많아 잠시 스쳐가는 곳 정도로 인식되어 있다. (물론 가봐야 할 곳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도 굉장히 매력적인 여행지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뢰머 광장의 풍경들이나 괴테의 집, 슈테델 미술관을 비롯한 박물관 지구는 프랑크푸르트가 얼마나 문화적으로 풍성한 곳인지 잘 보여준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천천히 둘려보면, 프랑크푸르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