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통영과 거제의 밤, 반드시 가야 하는 카페(카페녘, 온더선셋)

너의길을가라 2022. 10. 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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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통영과 거제의 '낮'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제 '밤'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이다. 여행 포스팅의 끝무렵이라는 얘기다.  

카페녁
주소 : 경남 통영시 용남면 남해안대로 21 더벨르타워
영업 시간 : 10:00 ~ 22:00(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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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밤은 '카페녘'에서 맞았다. 저녁으로 해물뚝배기를 먹고 거제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카페녘'은 통영과 거제를 잇는 신거제대교 인근에 위치해 있다. '조금만 일찍 왔으면 좋았을 텐데..'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다급했다. 아쉽게도 카페녘에 도착했을 때는 노을이 끝물이었다.

'카페녘'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우선, 카페 뒤에 '녘(어떤 때의 무렵을 나타내는 말)'을 붙인 네이밍 센스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회전하는 카페'라는 설명이 흥미를 끌었다. '카페녘' 내에는 자체 '전망대'가 있는데, 이 곳이 놀랍게도 360도 돌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왔던 전망대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라고 하기에 생각보다 크고 멋스러웠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서둘러 내부로 들어가 음료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료는 전망대에서 셀프로 픽업 가능하다.)

실내 인테리어도 굉장히 세련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조명과 그림들이 '카페녘'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욱 고취시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7층)로 향했다. 전망대에 대한 궁금증에 설렘이 가득했다. "와..!" 통창 밖으로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보고 있으니 속이 시원해졌다.  

오션 뷰를 보유하고 있는 카페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 (게다가 그런 자리를 얼마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카페녘'은 360도 회전하다보니 그럴 필요가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 어느 자리에 앉든 바다 전망을 볼 수 있고, 매 시각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녘'은 낮에 가도 밤에 가도 좋은 곳이다. 가장 좋은 건, 오후 늦게 방문해서 노을까지 보는 것이겠으나 여행 일정을 그렇게 딱 맞추기는 힘든 일이리라. 그러므로 언제든 좋다! 방문한 손님 모두에게 공평한 바다 전망을 제공하는 '카페녘'은 통영 여행에서 꼭 방문해야 하는 '여행지'가 아닐까.

거제의 밤은 '온더선셋'에서 맞았다. 저녁으로 배말칼국수와 톳김밥을 먹고, (이번에도) 서둘러 '온더선셋'으로 향했다. '온더선셋'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조금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 희망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온 더 선셋
주소 : 경남 거제시 사등면 성포로 65
영업 시간 : 10:00 ~ 22:00(매일)

'아, 또 늦어 버린 걸까..' '온더선셋'은 이미 어두워진 주변과 대비되게 환히 빛나고 있었다.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터덜터덜 카페 안으로 들어가 주문을 하려는데, 뒤쪽에서 붉은 빛이 들어오는 게 아닌가. 석양이었다. 그것도 너무도 찬란히 불타오르는 석양.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저기는 어떻게 가는 거예요?"
"카페 바깥에 있는 해안산책로로 이동하시면 돼요."

직원에게 양해를 구한 후, 1층 야외 테이블과 연결돼 있는 해안산책로를 향해 곧장 뛰어갔다. 이 순간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석양이었다. 물론 30분만 더 일찍 왔으면 좋았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정말 충분했다.

이윽고 해가 완전히 졌고, 그때부터 카페 내부를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카페는 총 4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야외 테이블, 2층과 3층은 바다 전망을 볼 수 있게끔 통창으로 인테리어 되어 있었다. 4층은 루프탑인데, 미니 파티룸 같은 느낌도 나서 일행이 많다면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

해안산책로의 조명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바다에 비친 빛그림자를 말없이 바라보며 통영-거제 여행을 반추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고요한 바다, 그 적막함마저 좋았던 여행이었다. 아, 그 생각도 했다. 다음에는 꼭 여유있게, 반드시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노을을 보러 가야겠다고 말이다. 매번 실패하고마는 그 다짐을 이번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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