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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때문에 이혼 위기, 강형욱이 부부 갈등 해결했다

너의길을가라 2022. 3. 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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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 부부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로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KBS2 <개는 훌륭하다> 앞으로 도착한 사연도 그러했다. '(반려견 때문에) 아내와 매일 싸워요. 이혼의 위기가 옵니다'는 제목의 글이 제작진의 눈길을 끌었던 모양이다. 도움을 요청한 남편 보호자는 시도때도 없는 싸움으로 힘겹다며 강형욱의 솔루션을 절실히 바랐다. 과연 어떤 사연일까.  

문제의 고민견은 몰티즈(Maltese) 얄리(암컷, 5살)였다. 몰티즈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사나운 성격으로 유명한 견종이다. 그렇다면 얄리를 데려온 계기는 무엇일까. 아내 보호자는 유기견을 알아보고 있던 차에 친한 친구가 사정이 생겨 얄리를 키울 수 없게 되자 데려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함께 살게 된 지는 8개월이 됐다. 얄리는 아내 보호자의 둘도 없는 친구였다.

반면, 남편 보호자는 얄리에게 불만이 굉장히 많았다. 자랑을 좀 해달라는 요청에 "자랑이요? 예쁜 점이요? 솔직히 없는 거 같아요. 성격이 중요한가, 사람 말을 잘 들어야지."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슨 까닭일까. 얄리는 남편 보호자에게 유독 사납게 굴었다. 으르렁대며 입질까지 했다. 남편 보호자는 얄리와 친해지기 위해 나름 노력했지만 어림 없었다.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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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얄리의 폭주는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아내 보호자가 산책을 나가기 위해 하네스를 채우려 하자 얄리는 으르렁거리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산책이 끝난 후 발을 닦일 때도 짖음이 계속됐다. 아내 보호자는 달래랴 씻기랴 정신 없었다. 산책은 문제가 없는데 그 과정이 너무 힘겨웠다. 아직 끝이 아니었다. 발을 말리기 위해 안아들자 또 다시 짖어대는 게 아닌가.

가족들은 성난 얄리 달래기에 고군분투했다. 남편 보호자는 얄리를 피해 소파 위로 올라갔지만, 얄리는 쉽사리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첫째 딸과 둘째 딸도 겁이 나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아내 보호자가 물리고 만 것이다. 손목에는 얄리의 이빨 자국이 선명했다. 속이 상한 남편 보호자가 벌컥 화를 냈고, 순식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저렇게 보호자가 개한테 물리고 나면 아이들이 엄청 무서워해요. 저도 물리고 나서 상처를 (아들) 주운이가 물어보는데 자기도 개가 무섭다고 그럴 때가 많아요." (강형욱 훈련사)



강형욱 훈련사는 보호자가 개한테 물리면 아이들도 무서워하기 마련이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실제로 첫째 딸은 겁이 났는지 얄리를 피해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학교를 마치고 귀가할 때도 선뜻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놀이터로 향하는 일이 잦았다. 거실에서 들리는 얄리의 으르렁 소리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첫째 딸은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무서워요."라며 호소했다.

얄리의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배식을 해도 밥을 먹지 않고 으르렁거렸다. 다가가서 밥을 먹는지 지켜봐야 그제서야 먹었고, 멀어지면 식사를 거부했다. 얄리가 다 먹기까지 17분 44초가 소요됐다. 가족들은 얄리가 밥을 먹도록 하기 위해 주변을 서성거려야 했다. 남편 보호자는 "굳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개를 키워야 돼? 적당히 좀 하자."는 입장이었다. 충분히 이해가 됐다.

"얄리 같은 타입의 개들은 으르렁거리는 것에 많은 의미가 있어요. 우리가 혼자 있을 때 벽을 주먹으로 칠 가능성보다 내 화에 반응을 잘 해줄 것 같은 사람이 있을 때 그럴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강형욱)



얄리의 애교에 반응했던 이경규, 장도연과 달리 강형욱은 처음부터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객관적인 진단을 위해 일부러 그리했던 것이다. 강형욱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얄리는 피곤해하는 기색을 보였다. 예측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가족들을 방으로 이동시켰다. 불안할 때 나오는 진짜 모습을 관찰하려는 의도였다. 얄리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막무가내로 행동했다.

강형욱은 멋대로 행동하며 예측 불가의 상황들을 제시했다. 얄리는 혼란스러워하더니 켄넬로 회피했다. 가족들이 나오자 그제야 으르렁거렸다. 불편함을 호소하며 '얼른 해결해!'라고 신경질을 부리는 것이다. 강형욱은 아랑곳하지 않고 상의를 벗어 켄넬을 덮어버렸다. 기대하는 결과와 반대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강형욱은 가까이 가서 비위 맞추는 행동은 금물이라 조언했다.


이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우선, 식사 습관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었다. 보호자가 주변에 서성거려야 그제서야 식사를 하는 얄리의 행동은 몰티즈에게 유독 흔한 증상이다. 보호자의 측은지심을 자극하는 전략이라고 할까. 강형욱은 자신의 반려견을 안쓰러워하는 보호자의 행동이 만들어낸 버릇이라고 지적했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먹지 않으면 밥을 치우면 된다.

다음은 자극 둔화 훈련이었다. 강형욱은 얄리가 좋아하는 간식을 손에 쥐고, 얄리가 허겁지겁 먹는 틈에 몸을 살짝 터치했다. 얄리는 반응이 없었다. 몸을 만진 스트레스보다 간식을 먹는 기쁨이 컸기 때문이다. 이는 생후 3주부터 해야 하는 기본 훈련에 해당한다. 또, 얄리를 테이블 등 높은 곳에 올려서 공포심으로 인해 보호자에 대한 의지가 높아지는 상황을 연출했다.

그리고 얄리를 만지는 동시에 간식을 줌으로써 얄리에게 몸에 손이 닿아야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켰다. 반복 훈련을 통해 터치에 대한 공격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그렇다면 발 닦기는 어떻게 해야 수월하게 할 수 있을까. 강형욱은 의자 위에서 얄리를 정신없게 만든 후 살며시 발을 만졌다. 놀랍게도 얄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발 닦기는 간단히 해결됐다.


"자극 둔화 훈련을 하면서 조건이 하나 있어요. 훈련을 하지 않을 때는 안 만져야 돼요." (강형욱)

강형욱은 문제 행동이 완전히 교정되기 전까지는 훈련을 할 때만 얄리를 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예전 버릇이 금방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이어서 강형욱은 자녀만 있을 때 발현되는 얄리의 공격성(의 원인은 분리불안)에 대한 해결책으로 외출 할 때 얄리를 안방에 넣어두고 안전문을 설치해 둘 것을 제안했다. 그리하면 첫째 딸이 겁내지 않고 집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하루 동안 훈련을 경험한 남편 보호자는 원래 개를 엄청 예뻐했었는데 얄리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으르렁거리지 않고 짖지 않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더불어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지도 보였다. 얄리로 인해 야기됐던 부부 갈등은 강형욱의 솔루션으로 인해 봉합됐다. 원인과 해결책을 얻었으니 앞으로 남은 것은 보호자들의 포기 없는 노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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