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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 연예

매니저 논란에 대신 사과한 황광희, 우리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



군대에서 MBC <무한도전>의 종영 소식을 들어야 했던 황광희, 당시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 미루어 짐작하자면 청천벽력 같지 않았을까? 전역 후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광희는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다'면서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결국 <무한도전>의 한 멤버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 만하다. 


굳이 비유한다면, 졸지에 돌아갈 직장이 없어진 실직자 신세라고 할까. 그러나 죽으란 법은 없나보다. 애석하게도 <무한도전>은 없어졌지만, 대신 광희에겐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 있었다. '예능인 황광희'를 찾는 대중의 수요도 존재했다. 매일마다 같은 얼굴들만 대면해야 하는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었고, <전참시> 입장에서도 활력소 역할을 해줄 새로운 멤버가 필요했다. 


기본적으로 <전참시>는 이영자-송성호 팀장, 박성광-송이 매니저의 경우처럼 '스토리'가 만들어질 여지가 많은 관계를 선호한다. 다시 말하자면, 어색했던 스타와 매니저의 관계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감동 요소를 전달하는 식이다. 제대를 하자마자 매니저와 처음 만나 데면데면한 광희의 모습은 <전참시>로선 최고의 소재였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광희의 진솔한 인간미가 발산됐고, 시청자 반응도 좋았다. 전역 날부터 열일하는 광희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몸무게를 50kg까지 뺀 그의 얼굴은 안쓰럽기까지 했는데, 그만큼 방송 복귀에 임하는 심정이 절박했다는 걸 보여줬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방송이 나간 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진짜 너무 소름 돋는다. 황광희 매니저'라는 글이 올라왔다. 광희의 매니저 유 씨가 중학교 시절 일진이었다는 주장이었다. 


논란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광희의 소속사 본부이엔티 측은 "매니저 본인에게 확인했으나 학창시절 일진이었던 적은 없다고 한다"고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긴 역부족이었다. 곧 추가 폭로가 이어졌고, 결국 매니저 유 씨는 책임을 지고 퇴사를 하게 됐다. 출연의 필수 요소인 매니저를 잃은 광희 역시 <전참시>에서 잠정적으로 하차했다. 두 번째 청천벽력이다. 


"여러가지로 상처받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고, 마음 써주신 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다"


물론 광희에겐 죄가 없다. 전역하자마자 처음 만난 매니저와 무슨 교감이 있었겠는가. 물론 회사 측에도 책임을 묻기 힘들다. 매니저를 채용하면서 학창 시절 일진이었는지 여부까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책임을 통감하는 건 다른 문제다. 지난 2일,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광희는 전 매니저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죄송하다'며 사과의 말을 건넸다. 



당연히 불편할 수 있었다. 껄끄러운 질문이 분명했다. 그러나 광희는 이 문제를 얼버무리지 않았다. 그가 직접(이면서 또한 대신) 사과를 한 건 매우 바람직한 태도였다. 비록 자신이 잘못을 저질러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그는 연예인이기에 '얼굴(대표)'의 역할을 해야만 한다. 이렇듯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하면 대중은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진솔한 태도는 진솔한 응원을 이끌어내기 마련이다.


이로써 논란은 종식됐다. 앞으로 광희의 방송 복귀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이미 올리브 <모두의 주방>에서 요리 실력을 뽐냈는데, 입대 전까지 출연했던 요리 프로그램(EBS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단련된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특유의 쾌활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단순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라좁았다. 또, 조세호 · 남창희와 함께 <주간아이돌>의 MC를 맡아 활약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다소 파격적일 수는 있겠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광희가 새로운 매니저와 함께 <전참시>를 다시 출연하면 어떨까. 의심에 가득찬 표정으로 'OO 매니저님은 일진 아니었죠?'라고 묻는 광희, 재미있는 그림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출연 여부야 소속사가 결정하겠지만, 어찌됐든 간에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광희의 앞날에 더 이상의 청천벽력은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