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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기만 먹는 금쪽이, 오은영이 찾아낸 비밀은?

너의길을가라 2023. 3. 1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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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10살 아들을 키우는 부모가 찾아왔다. 영상 속에서 금쪽이는 식사 시간을 힘들어 했다. 식탁에 앉자마자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빠는 똑바로 앉으라며 불호령을 내렸다. 금쪽이는 아빠의 눈치를 보더니 깨작깨작 음식을 씹었다. 퀭한 표정으로 밥을 입 안에 욱여넣었다. 기계적으로 수저질을 되풀이했다. 잠시 후, 금쪽이는 헛구역질을 시작했다.

평범한 아침 식사가 버거워보였다. 금쪽이는 혼자 있을 때도 잘 먹지 않았고, 과자도 좋아하지 않았다. 심지어 배고프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금쪽이가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혹시 지난 번 금쪽이와 마찬가지로 ‘거식증’일까. 엄마는 매일 금쪽이의 체중 변화를 체크했는데, 현재 금쪽이의 몸무게는 23.2kg에 불과했다. 평균 35.5kg에 한참 부족한 수치였다.  

금쪽이는 안 먹는 것치고는 생각보다 건강했다. 피골이 상접하지도 않고 에너지도 넘쳤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어떻게 영양을 공금하고 있는지 의문스러워했다. 그 비밀은 충격적이었다. 금쪽이 부모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엄마는 가게를 찾아온 금쪽이에게 날고기를 건네줬다. 금쪽이는 소 등골과 한우 생고기를 양념도 없이 그냥 먹었다. 고기를 익혀주자 목 넘길 때 이상하다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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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은 의사 평생에 등골과 날고기만 먹는 금쪽이를 만난 건 처음이라며 놀라했다. 코로나19로 격리 중인 정형돈을 대신해 MC로 참여한 현주엽도 10살짜리 아이가 소 등골을 먹는 건 처음 본다며 신기해 했다. 실제로 금쪽이는 2022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도대체 금쪽이는 무슨 까닭에 생고기만 먹으려 하는 걸까.

날고기를 보면 식욕이 돋는 걸 보면 금쪽이는 식욕에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또, 날고기를 원활히 섭취하는 걸 볼 때 섭식에도 문제가 없었다. 다만, 오은영은 금쪽이가 평소 식사할 때의 모습에서 ‘저작 기능(음식을 씹고 부숴 목구멍으로 넘기는 기능)’의 어려움이 있음을 발견했다. 저작 기능의 핵심은 어금니인데, 금쪽이는 주로 앞니로 마치 토끼처럼 음식을 씹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네오포비아(neophobia
)’인데, 낯설고 새로운 것에 대해 두려움은 현상을 뜻한다. 낯선 음식을 거부하고 익숙한 날고기만 먹으려 하는 금쪽이는 ‘푸드 네오포비아’의 가능성이 엿보였다. 오은영은 “혹시 다양한 음식을 경험한 시기를 놓쳤던 것은 아닌“지 궁금해 했다. 좀더 자세한 분석을 위해서는 금쪽이의 영유아 시절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다.

다시 식사 시간, 금쪽이는 나홀로 외로운 식사를 해야 했다. 40분 째 오만상을 쓰고 음식을 씹고 있는 금쪽이에게 아빠는 언성을 높였다. 금쪽이의 힘겨운 사투를 알아주지 못했다. 음식을 모두 삼켜야 끝나는 공포의 식사 시간, 금쪽이는 아빠의 불호령이 떨어질까 조마조마했다. 매일 벌어지는 안타까운 실랑이였다. 식사가 괴로운 금쪽이와 이해 못 하는 아빠의 갈등이었다.

“금쪽이는 음식이 싫은 게 아니라 구강 민감도가 높은 거 같아요.“ (오은영)


오은영은 인간에게 음식은 몸 밖에서 들어오는 외부 자극이며, 구강을 통해 음식물을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구강에 들어온 다양한 자극을 잘 다루어야 하는데, 금쪽이는 구강 민감도가 높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구강 민감도가 높으면 ‘구강 방어’가 생기는데, 이를테면 싫은 자극은 거부하고 좋아하는 자극은 극도로 추구하게 되는 식이다. 음식을 뱉는 거부 반응이 대표적이다.

한편, 금쪽이가 방에서 휴대폰 게임을 하는 걸 발견한 아빠는 금쪽이에게 다가가 때릴 듯 위협적인 행동을 취하며 혼을 냈다. 잠시 후, 책상에 앉아 몰래 휴대폰 게임을 한 금쪽이는 또 다시 아빠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때리지는 않아도 조마조마한 아빠의 손짓에 금쪽이는 움찔하며 잔뜩 움츠러 들었다. 결국 아빠는 금쪽이에게 손을 댔고, 금쪽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오은영은 아빠의 훈육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공포스럽고 아이를 벌벌 떨게 하는 훈육은 너무 많은 걸 잃는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무서우니까 부모에게 점점 거리를 두고, 혼날까 봐 의논을 하지 않으려 하고, 혼났으니까 됐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지금의 방식은 훈육의 목적인 반성과 깨달음이 없고, 성찰은커녕 부모와 자식의 관계만 망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잠시 후, 차를 타고 봉안당을 찾은 금쪽이네의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3년 전 사고로 떠난 금쪽이의 친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금쪽이는 엄마와이 기억을 떠올리려 했지만,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듯했다. 당시 금쪽이는 고작 6세에 불과했다. 아빠는 금쪽이의 태아 포토북을 꺼내 들었고, 금쪽이는 친엄마의 사랑을 확인했다. 그들은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봉안당을 떠났다.


이제야 퍼즐이 맞춰졌다. 금쪽이 엄마가 금쪽이의 영유아 시절의 섭식 환경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던 이유 말이다. 그 과정을 몰랐던 엄마는 얼마나 답답하고 난처했을까. 엄마는 금쪽이가 친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행동 하나하낙 조심스러웠다. 또, 자신이 부족해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빠는 친자식 이상으로 금쪽이에게 잘해준 엄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오은영은 친엄마가 몸이 아팠던 탓에 이유식을 하고 다양한 음식도 접하며 저작 기능을 배워야 했을 (금쪽이의) 영유아 시기에 ‘공백’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쪽이에게 음식은 슬픔의 대상일 거라 설명했다. 배고파도 제때 먹을 수 없어 슬펐을 테고, 지금은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없어 슬플 테고, 또, 자신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부모 떄문에 슬플 것이다.

한편, 금쪽이가 친구에게 7,000원을 빌려주고 5만 원을 받아낸 사실을 알게 된 아빠는 정체 모를 막대기를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위협적으로 다가오더니 “남의 돈을 왜 훔쳐. 손 내려!”라며 막대기로 금쪽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고성과 비명이 난무하는 현장을 보며 스튜디오는 충격에 빠졌다. 결국 제작진이 개입을 결정했고, ‘금쪽같은 내새끼‘ 최초로 촬영을 중단하고 말았다.

오은영은 아빠의 강압적 훈육 태도의 이유를 짐작했다. 친엄마가 아파서 힘들 당시, 금쪽이는 그 시기에 성장 과정에 공백이 생겼다. 아빠는 그때 금쪽이 옆에 있어주지 못해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오은영은 죄책감을 느끼는 부모들은 ① 무조건 허용하거나 ② 지나치게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작은 실수에서 혼내는 아빠는 후자였다.


금쪽이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 오은영은 금쪽이가 망망대해에 떠 있는 돛단배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금쪽이는 부모의 공백으로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새로운 엄마가 생겼다. 친해지는 과정에서 고비를 넘겼고, 사랑으로 감싸운 엄마는 금쪽이 입장에서 피난처와 같았다. 안심이 됐을 것이다. 어쩌면 생고기는 애정을 얻기 위한 수단, 공백을 채워준 매개이지 않을까.

오은영이 금쪽처방은 ‘사랑을 꿀떡꿀떡’ 솔루션이었다. 밥이 싫은 게 아니라 먹는 것 자체가 어려운 금쪽이에게 식사에 대한 스트레스를 낮추고 아빠에 대한 무서움도 낮춰줄 필요가 있었다. 솔루션 전 면담 시간에서 아빠는 지금까지 거칠기만 했던 표현 방식에 대해 사과하고, 부드러운 말투를 약속했다. 금쪽이는 환하게 웃으며 달라질 아빠의 모습을 기대했다.

다음 날, 금쪽이는 치과를 찾아 정확한 치아 상태를 체그했다. 아래턱이 작아 턱을 내미는 습관이 있는 금쪽이는 씹는 습관을 바꾸는 게 급선무였다. 엄마와 아빠는 금쪽이와 함께 ‘식감 적응 훈련’에 돌입했다. 목 넘김이 쉬운 음식만 찾았던 금쪽이의 구강 민감도를 낮추는 연습이었다. 금쪽이는 눈을 가린 채 음식을 먹으며 적응 훈련을 거쳤고, 다양한 식감을 경험하며 음식과 친해졌다.

혼인 신고만 하고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아빠와 엄마, 그들은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갖춰 입고 금쪽이와 함께 가족사진을 촬영했다. 생애 첫 가족 사진을 남기며 금쪽이네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랑을 고백했다. 앞으로는 날고기를 먹지 않아도 사랑으로 배부를 금쪽이가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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