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그린 루프(green roof) 혹은 옥상정원, 우리나라에선 어떨까?

너의길을가라 2013. 9. 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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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그린루프(green roof)를 알고 계신가요? 일반적인 그린루프는 위의 사진과 같은 모습입니다. 보기에 자연스럽기도 하고, 그런 만큼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죠? 돌출되어 있다는 느낌보다는 자연 속에 녹아든 것 같은 모습이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 깜빡할 뻔 했네요? 지난 7월, '국립국어원'에서 '그린루프'를 우리말로 순화했는데요. 이름하여 '옥상정원' 흠, 이것도 말이 예쁘죠? 국립국어원은 "그린루프에 대해서 건축물의 일부이자 지붕을 꾸미는 방식의 하나이므로 '~지붕'으로 다듬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주로 옥상에 녹지를 꾸미는 방식이라는 점과 직역한 표현이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 다양한 문맥에서의 활용을 고려해 옥상정원으로 결정했다"며 이유를 밝혔습니다.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볼까요? 아무래도 외국의 경우, 혹은 외곽지역의 그린루프는 '정원'을 꾸민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자유롭게 놔두는 느낌이 강한데요. 하지만 도심에서는 아무래도 '가꾼다'는 개념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붕' 대신 '정원'을 쓴 것 같습니다. 본래의 의미와는 조금 달라진, 한국적인 국어순화인 셈이죠. 또, 드물게 위의 사진과 같은 집도 있게 마련이니까요. 자, 그러면 '옥상정원'의 모습도 한번 구경을 해보실까요?





<출처 : 구글이미지 검색>



이런 모습이라면 '옥상정원'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죠?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린루프(green roof)'라는 말을 좀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림을 통해 이미 잘 설명이 된 것처럼, 그린루프란 부부 혹은 전체가 식물로 조성된 건물 지붕을 뜻합니다. 


역사적 기원을 찾아보면, 생각보다 연원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세 이집트의 푸스타트라는 도시에 옥상 정원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11세기 초 페르키아의 시인인 나시르 쿠스라우의 작품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 있다고 합니다. '어떤 건물은 14층에 달했고 맨 꼭대기에는 옥상 정원이 있었으며 관개를 위해 황소가 끄는 수차까지 갖추고 있었다' 이집트의 놀랍도로 발전했던 문명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죠.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단열이 잘 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도심의 온도를 낮추는 기능이 있습니다. 열대야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겠죠. 실제로 서울시와 (재)서울그린트러스트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옥상녹화된 건물의 아래층은 일반건물보다 실내온도가 0.2~0.5℃ 낮았고, 습도는 2.6~3.1%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이 됐다고 합니다. 당연히 냉방비와 난방비가 줄어드는 경제적 효과가 있겠죠? 


또, 빗물을 흡수해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외에도 미관상(美觀上)의 장점도 있을 테고, 무엇보다 사람에게 '초록'이 주는 평온함, 안락함, 따뜻함을 선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출처 :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 페이스북> 


대한민국에는 '옥상정원[그린루프]'이 그다지 익숙한 개념은 아니죠. 가끔 큰 건물의 옥상에 '정원'을 꾸며 놓는 곳에 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거나 '가짜'로 눈속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옥상정원을 아주 잘 가꾸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정부세종청사가 대표적인데요. 이 곳에는 나무 12만 그루, 초본류 63만 포기가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옥상원정도 다양한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다고 합니다. 


검색을 더 해봤더니 '그린 블루 루프'라는 것도 있더군요. 그린 루프와 블루 루프를 더한 개념인 것 같습니다. 




- <조선일보>에서 발췌 - 



옥상 빗물 받는 '그린 블루 루프'.. 서울 종로 청운中에 첫 시범 설치 <조선일보>


침수방지 '그린+블루 루프' 청운중 옥상에 설 <동아일보>


오히려 보수 언론에서 이 소식을 다뤘네요. 생태적인 이슈는 오히려 '좌파'의 것인데요. 어쨌거나 서울시에서 침수 피해나 하수관거 역류를 막기 위해 '그린(Green) 블루(Blue) 루프(Roof)'를 청운중학교에 처음 시범 설치했다고 하네요. 서울시 관계자는 "효과를 분석해,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대 공학연구소 권경호 박사는 "그린 블루 루프가 설치되면 시간당 95㎜의 집중호우가 내려도 옥상에 내린 빗물이 유출되는 것을 대부분 막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그린 블루 루프'는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어떠세요? 주택의 옥상 혹은 지붕을 녹색으로 꾸미든, 도심의 높게 솟은 건물의 옥상을 '정원'으로 꾸미든 녹색이 많아진다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쉬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에서 이런 노력들을 시작한 모양인데요. 신축 건물들의 경우에도 이런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정부 차원에서도 '옥상 정원'이 더 많이 보급되도록 애를 써줬으면 좋겠고, 시민 여러분들도 가능한 범위 안에서 '옥상 정원'을 가꾸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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