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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로 훈육하는 아빠. '청소년 부모' 위한 오은영의 육아 꿀팁

너의길을가라 2022. 9. 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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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4세(금쪽이)와 3개월된 아기의 부모가 상담을 위해 찾아왔다. 언뜻 보기에도 앳되어 보이는 이들은 99년생 동갑내기 커플로 <금쪽같은 내새끼> 최연소 출연자였다. 20살에 임신 후 21살에 출산해 굉장히 이른 나이에 부모가 됐으니, 요즘같이 초혼 연령(남성 33.2세, 여성 31세)이 높아지는 시대에 흔하지 않은 케이스이다.

오은영 박사는 '청소년 부모'라는 용어를 언급했다. 조금 생소한 표현일 수 있는데, 청소년 기본법에 의거해 만 24세 이하인 부모를 지칭하는 말이다. 청소년 부모는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또래를 보며 심리적 우울감과 박탈감을 느끼거나, 경제적 어려움과 육아 지식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금쪽이네는 어떤 고민을 갖고 오은영을 찾아온 걸까. 엄마는 금쪽이가 클수록 고집이 세지고, 특히 둘째가 태어난 뒤부터 동생을 질투하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엄마 앞에서는 동생을 예뻐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베개로 얼굴을 막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첫째가 동생을 질투하는 양상은 흔히 일어나는 일인데, 과연 금쪽이네의 문제는 그것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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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놀아주고 있던 금쪽이는 엄마가 설거지에 집중하자 몸짓이 거칠어졌다. 동생의 팔을 꾹 누르더니, 팔을 위로 잡아당겼다. 엄마의 눈치를 본 후 동생을 깔고 앉기도 했다. 자칫 위험하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 동생 쪽쪽이를 자신의 입에 집어넣는 등 집착했다. 동생에게 고정된 엄마의 시선을 빼앗아오기 위한 방편 같았다. 쪽쪽이 사수에 실패한 금쪽이는 세상 서럽게 울어댔다.

오은영은 위험천만한 순간에 상냥하게 제지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가 금지를 배우려면 부모의 단호하고 분명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동생에 대한 질투에 대해서는 금쪽이에게 직접 동생을 돌보게 하라 칭찬을 듬뿍해주라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이 과정을 통해 금쪽이가 '올바르게 행동하면 더 사랑받는구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쪽쪽이에 집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동생이 태어난 후 상대적으로 줄어든 관심을 되찾고 싶었던 것이다. '동생처럼 행동하면 더 예뻐해 주겠지?'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관심을 받으려는 퇴행 행동이었다. 이때는 충분히 사랑을 표현해주고, 쪽쪽이에 집착할 때마다 뽀뽀를 해주면 좋다. 오은영은 퇴행 행동을 막는 데만 몰두하지 말고, 우리 아이는 어떤 마음일지 한번 더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출산해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 엄마의 고교 친구가 방문했다. 엄마끼리는 음식을 준비하며 대화를 나눴고, 딸들은 자매처럼 어울렸다. 하지만 잠시 후, 인형을 두고 갈등이 벌어졌다. 아빠는 금쪽이에게 양보를 강요하며 인형을 뺏어버렸다. 결국 금쪽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는 초코볼을 먹을 때도 한 그릇에 담아 하나씩 먹으라고 지시했다. 양보보다 질투만 커졌다.

양보를 강요하는 아빠와 욕심쟁이 딸의 갈등을 지켜본 오은영은 아빠에게 금쪽이가 '내 거'라고 하면 불편한지 질문했다. 아빠는 금쪽이가 평소 소유욕이 강해서 집에서 먼저 양보를 배워야 밖에서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강하게 훈육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그 과정에서 큰 소리가 나는 건 다반사였다. 엄마는 설명 없이 다그치기만 하니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금쪽이는 어린이집에서도 친구의 물건을 보이는 족족 뺏었다. 선생님이 같이 하는 놀이라고 알려줘도 소용 없었다. 집보다 어린이집에서 욕심이 더 심한 듯 했는데, 심지어 함께 쓰는 자리까지 독차지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발달 상태가 매우 우수한데, 어린이집에서 소소한 문제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에 있어 초점을 부모로 전환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소유를 배워야 나누는 게 가능해져요." (오은영)



금쪽이의 욕심, 그 원인은 무엇일까. 오은영은 아이들이 때때로 맞는 말을 하면 그 정당성을 수용해줘야 하는데, 아빠의 경우 금쪽이의 감정과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쪽이 입장에서 아빠에게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자기 주도성, 자율성, 자존감에 영향을 받게 되고, 결국 밖에서라도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말썽을 부리게 된다.

물론 아빠가 강조하는 규칙들, 이를테면 나눔, 배려, 양보는 꼭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유를 배워야 양보를 이해할 수 있는 법이다. 오은영은 아이에게 소유 개념이 없으면 아빠의 무서운 모습에 잠시 주춤할 뿐이고, 밖에서 말썽을 부리며 한풀이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왜 나눠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지하는 사람이 없으니 힘이 센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외식을 나간 금쪽이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엄마는 아기를 보살피랴 금쪽이 케어까지 하랴 정신이 없었는데, 아빠는 고기를 굽더니 자신의 입으로 쏙 가져갔다. 또, 고기를 굽느라 덥다는 아빠의 말에 금쪽이는 고사리손으로 손부채를 했다. 그러자 아빠는 그 정도로 시원하겠냐며 싸늘하게 대꾸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마음의 신호를 무시하는 아빠의 공감 능력 부족을 지적했다.

집으로 돌아온 금쪽이네의 갈등은 계속 이어졌다. 분유 양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에 엄마가 한소리 하자 아빠는 금쪽이에게 화풀이를 했다. 금쪽이는 머쓱해졌고, 호통에 놀란 막내는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는 방 안에서 햄스터를 보며 마음을 달랬다. 엄마는 금쪽이와 동생을 케어하느라 정신없었다.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막내가 옆에서 울어도 햄스터가 먼저인 듯했다.

"공포감으로는 아이를 가르칠 수 없습니다." (오은영)



엄마는 둘째 거지귀 교체를 위해 아빠에게 금쪽이 식사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혼자 먹을 생각이 없는 금쪽이와 먹여줄 생각 없는 아빠의 대치가 시작됐다. 아빠는 버럭하고 소리를 쳤고,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그때 금쪽이가 실수로 음료를 쏟았고, 아빠의 분노 섞인 한숨이 공기를 얼어붙게 했다. 금쪽이는 아무 말 없이 눈치를 봤고, 아빠는 화를 참다못해 밖으로 나가버렸다.

오은영은 이중적 양육 태도를 지적하며, 기분 좋을 때는 친구 같은 아빠가 화가 나자 무섭게 돌변하면 아이는 혼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또, 어린 시절 가족으로부터 경험한 공포와 불안은 아이의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조부모 손에 자란 아빠는 무조건적인 허용을 받으며 자랐고, 제재하는 어른이 없었던 유년기의 결핍 때문에 생긴 (잘못된) 훈육 방법이었다.

엄마는 어떤 마음일까. 친정 아빠에게 전화를 건 엄마는 모든 게 일방적이었던 어린 시절의 아빠에 대해 얘기했다. 아빠와 좋은 기억이 없었던 터라 아이만큼은 자신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는데, 남편에게서 아빠의 그림자를 발견하게 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엄마가 일찍 결혼을 선택한 이유는 외롭기 때문이었다. 부모에게 사랑을 많지 받지 못해 화목한 가정을 원했던 것이다.


오은영은 '청소년 부모'를 위한 디테일한 금쪽 처방을 제시했다. 아빠에게는 '금쪽이와 10분만 놀아주기'를 실천하라고 요청했다. 아빠는 지금도 잘 놀아주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오은영이 바라는 건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놀아주라는 것이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아이는 아빠를 오매불망 기다리게 된고, 나중에는 아빠가 놀고 싶은 방식으로 놀자고 제안하게 된다.

다음 솔루션은 '수용과 반응'이었다. 금쪽이의 말과 감정에 적극적으로 수용을 해주라는 뜻이었다. 또, 양보 전 소유를 먼저 가르치게 했다. 금쪽이는 아빠의 변화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갔다. 오은영은 동생에 대한 질투를 멈추기 위해 '똑같이 사랑하기'를 제시했다. 동생을 질투하면 충분히 사랑한다고 말해줌으로써 불안을 잠재우라는 것이다. 엄마의 확실한 애정 표현에 금쪽이는 활짝 웃었다.

또, '칭찬 달걀'을 활용해 금쪽이가 성취감을 느끼게 했다. 칭찬 달걀 안에는 용돈이 들어 있었는데, 금쪽이는 칭찬 달걀을 모으며 뿌듯해 했다. 또, 동생을 보살피는 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아빠는 금쪽이가 정한 놀이로 정해진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놀아주었다. 아이에게 귀를 기울이니 변하는 아이의 행동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이뿐만 아니라 온가족이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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