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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증 걸린 금쪽이, 오은영은 재혼 가정의 어려움을 짚었다

너의길을가라 2022. 8. 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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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 딸을 키우는 부모가 26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찾았다. 영상 속에서 금쪽이는 친구들과 만나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빠의 스킨십을 피곤해 하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금쪽이는 아빠와의 살가운 스킨십을 원했다. 또, 엄마와 결혼하기 전에는 아빠가 자신과 많이 놀아줬었다며 달라진(?) 속마음을 궁금해 했다. 엄마와 결혼 전이라니? 무슨 얘기일까.

예상대로, 금쪽이네는 재혼 가정이다. 엄마는 금쪽이를 포함해 2남 1녀를 뒀고, 쌍둥이 형제는 출가를 했다고 밝혔다. 아빠는 초혼이었다. 엄마는 금쪽이가 4살 때 이혼을 했는데, 금쪽이가 아빠를 간절히 원해 지금의 남편과 재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금쪽이는 아빠에게 항상 '놀아줘', '안아줘', '뽀뽀해줘'라고 요구했고, 아빠는 그것이 불편한 듯했다. 양쪽 다 불만이 있었다.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는 MC들의 지적에 오은영은 '속도 차이'라고 수정했다. 재혼 가정에서 새 부모를 받아들이는 유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만 3세 이하 어렸을 때부터 함께 지내 자연스럽게 새 부모로 받아들이는 '완전한 부모 유형'이고, 두 번째는 친부모의 존재를 알면서 새 부모를 받아들이는 '또 다른 부모 유형'이다. 이 경우는 최소 1년에서 2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마지막은 '나이 많은 친구 유형'으로 주로 성인 자녀들에 해당한다. 새 부모라기보다 나이 많은 친구처럼 거리를 유지하고, 갈등이 적은 편이다. 일상생활 속 금쪽이의 모습은 아빠를 완전한 부모로 받아들인 듯했고, 아빠는 금쪽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보였다. 오은영은 속도가 다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쪽이는 4살 때 이혼을 경험해 화목한 가정의 실질적 경험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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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집으로 돌아온 금쪽이는 엄마를 애타게 불렀다. 불안한 듯 전화를 걸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금방 간다는 엄마의 말에도 울먹이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잠시 후, TV를 보며 젤리를 먹기 시작한 금쪽이는 괜찮아진 듯했는데, 갑자기 기침을 했다. 혹시 체한 걸까. 금쪽이는 화장실로 달려가더니 구토를 했다. 먹었던 걸 게워낸 후 능숙하게 뒷정리를 했고, 태연하게 다시 젤리를 먹었다.

엄마 없는 30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금쪽이는 왜 구토를 한 걸까. 엄마는 금쪽이가 엄마한테 집착하는 경향이 심하다며 고민을 털어 놓았다. 11살이 됐음에도 여전히 엄마의 손을 요구했고, 잠을 잘 때도 무섭다며 엄마를 찾았다. 언제부터 금쪽이는 불안감에 휩싸였던 걸까. 엄마는 이혼 직전 친아빠의 큰소리에 공포를 느낀 금쪽이가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만약에 엄마가 음식으로 상호 작용을 한다면 아이는 계속 먹을 거예요. 어쩌면 엄마가 금쪽이가 먹을 걸 해달라고 했을 때 훨씬 더 빨리 반응하는 면이 있을 수 있어요." (오은영)



혹시 분리 불안은 아닐까. 가능성은 있지만, 일상 상활 속 굼쪽이의 모습은 분리 불안과는 거리가 멀었다. 금쪽이는 엄마의 출근 시간과 학교 등교 시간 등 일과 시간에는 무탈하게 지냈다. 다만, 예상할 수 없는 엄마의 부재에 민감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예측할 수 있도록 행선지와 외출 이유를 알려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금쪽이의 문제는 집착보다 폭식증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금쪽이는 쉴 틈 없이 음식을 흡입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식탐이 있다며 이혼을 경험한 시기부터 살이 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구강 감각 자극은 안정감을 주는데, 금쪽이는 젤리를 통해 구강 감각을 추구하며 불안을 해소한다고 진단했다. 또, 포만감에서 오는 행복과 구강 내 감각에서 오는 안정감, 부모의 즉각적 상호 작용이 식탐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엄마와 아빠는 오랜만에 둘만의 데이트를 나가 대화를 나눴다. 엄마는 양육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했고, 아빠에게 친아빠처럼 금쪽이를 대해달라고 요구했다. 아빠는 자신이 새아빠라서 금쪽이가 엇나갈까봐 훈계를 하기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때 어김없이 금쪽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두 사람은 금쪽이의 집착에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는 생각과는 너무 다른 두 번째 결혼에 실망한 듯했다.

"엄마는 재혼 판타지가 있으신 것 같아요." (오은영)


오은영은 엄마가 원하는 만큼 아빠가 해주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아빠의 노력과 사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보기 어려웠다. 구조적 문제라고 할까. 흔히 재혼을 하서 가정을 꾸리면 공백 상태였던 배우자 자리가 채워지는 이상적인 가족을 꿈꾸는데, 이 경우 상대방에 대한 요규가 많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재혼 가정에는 유대를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

금쪽이의 수면 독립도 고민이었다. 금쪽이는 엄마와 함께 자기를 원했는데, 계속 불러도 대답이 없자 기침을 시작했다. 엄마가 놀라 상황을 살피러 오자 다리를 잡고 늘어졌다. 엄마가 다시 돌아가자 금쪽이는 화장실로 뛰어가 구토를 했다. 결국 엄마와 함께 자게 된 금쪽이는 한참을 흐느끼다 잠이 들었다. 금쪽이 입장에서 기침은 사랑을 확인하는 수단이었다. 왜 억지 기침을 하는 걸까.

오은영은 금쪽이에게 잠자는 상황은 불안이 극대화되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고작 4세에 부모의 이혼을 겪은 금쪽이는 부모의 사랑도 변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갖게 됐다. 집착은 그 때문이었으리라. 또, 부모의 재혼으로 다정한 부모와 화목한 가족을 꿈꾸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엄마와 아빠가 서로 좋아해서 나 혼자 남겨지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이 무의식중에 쌓인 듯했다.


문제의 원인, 그러니까 금쪽이의 불안과 두려움을 들여다 보고 나니 해결은 훨씬 더 가까워졌다. 오은영은 아빠에게 금쪽이와의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소통에는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데, 식사 시간만이라도 대화를 나누라는 금쪽 처방을 제시했다. 금쪽이네는 'TV 없는 식사'를 위해 타이머로 시간을 맞춰놓고 얘기하며 밥을 먹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차 대화가 늘어 자연스러워졌다.

또, 새아빠의 성을 따르는 문제로 가족회의를 열었다. 금쪽이는 친구들의 경우 아빠와 성(姓)이 같다며 빨리 바꾸고 싶다면서도 친아빠에 대한 미안함도 내비쳤다. 2005년 민법 개정으로 엄마 성을 따르는 경우도 있고, 성에 대해 과거에 대해 훨씬 열려 있지만, 재혼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같은 성을 갖는 건 소속감과 유대감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일이다. 엄마, 아빠는 어떤 선택을 해도 괜찮다고 금쪽이를 안심시켰다.

어떻게 하면 금쪽이가 가족이 떠난다는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을까. 오은영은 '하루에 3번 안아주기', '속마음 영상 편지' 등을 통해 소통을 나누라고 조언했다. 아빠는 일터에서도 짬을 내 금쪽이에게 마음을 전했다. 엄마는 혼자 자지 못했던 금쪽이를 위해 무드등을 함께 만들고, 머리맡에 가족 사진도 뒀다. 같이 잠들지 않아도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된 금쪽이는 엄마 없이 혼자 잠들 수 있었다.

아빠는 아빠 나름대로 노력했고, 엄마는 아빠에게 모두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변화하기로 결심했다. 부모의 노력에 금쪽이도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재혼 가정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금쪽이네를 상처 입히지 않기를 바라고, 그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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