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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었다? 눈엣가시 손석희, 방통위 중징계 예고!

너의길을가라 2013. 11. 2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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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엣가시였을 것이다. JTBC 손석희의 <9시 뉴스> 말이다. 


손석희는 첫 방송에서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보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신뢰를 보내기보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갖고 바라봤다. 하지만 약 2달 동안 손석희는 그 약속을 지켰고, 주요 사안들을 그저 '있는 그대로' 보도했다. 국정원과 군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도 정면으로 다뤘고, 미국 NSA의 도·감청 문제에선 <뉴스타파>의 보도를 인용하기도 했다. 또, 네이버와 다음을 통해 뉴스를 생중계하는 획기적인 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손석희의 <9시 뉴스>가 보여준 모습들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방송 3사를 장악하고, 각 방송사의 뉴스를 소위 '땡박 뉴스' 수준으로 전락시킨 정부와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손석희의 <9시 뉴스>가 불쾌했을 것이다. '단독'보도를 마구 쏟아내고, 아픈 곳을 사정없이 찌르고, 게다가 섭외력도 뛰어난 손석희, 너무도 열심히 뉴스를 만드는 손석희가 아니꼬웠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칼'을 빼들었다. 


손석희에게도 '종북몰이'? JTBC 뉴스 '중징계' 위기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방통심의위 산하 방송부문소위원회(위원장 권혁부)는 27일 JTBC <9시뉴스>의 5일자 보도 가운데 통합진보당 사태를 다룬 일부 보도를 심의 안건으로 다뤘다고 한다. 손석희 사장이 부임한 이후, JTBC의 뉴스가 방통위의 심의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건을 보니,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대략 윤곽이 잡힌다.


권혁부 소위원장을 비롯해서 여당 추천 위원인 엄광석 · 박성희 위원은 김재연 대변인과 김종철 서울대 교수를 출연시킨 것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당히 훼손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확히 어떤 부분을 지적한 것인지 위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권혁부 소위원장은 "통진당 해산 보도는 공정성 원칙을 현저히 위반했다"면서 "통합진보당 관련 뉴스는 18분 12초였고 이날 뉴스의 핵심은 정부가 정당해산을 청구한 이유인데도 이에 대한 내용은 1분도 채 안 돼 양적 균형을 지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당에 반론권을 줘야 한다면 다른 정당이나 일반인의 반론, 김 교수의 견해와 상반된 정당 해산에 찬성하는 헌법학자의 의견도 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엄광석 위원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정당 해산 청구'란 팩트에 대해 JTBC는 반론만을 보장해줬다. 다시 말해 뉴스 해설을 한 사람이 해산에 반대하는 편에 있었기 때문에 균형을 심하게 잃었다. JTBC가 뉴스 공정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소위원장과 엄 위원의 주장은 JTBC가 균형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특히 권 소위원장은 '양적 균형'을 언급했다. 물론 뉴스에서 '양적 균형'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공중파 뉴스들을 보면 특정 사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그에 대한 여당의 멘트와 야당의 멘트를 반반 씩 싣는다. '양적 균형'을 지켰지만, 그것이 제대로 된 보도라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엄 위원은 '뉴스 해설을 한 사람이 해산에 반대하는 편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지나친 판단 아닐까? 오히려 공정성을 잃은 것은 엄 위원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한편 박상희 위원은 한발 더 나갔다. 박 위원은 "통합진보당이 대한민국을 부정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안이라면 평상시처럼 전문가를 출연시키는 형식으로 출연시키면 안 된다"면서 출연 그 자체를 문제 삼았다. 


여당 추천 방통위원들의 과도한 흠집내기에 대해 김성후 JTBC 보도국 부국장은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정당 해산이라는 몇십 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사안이기 때문에 시청자와 국민의 주요 관심사로 다뤄져야 한다는게 JTBC의 입장이다. 이런 차원에서 김재연 대변인을 출연시킨 건 사건 당사자에게 반론권을 준다는 차원에서 당연한 조치이며, 김종철 교수는 법학자로서의 전문적인 견해를 청취하기 위해 출연시켰다"


이날 심의에서는 훨씬 더 억지스러운 주장도 있었다. 권 소위원장은 손석희 앵커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이 사안에 대해 견해를 재차 물은 것을 두고, "박 시장에게 부정적 의견을 끌어내기 위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이 정도면 '독심술'의 경지에 오른 것이 아닌지 궁금해진다. 징계를 위한 꼬투리잡기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쪼잔'하고 '찌질'한 심의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손석희 앵커는 방통위에 의해 '징계'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처구니 없는 심의 내용이긴 하지만, 여당 추천 위원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이상 막을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징계의 수위는 어떻게 될까? 권 소위원장과 엄 위원이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의견을, 박 위원은 '주의' 의견을 냈다고 한다. 아무래도 중징계가 예상된다. 


통합진보당 관련 뉴스를 통해 손석희에 대한 제재(징계)를 시도하려는 것은 검은 속내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JTBC <9시 뉴스>에 압박을 가하면서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인 것은 명백하다. 혹시 거기에서 더 나아가 (<미디어오늘>의 기사 제목처럼) 손석희에게도 '종북몰이'를 시도하려는 것일까? 말도 안 되는 '짓' 같지만, 저들의 무지막지한 우격다짐은 무(無)에서도 종북을 끄집어내는 경지에 이르지 않았던가?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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