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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누명에 분노한 강형욱, 피고소인의 정체가 밝혀졌다

너의길을가라 2023. 2. 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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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반려견 훈련사 ‘강제추행’ 혐의 고소 당해

위의 문장은 20일 발행된 '뉴시스'의 기사 제목이다. 어찌보면 건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단어들이지만, '국내 유명'과 '반려견 훈련사'의 조합은 생각보다 끈끈했고, 거기에 '강제추행'이라는 범죄 행위가 결합되자 냄새가 생각보다 고약했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어쩌면 누군가의 의도대로 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다. 강형욱 훈련사 말이다.

단지 6문장으로 구성된 기사는 짧고 간단했지만, 그로 인한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우선, 기사의 내용부터 살펴보자. ‘뉴시스’의 천의현 기자는 "19일 경기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반려견 훈련사 A씨가 보조훈련사 B씨를 강제 추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또, 이에 대해 "A씨는 강제 추행을 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국내 유명 반려견 훈련사'라는 타이틀은 많은 이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자연스럽게 ‘강형욱’의 이름을 떠올렸다. 유명 반려견 훈련사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강형욱이 운영하는 훈련소 센터가 남양주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강형욱이 아니라고 반론했다. 하지만 고소장은 (피해자의) 주소지에 위치한 경찰서에서 제출할 수도 있으므로 확신할 수는 없었다.

네티즌들은 국내 유명 반려견 훈련사의 정체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갔고, 블로그를 비롯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해당 기사를 인용하며 강형욱 훈련사의 사진을 모자이크해 옮기기도 했다. 물론 천의현 기자는 "현재 고소장만 접수된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는 경찰 관계자의 말 뒤에 숨어 있을 뿐이었다. 결국 답답하고 억울한 쪽이 움직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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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밤, 강형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동생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진에서 동생은 "물어봐서 미안해. 아니지? 반려견 훈련사 성추행 기사 봤는데 블로그 같은 데 형 사진 모자이크 해서 뿌리고 있네."라며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다. 강형욱은 "쥐XX 같은 놈들!"이라며 분노를 터뜨렸고, 동생은 "인스타든 뭐든 올려."라며 해명하기를 권했다.

이에 강형욱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함께 "나 아님. 나는 남양주 주민. 보듬도 남양주에 있음."이라며 자신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밝힌 후, "오늘 아침부터 주변분들께 연락 엄청 받았어요. 그냥 있었는데 이상한게 자꾸퍼져서 인스타 올려요! 그놈도 나쁜데, 저런거 만드는 놈도 나빠요!"라며 분한 심정을 토로했다. 당사자의 해명이 있자 숙덕거리는 소리가 겨우 잠잠해졌다.

기자는 사실관계에 인각하여 기사를 쓸 수 있다. 그 판단은 본인의 몫이다. '뉴시스'의 천의현 기자는 한 반려견 훈련사가 보조훈련사를 강제추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된 사실을 접하고 기사를 작성했을 것이다. 거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기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이다. 다만, '국내 유명'이라는 수식어에는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됐다고 봐야 한다.

'국내 유명 반려견 훈련사'라는 타이틀을 잡을 때(데스크의 판단일지 본인의 결정일지 알 수 없지만), 그 기사를 읽고 특정인, 그러니까 강형욱을 떠올릴 거라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럼에도 아무런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다. 기사를 마무리하기 전에 추가 취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까. 오해받을 가능성이 높은 특정인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물어야 하지 않았을까.


결국 찜찜한 오해가 발생했고, 당사자는 겪지 않아도 될 곤욕을 겪었다. 가만 있다가 봉변을 당한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리라 생각하고 기다려봤지만,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직접 해명에 나서야 했다. 그럼에도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 테고, 앞으로도 ”저 아니에요.“라며 여러 차례 같은 해명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그 정신적 피해는 누가 보상할 수 있을까.

'국내 유명 반려견 훈련사'라는 표현은 조심했어야 하는 게 맞다. 물론 강제추행으로 고소를 당한 훈련사가 (업계에서) 유명한 훈련사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논란의 여지를 없애는 추가 취재가 필요했다. 만약 기사의 말미에 '강형욱 훈련사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사실무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내용을 실었다면 어땠을까.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나갔을 것이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까지 불사했던 것일까. 결국 '노렸다'고밖에 볼 수 없다. 트래픽 유입에 혈안이 된 언론의 일그러진 욕심이 낳은 촌극, 역시 이를 활용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트래픽 장사에 나선 블로거들의 행태가 씁쓸하기만 하다.

+ 지난 21일, 이찬종 소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우리의 김선민 변호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형사고소 당한 '국내 유명 반려견 훈련사'가 이찬종 훈련사라고 밝혔다. SBS <동물농장>에 출연했던 이찬종 훈련사는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한편 "오해를 받으신 강형욱 훈련사님께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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