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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100’ 우승자는 우진용, 만약 시즌2가 만들어 진다면..

너의길을가라 2023. 2. 2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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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3억 원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다고 했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의 우승자는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도, 격투기 선수 추성훈도 아니었다. 레슬링 국가대표 남경진도, 보디빌더 마선호도, 럭비 국가대표 장성민도 아니었다.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의 주인공은, 바로 크로스핏 선수 우진용이었다.

지난 21일 공개된 '피지컬: 100' 최종회에서 우진용은 정해민(경륜), 박진용(루지), 조진형(자동차 딜러), 김민철(산악구조대)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1인의 영예를 차지했다. 파이널 퀘스트는 총 4개의 라운드('오각 줄다리기', '사각 뒤집기', '삼각 셔틀런', '무한 로프 당기기')로 진행됐는데, 우진용은 근력, 스피드, 민첩성, 체력 등 균형잡힌 능력치를 바탕으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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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 줄다리기’는 5명이 하나의 줄에 몸이 묶은 상태로 앞에 있는 열쇠를 집어 자물쇠를 푸는 방식이었다. 5명 중에서 근력이 가장 열세였던 김민철이 탈락했다. 바닥에 놓인 사각판을 더 많이 뒤집는 '사각 뒤집기'는 2:2 팀전(정해민-박진용, 우진용-조진형)으로 진행됐고, 덩치가 커 상대적으로 순발력이 떨어진 조진형이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왕복 달리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삼각 셔틀런'은 체력에서 승패가 갈렸고, 박진용이 탈락해 최종 2인만 남게 됐다. 로프가 풀어질 때까지 당겨야 하는 '무한 로프 당기기'에서는 정해민의 로프가 풀어지지 않으면서 우진용이 우승자로 결정됐다. 승부의 순간순간마다 “요령은 모르겠고 믿을 것은 내 두 다리”라며 악착 같은 모습을 보여준 그는 우승 자격이 충분했다.


'피지컬: 100'은 “가장 완벽한 피지컬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제작진은 자신의 몸에 자신감(또는 자부심)이 있는 출연자 100명을 모아 놓고 매회마다 극한의 퀘스트를 제시했다. 출연자들은 '1:1 데스 매치'부터 '모래 나르기', '1.5톤 배 끌기', '고대 신화 팀 대표전' 등 다양한 미션을 통해 자신의 '피지컬'을 뽐냈다. 과연 '피지컬: 100'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냈을까.

결국 우승자를 그 답이라고 봐야 할 텐데, 우진용을 통해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완벽한 피지컬’은 체격, 근력, 순발력, 민첩성, 균형 감각, 심폐지구력, 체력, 등 여러 능력이 골고루 발달되어 있는 몸일 것이다. 김민철의 경우 결승까지 비교적 순조롭게 올라왔지만, 근력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는 바람에 '오각 줄다리기'에서 힘 한번 쓰지 못한 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반면, 조진형은 압도적인 근력을 발휘하며 '오각 줄다라기'에서 경쟁자들을 제압했지만, 순발력과 민첩성 등을 요하는 '사각 뒤집기'에서는 최약체가 되고 말았다. 거대한 체구가 오히려 약점이 됐다. 결국 특정 능력이 특출난 출연자보다 모든 능력치에서 골고루 뛰어난 출연자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10가지 영역의 육체능력을 극대화하는 크로스핏이 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피지컬: 100'은 시즌2 제작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인다. 만약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점이 보강되어야 할까. 몇 가지 바라는 점을 나열해 보자면, 우선, 출연자들의 참가 자격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제작진은 마선호와 설기관을 '내추럴 보디빌더'하고 소개했는데, 이를 통해 출연자 중에 이른바 '로이더'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가장 완벽한 피지컬', '최고의 몸'을 찾는다면서 스테로이드 등 약물 복용 의혹을 받는 이들을 데려와 경쟁시킨다는 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 (20인 내에 들었던 김강민은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을 인정했다.) 100명에 달하는 참가자 수를 채우느라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출연 요청이 폭발적으로 쇄도할 것이기에)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일이다. 공정함은 기본이다.

그리고 퀘스트 구성 및 룰에 대해서도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팀 미션'은 출연자들의 협동심, 리더십 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팀 구성 및 미션 결과에 있어 '운'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고려 대상이다. 게다가 여성 출연자를 기피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1.5톤 배 끌기'에서 여성 출연자가 많이 포함된 팀이 탈락했다.


또, 탈락자를 가려내서 최후의 1인을 가리는 과정은 예능적 재미를 위해 불가피한 일이지만, 그것이 ’최고의 몸‘을 가려내는 공정한 방식인지 의문이다. 그보다는 상위 랭커들을 추려낸 후 그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퀘스트를 제시해 합산 점수로 1위를 가리는 쪽이 좀더 합리적인 것 아닐까. 물론 그랬다면 긴장감이 떨어져 '피지컬: 100'이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여성 출연자가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심으뜸, 장은실, 박민지 등 유의미한 활약을 펼친 출연자도 있었지만, 20인으로 추려진 상황에서는 여성 출연자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결승 진출자는 모두 남성이었다. 물론 '피지컬: 100' 제작진이 '최고의 몸은 남성의 전유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달리 할 말은 없다.

그밖에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참가자들의 무분별한 욕설도 적당한 제재가 필요할 듯하고, 좀더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를 품는 문제도 고려해 봄직하다. 아예 해외판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피지컬: 100'의 성공은 전 세계에 통하는 예능 소재 및 포맷에 대한 확신을 가져다 주었다. 다양한 선택지를 받아든 제작진의 다음 행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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