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존재에 이입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 능력이라면 그것이 자연을 향할 때 인간은 가장 아름다워지고 대범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p. 99)누구에게나 마음 속에 품은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버킷리스트에 넣어두고 죽기 전에 꼭 가보겠노라 오매불망 염원하거나, 그 정도로 결의에 차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 꿈꿔 오던 공간 말이다. 『나의 폴라 일지』를 쓴 소설가 김금희에게 그 곳은 세상의 끝 '남극'이었다. 남극이라니! 살벌한 추위 속에 영구동토층이 형성된, 유빙이 해안으로 밀려오는, 얼음 땅 위에 펭귄들이 가득한 남극이라니! 저자는 작가가 되기 전부터 남극에 가는 순간을 꿈꿔왔다고 한다. 그에게 남극은 어떤 곳일까. "인간과 그것이 만들어낸 문명이 없는 자연" 그러니까 세상의 인위적 경계로부터 자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