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 28

누가 섣불리 백종원과 김수미의 우열을 가리려 하는가?

세상에는 두 유형의 장인(匠人)이 존재하는 듯하다. 첫째는 고민과 분석을 통해 자신만의 기준을 개량화한 후 그 수치를 매번 철저히 지킴으로써 일정함을 유지하는 타입이다. 둘째는 기본에 충실하되 유연함을 추구함으로써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융통성을 찾아가는 타입이다. 둘은 지향하는 방향성이 다르다.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느 쪽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tvN 에서 완벽히 계량된 레시피를 소개하면서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고 자신있게 외쳤던 백종원은 요리의 신기원을 열었다. '정말 이게 맛있을까?'라고 의심했던 수많은 시청자들을 '맛'으로 승복(承服)하게 만들었다. 백종원은 요리에 관심이 있어도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몰라 전전긍긍했던 수많은 요리 무식자들에게 신비로운..

TV + 연예 2018.10.11

[버락킴의 맛집] 10. 대학로(혜화역) ‘토끼정’을 다녀오다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대학로(혜화역)를 찾았다. 한 달에 2~3편을 보는 영화와 달리 연극은 정말 오랜만이다. 마지막으로 본 작품이 신구, 손숙 주연의 이었다. 그때가 2015년 아니면 2016년일 테니 거의 3년 만이다. ​​ 이번에 감상한 연극의 제목은 쉬어 매드니스(Shear Madness). 1980년 미국에서 초연 이후, 장기 공연 연극 기록(미국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2015년 11월 12일에 초연이 얼렸다 ​ 10월 31일에 일정이 마무리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 콘텐츠박스(구 르메이에르 씨어터)에서 상연되고 있다. 콘텐츠박스는 지상에는 입구와 매표소만 있고, 지하로만 이뤄져 있는 독특한 건물이다. 는 늘 부산스러운 미용실 ‘쉬어 매드니스’를 배경으..

버락킴의 맛집 2018.10.10

[버락킴의 맛집] 9. 합정역 ‘차돌쌈’을 다녀오다

마포구 합정(蛤町)은 맛집이 많이 분포해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주상복합단지인 ‘메세나폴리스’가 우뚝 솟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가보면 알 수 있지만, 그 위용이 상당히 압도적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더하자면, 머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파 헤어 디자이너(‘인트라다 by 한지오’, 박소영 선생님)가 근무라는 헤어숍이 있기도 하다. 각설하고, 이번에 찾아갔던 맛집은 차돌박이와 쟁반쌈으로 유명한 ‘차돌쌈’이라는 식당이다. 합정역에서 8번 출구(6호선)로 나와 월드컵로를 따라 망원역 방향으로 걸어가다보면 큰길에 위치해 있는 ‘차돌쌈’ 식당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합정서서갈비(도 맛집)’를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서울성산초등학교’ 앞쪽이다. 2층으로 향하는 통로를 따라 올라가..

버락킴의 맛집 2018.10.07

독보적인 이야기꾼 '김영하' 없는 '알쓸신잡3'를 상상할 수 없다

​ 그가 입을 열면 집중해서 듣게 된다. 열중하게 된다. 귀를 기울이고 싶은 다정다감한 목소리, 뇌를 기울이고 싶은 번뜩이는 이야기. 소설가 김영하(의 대화법)에 완전히 매료됐다. ‘캡틴’ 유시민이 여전히 건재하고, 새롭게 합류한 김진애(건축과 도시계획) 박사와 김상욱(양자역학과 물리학) 교수가 새로운 관점의 수다로 가세했지만, 아무래도 tvN 의 주인공은 ‘돌아온 김영하’가 아닌가 싶다. 이쯤되면 ‘김영하가 모르는 게 뭐야?’, ‘김영하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게 뭐지?’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라 해도 믿을 지경이다. (아참, 그는 이탈리아어로 건배’salute’가 무엇인지 몰랐다! 참고로 모두 몰랐지만.) ‘대답 자판기’마냥 모르는 게 없다. 질문을 하면 답이 술술 나온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나리'를 보면서 진짜 화가 나는 대목은?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이하 '이나리')는 논란의 여지가 큰 방송이다. 자극적인 소재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관련 기사에는 매번 '폐지하라'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곤 한다. 이유는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시누이와 올케 간의 대립을 부추겨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주요 골자다. 솔직히 '어떻게 저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위적인 설정들이 눈에 띤다. 그런데 댓글을 또 찬찬히 읽어보면 '나도 그런 일을 겪었다', '꼭 내 얘기 같다.'는 경험담이 심심찮게 보인다. 열렬한 공감과 분노를 표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깜짝 놀라게 된다. 그쯤되면 '아, 이게 현실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었구나!', '많은 사람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거..

'이나리', 막무가내 시누이 때문에 엄마 시즈카의 원칙이 무너졌다

"그러세요. 너는 그냥 시즈카한테 꽉 잡혀가지고." 휴우, 한숨이 절로 나온다. 도대체 왜 저럴까? 눈치가 없어서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는 건지, 그저 무례(無禮)한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결여돼 있다.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관계는 그 누구에도 득이 되지 않아 보인다. MBC 에서 '욕받이'를 담당하고 있는 밉상 시누이 이야기다. 시즈카-고창환 부부는 첫째 딸 하나의 옷을 사주겠다는 시누이와 함께 쇼핑을 하게 됐다. "굳이, 왜?" 라는 말이 입안을 맴돌았지만 어찌하겠는가. 이미 일은 벌어졌는데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시작부터 갈등이 빚어졌다. 시누이는 하나가 관심을 보이는 핑크색 모자를 사주려고 했지만, 시즈카는 사줘봤자 ..

'신서유기5', 여전히 남자들이 예능하기 좋은 세상을 증명하다

2018년은 이영자부터 송은이, 김숙, 박나래, 장도연까지 여성 예능인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도드라진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오랜 기간 TV를 점령해 온 ‘남탕 예능’ 속에서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언니’들은 가까스로 돌파구를 만들어 냈다. 조금씩 자신들의 존재감을 각인시켜 나가며 ‘나’를 이야기했고, 대중들은 언니들의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에 화답했다. 사회 분위기의 변화와 맞닿은 흐름이었다. 여기까지만 읽었다면 혹시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여성 예능이 대세가 됐구나!’, ‘이제 여성 예능인들도 많은 기회를 잡게 됐구나!’ 착각하지 말자. 달라진 건 그리 많지 않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남자들이 예능하기 좋은 세상이다. 지난 9월 새롭게 시작한 KBS2 예능 프로그램 은 첫회에 김숙을 불러놓고..

TV + 연예 2018.10.04

서현진의 '뷰티 인사이드'는 영화가 풀지 못한 물음에 답할 수 있을까?

한류 스타 한세계(서현진)는 한 달에 한번씩, 특정한 주기가 되면 일주일 동안 '다른 사람'으로 살아간다. 이건 은유가 아니다. 정말 모습이 변한다.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그런 마법 같은 현상이 한세계의 세상에선 펼쳐진다. 남자였다가 여자였다가, 노인이었다가 아이였다가, 심지어 외국인이 되기도 한다. 나이도 천차만별이다. 스무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발병했던 그 이상한 병을 한세계는 10년째 앓고 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한세계에게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없는) 일주일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온갖 루머들이 생겨났고, 그의 이미지를 갉아먹었다. '신비주의'는 감지덕지한 수식어다. 생방송을 펑크내거나 갑작스러운 잠적으로 인해 방송가에 낙인이 찍혔고, 엄청난 금액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일이 비일비..

TV + 연예 2018.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