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 20

[버락킴의 이스탄불 여행기] 5. 해외 여행 가면 왜 궁전에 가게 될까?

- 경복궁 - 지난 추석에 경복궁을 들렀다. 연휴가 길기도 했고, 무료 개장이라는 소식에 오랜만에 찾았다.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였다. 가족 단위의 방문뿐만 아니라 손을 꼭 잡은 연인들도 많았다. 또, 한복을 차려 입은 외국인도 제법 눈에 띠었다. 사람이 워낙 많아 질식할 정도였지만, 그래도 밝은 분위기가 반갑고 좋았다. 명절이라는 전통적인 기념일과 궁(宮)이라는 전통적 공간이 주는 분위기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은 것이리라. tvN 에서 유희열은 어린 시절 경회루에서 스케이트를 타곤 했다는 추억담을 꺼내 놨다. 지금이야 문화재 보호 때문에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쉽게 궁을 '구경'할 수 있게 됐다. 입장료를 내고, 제한된 선을 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래서 안유가 의인?" <1987>을 보며 마냥 감동에 젖을 수 없는 이유

아니나 다를까.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였다. 뜨겁다 못해 끓어 넘치게 만들었다. 그럴 만도 했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가장 격동적이었던 시절의 이야기가 아닌가. 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1월)'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경찰의 어처구니 없는 거짓 발표로 잘 알려진 사건 말이다. 그리고 시위 도중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다루고, 마침내 6 · 10 민주 항쟁까지 이어진다. 스물 두 살 대학생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광장의 거대한 함성, 그 역사의 흐름을 다뤘다. 할 말이 많아지는 영화였다. 그래서 오히려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게 됐다.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한 서사는 그 자체로 워낙 영화적이었다. 장준환 감독의 과장되..

버락킴의 극장 2017.12.31

2017년, 강호동은 다시 최고가 됐다.

2017년 가장 인상적이었던 예능인은 누구일까. 한 명만 꼽는다는 게 어려울 만큼 여러 얼굴들이 떠오른다. 여전히 굳건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유느님' 유재석, 조차 마다하지 않았던 '낚시왕' 이경규, 데뷔 26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통장요정' 김생민, 누구보다 열일하고 누구보다 웃겼던 '예능 대세' 박나래까지. 그밖에도 김구라, 전현무, 신동엽, 김병만 등의 이름도 거론할 만 하다. 하지만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예능인의 이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올해 연예대상에서 그의 이름이 호명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현재 지상파의 어느 예능에도 출연하고 있지 않다. 불과 몇 년 전 같으면 위상과 처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할 상황일지도 모른다. '변방'을 전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내려질지도 모르겠다..

TV + 연예 2017.12.28

예견된 재앙 <화유기>가 들춘 tvN의 민낯,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1. , 18회 방송 말미에 일부 방송과 예고편을 12분 넘게 반복.2. , 17회까지 방송된 후 높은 완성도를 위해서라며 휴방.3. , 13회까지 방송된 후 역시 높은 완성도를 위해 스페셜 편성.4. , 컴퓨터그래픽(CG) 노출 등 후반 작업 지연으로 2회만에 송출 중단. 최악의 방송 사고. 촬영 중 스태프 추락 사고. 5. , 역시 높은 완성도를 위해 휴방.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 약속을 매번 어긴다. 달라지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정작 바뀐 건 없다. 걸핏하면 '완성도'를 핑계 삼아왔다. 휴방은 비일비재 했다. 그것도 갑작스러운 통보였다. 하지만 재미가 있었기에 시청자들은 눈을 감아줬다. '그래, 90분짜리 드라마를 매주 2편 씩 만들어내는데 얼마나 힘들겠어.', '이렇게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드는데..

TV + 연예 2017.12.27

양우석이 열어젖힌 발칙한 논쟁 <강철비>, 곽도원이 마무리 지었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한다. 그 주체는 군부다. 쿠데타는 늘 그네들이 일으키니까. 이유는 간단하다. '핵 미사일'을 보유만 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전쟁에 사용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다. 군부의 입장에서 공화국을 위해 만든 핵을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활용한 북한 1호(김정은 국방위원장)는 제거의 대상이다. 마침내 핵을 손에 넣은 군부는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킨다. 미국 등의 경제 제재로 인해 가만히 있어도 죽을 판이므로, 핵이라도 한번 쏴보고 죽자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분단국가 국민들은 분단 그 자체보다 분단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에 의하여 더 고통 받는다." (곽철우) 한편, 북정찰국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는 쿠데타로 인해 부상을 입은 북한 1호를 데리고 남한으로 피신한다..

버락킴의 극장 2017.12.23

[버락킴의 이스탄불 여행기] 4. 터키에서 박물관, 어디까지 가봤니?

박물관(博物館) : 오래된 유물이나 문화적, 학술적 의의가 깊은 자료를 수집하여 보관하고 전시하는 곳 MBC every1 에서 대한민국을 찾은 핀란드 친구들은 첫 번째 여행지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선택했다. 이유를 묻자 빌레는 "우리가 어떤 곳에 왔는지 알아보는 건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 솔직히 놀랐다. ‘여행=관광’이라는 등식이 일반화된 요즘, 외국인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박물관을, 그것도 첫 여행지로 골랐다는 게 신선했다. 이 땅에 볼거리, 놀거리가 좀 많은가. 제한된 기간 내에 알찬 여행을 계획해야 하는 입장에서 '박물관'을 여행 코스에 넣는 건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닐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나 타이완의 국립고궁박물관처럼 관광에도 특화된 공간도 아니지 않은가. 국립중앙박물관을 ..

'멜로 집착증' 버려 더욱 빛났던 2017년 최고의 드라마 5편

2017년에도 대한민국 드라마의 주류는 '멜로'였다. KBS2 는 고단한 청춘들의 사랑과 유쾌한 도전기를 그려냈고, KBS2 는 청춘 남녀의 사랑을 '예지몽'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극적으로 그려내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SBS 는 처음의 뜨거웠던 온도가 비록 싸늘히 식어버렸지만, 애초부터 로맨스라는 확실한 노선을 밀고 나갔던 드라마였다. tvN 는 결혼과 사랑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보여주면서 문학적 감수성을 더해 웰메이드 드라마로 이름을 올렸다. 사랑은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면서 가장 다양한 감정이기에 드라마의 소재로 (계속, 영원히)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것이 단지 드라마 속의 세계라 할지라도) 사랑이 넘쳐난다는데 나쁠 건 없지만, 천편일률적인 사랑 타령만 듣고 있자면 지겨울 수밖에 없다. 지상..

TV + 연예 2017.12.21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 사이>가 그린 희생자들의 삶의 무게

희생자(犧牲者) : 어떤 일이나 사건으로 말미암아 죽거나 다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 최근 몇 년 동안 너무 쉽게 입에 담았던 단어가 있다. 바로 '희생자'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불렀다. 그 이후에 발생한 수많은 사건사고를 목도하며, 어김없이 희생자를 논했다.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그 단어가 품고 있는 아픔과 슬픔, 고통이 어떤 것인지 잊은 채 살고 있었다. 제3자에 불과한 우리가 희생자들이 겪었을, 또 앞으로 겪어 나갈 상처를 다 헤아릴 순 없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처럼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JTBC 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1회 시청률 : 2.409%, 2회 시청률 : 1.924% (닐슨코리아 기준) "참사를 바라보는..

TV + 연예 2017.12.18

불평하면서도 <흑기사>를 보게 만드는 배우 김래원의 힘

"울면서 아이스크림 먹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요? 앞에 있는 남자 가슴이 뜁니다. 아무데서나 그러면 안 돼요. 위험합니다." 저 느끼한 대사를 어떤 이질감도 없이, 그것도 매우 달콤하게 소화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상대방의 화를 돋워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모든 것을 용인해 줄 사이가 아니라면 자제해야 할 말이다. 드라마라고 다를까. 엄청난 연기 내공을 가졌거나, 특별한 매력을 지니지 않았다면 쉽지 않은 대사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김래원은 거뜬히 해냈다. 그리고 시청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몰입시켰고, 설레게 했다. 어쩌면 '멜로 장인' 김래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대사였는지도 모르겠다. SBS (2016)를 통해 일편단심의 로맨틱 연기를 선보였던 김래원은 잠시..

TV + 연예 2017.12.15

'꼰대 없음', 2017년 가장 사랑받은 예능을 관통하는 키워드

'정치가 내 삶과 무슨 상관이 있어?'라는 물음이 우문(愚問) 중의 우문이라는 건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정치는 모든 '곳'에 존재하고,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 7년의 세월의 거치면서 공영방송은 처참히 붕괴됐다. 견디다 못한 우수한 인재들이 앞다퉈 떠났고,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은 그 특수를 확실히 누렸다. 지상파가 패권을 움켜쥐고 있던 시절은 지났다. 주도권이 넘어갔다. KBS와 MBC(의 경우는 일단락 됐지만)의 총파업은 그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예능'으로 범위를 국한시켜 봤을 때, 2017년 한 해 동안 지상파는 주춤하다 못해 퇴보했다. KBS와 MBC가 애초에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면, SBS는 '가족 예능'의 덫에 갖혀 허우적댔다. ..

TV + 연예 2017.12.15

[버락킴의 이스탄불 여행기] 3. 블루 모스크와 아야소피아 박물관, 기싸움의 승자는?

이스탄불 여행의 핵심은 아무래도 구시가지, 술탄 아흐메트 지역이다. 이 구역은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됐을 만큼 찬란하고 아름다운 문화 유적지이자 지금도 치열하게 살아 숨쉬는 삶의 현장이다. 9월의 술탄 아흐메트 지역은 너무도 뜨거웠다. 쉼 없이 내려쬐는 햇볕과 수많은 여행객들이 뿜어내는 열기가 한데 엉겨 화끈하게 타올랐다. 그 와중에도 바닥에 엎드려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타오르는 신앙심은 이스탄불을 또 한번 가열했다. 아찔할 정도로 열렬한 도시, 이스탄불은 그런 곳이었다. 술탄 아흐메트 역(트램)을 내려오면 거대한 문화 유적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술탄 아흐메드 공원을 기점으로 왼쪽에는 블루 모스크(Blue Mosque)가 위용을 자랑하고, 오른쪽에는 아야소피아 박물관(Ay..

2017년에도 엄마는 희생하는 존재? <세상에서> 노희경의 설교가 불편하다

"엄마가 없으면 나는 어쩌나.." 부재(不在)가 존재를 증명한다. 인간이란 왜 이토록 아둔한 것일까. 잃어 봐야, 없어져 봐야, 그제야 소중함을 느낀다. 왜 좀더 일찍 깨우치지 못하는 걸까. 언제나 빈자리를 경험해야, 뒤늦게 그 존재의 위대함과 절실함을 깨우치게 되는 걸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 존재의 이름을 '엄마'라고 상정해보자. 벌써부터 눈앞이 깜깜해진다. tvN 의 연수(최지우)처럼 당장 "엄마가 없으면 나는 어쩌나.."라는 말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그런데 이 지점에서 씁쓸해진다. 엄마가 죽는다는데, 엄마가 이 세상에서 없어진다는데, 우리는 고작 '나는 어쩌나'하고 살 궁리를 하고 있다. tvN 에서 "엄마의 암 소식을 전해 들으며 나는 그때 분명 내 이기심을 보았다. 암 걸린 엄마 걱정은 ..

TV + 연예 2017.12.11

시즌 2로 돌아오는 <효리네 민박>, 반갑고 고맙기는 하지만..

"처음에는 이거 보름 동안 어떻게 하지 그랬는데""모든 일이 그런 거 같아. 어찌어찌 하다 보면 끝이 나" 아직도 JTBC 의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이효리와 이상순의 알콩달콩했던 일상뿐 아니라 평온이 깃든 집의 구조라든지 그 공간에서 나눴던 소소한 대화들이 이상하리만치 선명히 떠오른다. 괜시리 마음이 짠했던 영업 종료의 순간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손님까지 떠나자 민박집은 마침내 고요해졌다.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던 이효리 · 이상순 부부에게 휴식이 주어진 것이다. 어쩌면 '이제 끝났다. 일상으로 돌아가자!'며 후련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두 사람의 표정에는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추측건대, 북적북적하던 공간이 텅 비어 어색하고, 시끌벅적하던 공기가 빠져나가 허전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어느덧..

TV + 연예 2017.12.09

장르만 다양한 게 아냐,<더 마스터>의 여섯가지 이야기에 귀 기울여봐

첫 무대였던 운명을 시작으로 사랑, 세대공감을 지나 위로까지, Mnet 은 '음악'이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클래식(임선혜), 국악(장문희), 재즈(윤희정, 김광민), 뮤지컬(최정원, 박은태), 대중가요(최백호, 박정현), 밴드(이승환) 등 여러 장르를 통해서 말이다. 가 구현하고 있는 형형색색의 무대들, 그 이야기의 다채로움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신기원이라 해도 무방하다. 는 음악의 다양성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돌(idol)에 편중된 음악 시장은 점차 그 영역이 협소해졌다. 나아가 존재 의미도 퇴색돼 갔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대두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을 통해 아이돌을 '제작'하는 데 혈안이 됐던 엠넷..

TV + 연예 2017.12.09

식상한 설정의 <흑기사>가 그린 판타지, 대리만족이 됐을까?

흑기사 :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여 어려운 일을 대신 해 주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항암 치료만 12번 했어. 하루하루 죽고 싶었어. 어깨 재활만 3년 했어."라며 절규하는 tvN 의 김제혁(박해수)만큼은 아니지만, KBS 의 정해라(신세경)의 인생도 꼬일 대로 꼬였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부모를 여의고 가세(家勢)가 기울면서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가난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고, 살기 위해 발버둥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런 정해라에게 남은 건 긍정적인 태도, '캔디는 울지 않아'의 정신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상황은 더욱 꼬여가고, 불행은 쏜살같이 다가온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정해라는 불륜 여행을 계획한 남성으로부터 문자를 보냈다는 이유(그가 보낸 것이..

TV + 연예 2017.12.07

셜록 봤다면 심심할 <오리엔트 특급 살인>, 메시지 얻고 긴장감 잃었다

중세의 몰락과 함께 근대가 태동했다. 변화는 서서히, 그러나 급속히 진행됐다. 신 중심의 세계관은 인간 중심으로 옮겨갔고, 해방된 이성은 과학의 진보를 가져 왔다. 놀라운 성취였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세계를 뒤덮었다. 모든 것이 명쾌하게 구분되고, 모든 문제가 선명한 답을 찾을 듯 했다. 햇살에 쫓겨 사라지는 안개처럼 모호함이 물러가는 것인가. 옳고 그름에 분명한 구분이 존재하고, 인간의 지성은 타협 없이 '중간은 없다'고 선언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하지만 일직선 상의 선(線)에 구분점이라 할 만한 건 분명치 않았다. 어쩌면 답은 더욱 흐릿해졌다. 그것이 어디 근대뿐이랴. 근대에서 출발한 기차는 오랜 시간을 달려 현대에 이르렀지만, 종착점이 어디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추리소설의 여왕..

버락킴의 극장 2017.12.07

강호동을 다시 보게 한 <강식당>, 논란을 뛰어넘은 재미를 선물했다

외전(外傳) : 만화나 소설, 게임 등의 작품에서 본편 외의 스토리를 다루는 작품 "나는 을 한다는 걸 텔레비전을 보고 알았어. 아니, 나하고 상의를.. 얘기를 한 적 있니?" 강호동은 손사래를 쳤다. 주방에는 들어가 본 적도 없고, 달걀 프라이도 못 만든다고 엄살을 부렸다. tvN 에서 멤버들과 농담처럼 '강식당을 차려보자'고 웃고 떠들었지만, 막상 메인 셰프가 돼 식당을 운영한다니 기겁할 만도 했다. 눈앞이 캄캄해진 강호동은 "지금이라도 돌이킬 수 있으면 빨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라며 막중한 부담감을 제작진에게 토로했다. 하지만 천하의 나영석 PD에게 그런 죽는 소리가 통할 리가 없었다. 나 PD는 "형, 돌이키기에는 우리가 준비를 너무 많이 했어."라며 쐐기를 박았는데, 이미 가게 오픈을 위한 ..

TV + 연예 2017.12.06

제주도를 특별하게 만든 <알쓸신잡 2>, 그들의 여행은 왜 남다를까?

제주도는 예능에서 워낙 많이 '소비'됐던 공간이다. JTBC 은 제주도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효리의 집을 민박으로 활용하며, 제주도를 제법 깐깐하게 훑었다. 제주도와 그곳에서의 삶을 매우 이상적으로 그려낸 프로그램이었다. 그뿐인가. tvN , JTBC , 채널A 등 제주도의 일부분을 잠깐씩 담아간 프로그램은 부지기수다. 곧 tvN 까지 제주도에 터를 잡고 가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제주도는 일년 내내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도(와 제주도민)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노출 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식상함도 커졌던 게 사실이다. 제작진은 어김없이 카메라 속에 제주도의 유려한 경관을 담고서 만족스러워 했고, 출연자들은 다양하고 맛깔스러운 특산물을 맛보며 기계적인 감탄사를..

본격적인 김생민 시대와 또렷해진 명암, 그의 건투를 빈다

"기생충에도 이런 기생충이 있나요?", 간디스토마." MBC 에 출연한 이영자는 기생충학 박사 서민 교수에게 김생민과 비슷한 성향의 기생충이 있냐고 물었다. 서 교수는 '간디스토마(간흡충증)'를 언급하면서 "과거 1970년대만 해도 회충 감염률이 70~80%에 달했을 때도 간디스토마의 감염률은 5%였는데, 회충들이 멸종한 지금 여전히 비슷한 감염률을 유지하고 있는 간디스토마가 1등이 됐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의 적절한 비유에 패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김생민도 자신은 그냥 예전과 똑같이 지금의 위치를 유지했을 뿐이라며 격한 공감을 표현했다.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생민은 26년 동안 말 그대로 한결같았다. 특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적은 없었지만, 꾸준히 방송가에 머무르며 끈..

TV + 연예 2017.12.02

관찰 예능의 신선한 변주, <전지적 참견시점>이 넘어야 할 산

우리는 여전히 '관찰 예능'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아빠의 좌충우돌 육아 도전기에 박수를 보내고(KBS2 ), 스타들이 홀로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 본다(MBC ). 그런가 하면 엄마의 관점에서 미혼인 아들의 삶을 판단하고(SBS ),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을 여행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다(MBC애브리원 ). 장인 · 장모와 사위의 어색한 관계를 보며 배꼽을 잡고(SBS

TV + 연예 2017.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