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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설정의 <흑기사>가 그린 판타지, 대리만족이 됐을까?

흑기사 :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여 어려운 일을 대신 해 주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항암 치료만 12번 했어. 하루하루 죽고 싶었어. 어깨 재활만 3년 했어."라며 절규하는 tvN 의 김제혁(박해수)만큼은 아니지만, KBS 의 정해라(신세경)의 인생도 꼬일 대로 꼬였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부모를 여의고 가세(家勢)가 기울면서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가난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고, 살기 위해 발버둥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런 정해라에게 남은 건 긍정적인 태도, '캔디는 울지 않아'의 정신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상황은 더욱 꼬여가고, 불행은 쏜살같이 다가온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정해라는 불륜 여행을 계획한 남성으로부터 문자를 보냈다는 이유(그가 보낸 것이..

TV + 연예 2017.12.07

셜록 봤다면 심심할 <오리엔트 특급 살인>, 메시지 얻고 긴장감 잃었다

중세의 몰락과 함께 근대가 태동했다. 변화는 서서히, 그러나 급속히 진행됐다. 신 중심의 세계관은 인간 중심으로 옮겨갔고, 해방된 이성은 과학의 진보를 가져 왔다. 놀라운 성취였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세계를 뒤덮었다. 모든 것이 명쾌하게 구분되고, 모든 문제가 선명한 답을 찾을 듯 했다. 햇살에 쫓겨 사라지는 안개처럼 모호함이 물러가는 것인가. 옳고 그름에 분명한 구분이 존재하고, 인간의 지성은 타협 없이 '중간은 없다'고 선언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하지만 일직선 상의 선(線)에 구분점이라 할 만한 건 분명치 않았다. 어쩌면 답은 더욱 흐릿해졌다. 그것이 어디 근대뿐이랴. 근대에서 출발한 기차는 오랜 시간을 달려 현대에 이르렀지만, 종착점이 어디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추리소설의 여왕..

버락킴의 극장 2017.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