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 21

김생민이 여행 가이드인<짠내투어>, 그래도 짠내나는 여행은 싫다

tvN 는 여행을 콘셉트로 한 흔하디 흔한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이다. "또, 여행이야?", "연예인 호강시켜 주는 프로그램?"과 같은 날선 비판이 제기될 법 하지만, 는 이 위태로운 상황을 '김생민'이라는 돌파구로 과감하고 거침없이 뚫어냈다. 흥미롭지 않은가. '욜로(You Only Live Once)'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여행과 '닥치고 절약'을 외치는 김생민의 만남, 이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은 그 자체로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다. 첫회 2.934%의 시청률은 그 기대감의 방증이다. 김생민이 누구인가. KBS2 을 통해 공식적으로 검증된 연예계 대표적 짠돌이가 아니던가. 과거 MBC 에 출연해서 '휴가는 어디로 가냐'는 MC들의 질문에 "보통 휴가가 생기면 부산 처제네 집에 간다. 처제가 있기..

TV + 연예 2017.11.29

묵직했던 <언터처블>, 의지할 여지 없는 김성균만 믿고 갑니다

'치타 여사'가 가고 '김 사장'이 왔다. tvN (2015)에서 부부로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라미란, 김성균 두 배우가 성공적인 배턴 터치를 마쳤다. 라미란은 지난 11월 16일 종영한 tvN 에서 홍도희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펼쳤고, 최고 시청률 6.330%를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한편, 김성균은 지난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에서 장기서 역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은 첫회 시청률 2.291%로 주목을 받았고, 2회에선 3.324%로 껑충 뛰어 올랐다. 이 뜨거운 반응의 중심에는 역시 김성균이 있었다. 이후 김성균은 SBS (2016)에서 의뭉스러운 최지몽 역을 연기했고, 영화 (2016)에서 대호(이성민)의 의리있고 충실한 조수 덕만으로 활약했다. 두 작품에서 보여준 ..

TV + 연예 2017.11.28

<이판사판>이 그리고 싶었던 게 '이판사판'은 아닐 텐데

유독 '판사(법관)'라는 직업은 법정 드라마(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외면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당연히 역할의 비중도 적었다. 혹시 최근에 봤던 법정 드라마 중에서 기억에 남는 '판사'의 얼굴이 있는가. 대부분 떠오르지 않거나 기억나더라도 희미할 텐데, 실제로 법정 드라마에서 판사 역할은 유명하지 않은 중견 배우가 맡거나 그도 아니면 무명 배우가 맡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어차피 주인공은 검사 아니면 변호사였을 테고, 그저 "정숙하세요!" 정도의 대사만 하면 됐을 테니 말이다. 사건의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적극적인 주체로 활동할 수 있는 검사나 변호사에 초점이 맞춰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차피 사법부의 판단은 검사와 변호사가 열심히 채집한 증거에 따라 '객관적으..

TV + 연예 2017.11.25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야',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던진 메시지

tvN 시리즈를 통해 믿고 보는 연출가의 반열에 오른 신원호 PD가 (이우정 작가와 함께) 차기작으로 을 들고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함을 드러냈다. 제목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이 드라마가 '감빵', 다시 말해 '감옥(구치소와 교도소)'을 배경으로 그곳에서의 '생활'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슬기로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니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 드라마의 정체가 무엇인지 의심의 눈초리가 자연스레 뒤따랐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의 1회와 2회는 '서부 구치소'를 배경으로 진행됐다. 3회부터는 장소를 옮겨 '서부 교도소'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구치소는 구속영장의 집행을 받은 미결수를 수용하는 시설이고, 교도소는 형이 확정된 수형자를 교정 · 교화하는 시설이라는..

TV + 연예 2017.11.25

<알쓸신잡>의 '마디' 수다가 생각나는 <해피 데스데이>의 성장 스토리

"오늘은 네 남은 인생의 첫 날이다." 트리 겔브만(제시카 로스)은 화끈한 파티를 좋아하는 캠퍼스 최고의 퀸카다. '교과서'적인 윤리의 관점에서 보면 그의 삶은 비틀어져 있다. 오로지 즐기고 탐닉하는 삶을 추구한다. 여러 남자를 무분별하게 만나고, 심지어 유부남인 교수와 은밀한 관계를 맺는다. 룸메이트는 그런 트리에게 '경고'를 보내지만, 트리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뿐인가. 가족의 중요성을 모르고, 친구의 소중함도 모른다. 자신이 잘난 맛에 제멋대로 살아가는 철부지 대학생이랄까. 어김없이 뜨거운 파티로 밤을 보냈던 트리는 '평범한' 남학생 카터 데이비스(이스라엘 브루사드)의 기숙사 방에서 눈을 뜬다. 이윽고 아빠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벨소리가 생일 축하 노래로 바껴 있다. 과음을 한 탓에 머리가 ..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22. 유재석, 그의 진심에 뒤늦은 칭찬을 보내다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의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발생했던 5.8 규모의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0.4 작았지만 피해는 훨씬 컸다. 인구 밀집 지역 · 역단층 · 얕은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포항 지역에는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가 잇따랐고, 심지어 수능 시험이 일주일 연기되기까지 했다. 다수의 원자력 발전소가 인접한 지역에 1년 사이 두 번의 강진이 발생하자 불안과 공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두려움과 우울함이 동시에 찾아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문재인 정부의 대처가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물론 100%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지난 정부들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안정됐다고 할 수 있으리라. 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지진 피해..

마블에 눌려 있던 DC,<저스티스 리그>로 반격의 서막을 올렸다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 배트맨, 원더 우먼, 아쿠아맨, 사이보그, 플래시. DC의 슈퍼 히어로들이 뭉쳤다. DC 코믹스가 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일찌감치 슈퍼 히어로 군단인 '어벤져스'를 영화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던 마블 코믹스에 비해 DC 코믹스의 움직임은 한참 뒤쳐져 있었다. 마블 코믹스는 (2008)의 성공을 토대로 지구 최강의 영웅들을 차례차례 불러 모았는데, 그 중심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캐릭터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있었다. 아이언맨이 자리를 굳건히 잡자 이야기의 확장이 원활했고, 다른 히어로들도 무리 없이 어벤져스에 합류해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반면, DC 코믹스는 시리즈의 실패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다만, 크리스터포 놀란 감독의 '다크..

버락킴의 극장 2017.11.19

진짜 복수 성공한 <부암동 복수자들>, '복자 클럽'의 빛나는 성취

"같이 힘을 합쳐서 각자의 원수들에게 복수해 주는 거예요. 복수 품앗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겠네요.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 어때요?" 홍도희(라미란)는 코웃음을 치며 기막혀 했다. 사기를 치는 것 아니냐며 의심스러워 했다. 이미숙(명세빈)은 두손을 저어가며 만류하느라 진땀을 뺐다. 가부장제의 그늘 아래에서 살아았던 그가 남편에게 복수라니 가당치도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곧 김정혜(이요원)의 엉뚱하지만 진심이 담긴 제안을 받아들이고 만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지만, 그들은 자잘한 복수들을 성공시키며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끝내 완벽한 복수를 성사시키고야 만다. 그렇다, '복자 클럽'의 승리다. 악의 축이었던 홍상만(김형일), 백영표(정석용), 이병수(최병모)는 그들이 저질렀던 죗값을 치르기 위해 감..

TV + 연예 2017.11.17

[버락킴의 이스탄불 여행기] 2. 터키의 길거리 음식을 소개합니다!

누가 처음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터키 요리를 세계 3대 요리로 손꼽는 모양이다. 대개 중국, 프랑스와 함께 거론되곤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받은 타이틀은 아니다. 어디에선 태국을 포함시키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탈리아를 넣어 그리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는 제외하는 경우가 없지만, 다른 두 나라를 고를 땐 상당히 개인적인 취향이 개입되는 듯 하다. 애시당초 '입맛'이라는 게 자의적일 수밖에 없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 탁심 광장의 케밥 식당 - 이 글에서 터키 요리가 진짜 세계 3대 요리에 포함되는지 가려낼 생각은 없다. 물론 그럴 능력도 없을 뿐더러 그것이 무의미하다는 건 입맛의 자의성을 얘기했을 때 결론이 난 듯 싶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음식은 없지만..

취지 변질된 <전체관람가>, 결국 ‘열정 페이’만 남았다

​ "단편영화는 독립영화의 초석이다. 예능이라도 '독립영화의 초석이 되는 단편영화'라는 것을 잊지 않고, 예능과 영화가 서로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문소리) 영화와 방송이 만났다. 아니, 정확한 '권력 관계'를 반영하자면 방송이 영화마저 품었다. JTBC 는 '예능'이라는 포맷을 통해 (단편) 영화가 제작되는 전 과정을 담아냈다. 방송을 통해 영화가 방영되는 수준을 뛰어넘어 기획과 캐스팅을 비롯해 촬영까지 그야말로 모든 속살이 공개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제작진은 내로라하는 10명의 영화 감독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영화 제작에 관한 모든 과정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듯 자세히 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미 방송은 그 괴물스러운 힘을 여러차례 보여줬기 때..

TV + 연예 2017.11.16

파격 편성의 <돈꽃>, 힘을 뺀 장혁의 연기는 소름이었다

[13일 방송문화진흥회가 임시이사회에서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가결했다. MBC의 프로그램에 대한 글은 가급적 쓰지 않으려 하고 있지만, MBC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다는 반가움에 에 대한 글을 쓰기로 결정했다.] 자사의 드라마를 밀어주기 위해 1, 2회를 묶어 방송하는 '특별 편성'은 종종 있었다. SBS (2013), KBS2 (2014), SBS (2016), SBS (2017) 등 그런 예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연속 방송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여 기존의 경쟁작들 사이에서 돋보이려는 일종의 승부수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연속 방송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적어도 시청률 면에서) 실패의 확률이 높았다. 지난 11일 처음 시청자들과 만난 MBC..

TV + 연예 2017.11.13

[버락킴의 이스탄불 여행기] 1. 숙소를 한번 옮기는 게 이득인 이유

터키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Istanbul)은 '묘하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그건 아무래도 지리적 특성(에 기인한 역사적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이스탄불은 마르마라 해(Sea of Marmara)와 흑해(Black Sea)를 연결하고 있는 보스포루스(Bosporus)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 양 대륙에 걸쳐 있다. 달리 말하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통로이자 열쇠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이스탄불은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반도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놓일 수밖에 없는 지리적 특성을 지닌 것처럼, 이스탄불 역시 그러했으리라. 이스탄불은 비잔틴 제국의 수도(324년)이자 그리스도교의 중심지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제4차 십자군(1202~..

음악의 다양성 보여준 <더 마스터>, 이 공존을 지지한다

'다양성'은 존중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현상이다. 차이를 이해할 수 있을 때에야 진정한 의미의 다름이 보이고, 그것만의 가치를 귀중히 여길 수 있다. 우리는 간혹 다양성을 갈등 혹은 분열과 동의어로 여기는 얄팍한 생각들이 사회를 경직시키는 상황과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다양한 요구들을 묵살시키는 불쾌한 경우를 맞닥뜨리게 된다. 가령, 식당에 갔을 때 가장 끔찍한 상황은 "에이, 그냥 한 가지로 다 통일해. 여기, 사람 수대로 OO 주세요!"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가 아닌가. 가볍게 식당을 예로 들었지만, 다양성이 종(種)의 생존과 번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건 일반적인 견해다. 또, 당연히 사회(조직)를 풍성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위의 '종' 대신에 '음악..

TV + 연예 2017.11.11

호구조사 해요? <한끼줍쇼>가 보여준 사람들이 문을 열지 않는 이유

만약 이경규(혹은 강호동)가 집에 찾아와 "안녕하세요, 이경규입니다. 한끼 식사를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라고 요청한다면, 과연 나는 '선뜻' 문을 열어줄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죄송합니다."라고 거절했을 것이다. 집안에 (게스트로 출연한) 트와이스를 좋아하는 중학생 아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JTBC 의 열혈 시청자가 있는 것도 아니니 문을 열어줄 이유가 없다. 아마 대부분의 가정이 그러할 텐데, 특별한 예외적 상황이 있지 않다면 '거절'이라는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다. 실제로 이경규와 강호동은 하루종일 헤맨 뒤에야 겨우 한끼를 얻어 먹는다. 수없이 초인종을 눌러보지만, 거의 대부분 문전박대를 당한다. 그들의 '한끼줍쇼'는 왜 그토록 어려운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곧 '방송 출연'을 뜻한다..

TV + 연예 2017.11.09

[버락킴의 이스탄불 여행기] 0. 터키가 위험한 이유는 따로 있다

'터키는 위험하지 않아?' 최근 들어 해외 여행을 곧잘 다니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으레 묻곤 했다. "다음 여행지는 어디야?" "응? 이번엔 터키, 이스탄불에 다녀오려고." 그렇게 대답하면 반드시 같은 질문이 되돌아 왔다. "터키는 위험하지 않아?"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스탄불은 '황색 경보(여행 자제)'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지난 8월 22일을 기점으로 이스탄불을 제외한 터키의 전 지역이 황색 경보에서 남색 경보(여행 유의)로 하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이스탄불은 황색 경보 지역으로 남아 있다. 터키가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은 지리적 요소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터키는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이슬람 국가, Islamic State)의 본거지였던(과거형으로 표현한 까닭은 지난 ..

<침묵>이 침묵한 진실, 임태산의 참회에 동의할 수 없는 까닭은?

"우리는 보이는 것을 사실이라고 믿지만 그것이 사실일 수는 있어도 진실은 아닐 수 있다. 을 통해 사실과 진실이라는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지우 감독) 흔히 사실과 진실을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전자가 표면적이고 부분적이라면, 후자는 내면적이고 전체적이다. 단면적인 사실과 달리 진실은 통찰적이다. 둘의 관계를 쉽게 표현하자면, '보이는 사실 너머에 진실이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사실들 가운데 진실을 찾아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어쩌면 '재판'이라는 과정이 사실과 진실의 관계를 잘 설명하는 가장 좋은 예라는 생각도 든다. 유죄의 사실(증거)과 유죄가 아닌 사실(증거)들의 충돌 속에서 진실을 꿰뚫어 보는 선별이 곧 재판이 아니던가. 사실과 진실, ..

버락킴의 극장 2017.11.08

시월드와 착한 며느리병,<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그리면 남다르다

"착한 며느리병이라는 말 아세요?""네? 무슨 병이요?""결혼하고 나면 여자들이 시댁에 착하고 싹싹하고 말 잘 드는 며느리가 돼야 할 것 같아서 무리하는 거요. 그렇게 부른대요. 착한 며느리병." tvN 의 지호(정소민)도 피해갈 수 없었다. '시월드' 말이다. '애정'이 아니라 '이해관계'에 기반한 2년짜리 계약의 '가짜' 결혼이기에 다를 줄 알았다. 적당히 하면 되리라 여겼고, 큰 부담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은 역시 결혼이었다. 결혼이란 단순히 두 사람 간의 결합이 아니라 '집안'이 결부된 매우 복잡한 수식이 아니던가. '며느리' 혹은 '사위'라는 새롭고 낯선 임무가 주어지는 굉장히 스펙터클한 역할극이기도 하다. 세희가 인정했던 최고의 수비수였던 지호지만, 시월드 앞에선 무력해질 수밖에 ..

TV + 연예 2017.11.08

<신혼일기 2>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을까?

○ 신혼일기 2 - 장윤주 & 정승민3.172% → 2.061% → 1.714% → 1.533%○ 신혼일기 2 - 오상진 & 김소영2.013% → 2.025% → 1.931% → 1.647% tvN 가 쓸쓸한 종영을 맞이했다. 한마디로 '실패'했다. 1%대로 곤두박질한 시청률의 초라함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쌀쌀하다. 오상진 & 김소영 편은 사실상 육아일기와 다름 없었던 장윤주 & 정승민 편의 전철을 밟지 않고, '신혼' 그러니까 갓 혼인한 느낌을 최대한 살려내는 데 방점을 뒀다. 그런데 달콤한 사랑이 넘치는 신혼을 담은 일기가 이토록 찬바람을 불어일으킬 줄 누가 알았겠는가. 차갑기가 세상을 얼려버릴 듯한 이 냉기의 까닭은 무엇일까? tvN 는 MBC (이하 )의 '저격' 프로그램 성격이..

TV + 연예 2017.11.05

헛발질만 하는 <부암동 복수자들>, 바보야! 문제는 가부장제야

복수(復讐)하다 : 받았던 상처나 고통, 원한 따위를 되돌려 갚음하다. 야심차게 복수를 외쳤던 '복자 클럽'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너희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는 내용의 협박 편지를 받고 몸을 사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역시 복수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성과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설사약을 먹이고 의자에 접착제를 붙여 골탕을 먹였고, 양동이에 물을 받아 화장실 안에 쏟아부었다. 닭싸움으로 부상을 입혀 목에 깁스를 하게 만들고, 화병 약을 먹여 폭력성을 잠재우는 등 소소한 복수들을 성공시켰다. 그 작지만 담대한 복수는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곧 위기에 봉착했다. 복자 클럽에게 된통 당했던 교장 홍상만(김형일)은 잡지의 글씨를 잘라 협박 편지를 보냈고, 인맥을 동원해 홍도희(라미란..

TV + 연예 2017.11.03

'이런 배우는 처음이라' 정소민, 그의 매력에 입덕하지 않을 수 없을껄?

"오, 오빠를.. 사, 사랑합니다." 결혼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남세희(이민기)의 집에 찾아간 윤지호(정소민)에게 세희의 아빠 남희봉(김응수)는 "결혼을 왜 하려고 하는 겁니까?"라고 질문한다. 아빠와의 관계가 껄끄러웠던 세희는 이를 압박이라 여겨 그런 걸 왜 묻냐고 불만을 제기한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려는 순간, 지호는 순발력을 발휘한다. 보조작가의 경력을 십분 발휘해 그 상황에 가장 알맞은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거기에 손가락 하트를 날리는 센스까지. 이 장면에서 정말이지 빵터졌다.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또 정소민이 얼마나 사랑스러워 보이던지. 그런가하면 딸의 결혼을 허투루 치르고 싶지 않았던 엄마 김현자(김선영)와의 갈등이 표출되는 장면들은 현실감이 넘쳐 자연스레 몰입이 됐다. 정소민은 날카로운 말들..

TV + 연예 2017.11.01